평어체 양해바랍니다.

그 사람 글 보면 참 나쁜 버릇이 있다. 자기 멋대로 사람들을 단정 지어버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를 상대로 안타까워 한다. 있지도 않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열심히 쉐도우 복싱질이다. 난 그것에 소모되는 에너자가 참 안깝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해가 쉽게 다시 정리를 해주고자 한다.

우선 대전제로 민희진은 회사원이 맞다. 회사원의 정의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이니. 임원이라고 해도 회사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므로 민희진도 회사원이다. 이 회사원들 관통하는 한가지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 계약서다. 연봉이 일억이 안되도, 최저임금을 받아도, 스톡옵션이 몇 천억이어도 회사로부터 대가를 받으려면 그 근거가 되는 계약서가 필요하다. 그래서 회사원과 회사의 관계는 계약서를 통해서 규정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보통 이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회사원에게 불리 적용이 된다. 회사의 수는 적고 일하려는 사람은 많기 때문에,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는 식의 회사 갑질이 보통이 아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회사가 회사원에게 일방 통보를 하고 회사원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정리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 일방적인 갑과 을의 관계에서 협상력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회사원이 가지는 능력이다.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회사가 제시하는 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회사로 갈 수 잇다. 만약 다른 곳으로 가는 회사원을 놓치기 싫다면, 기존 회사는 더 좋은 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가능하다. 이렇게 회사가 인정해주는 선까지 회사원은 자기의 가치를 높혀 나갈 수 있는데, 이때 대표적으로 나오는 수치가 바로 연봉이다.

민희진 역시 회사원이므로 계약서에 적혀 있는 숫자가 본인의 가치가 객관화된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녀의 계약서에서는 단순히 연봉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계약서의 연봉 자체도 작지 않지만 연봉의 숫자가 무색 할 정도의 스톡옵션이 부여가 되어있다. 회사 지분의 20%, 직전 영업이익의 멀티플 13배. 이것은 그녀가 회사 운영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을 한다는 의미이며 그만큼 능력을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 계약은 하이브와 민희진 두 주체의 상호 동의 하에 진행이 되었고, 민희진은 엔터업계의 신입이 아니기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메이져 법무 법인 시니어급의 변호사 여럿이 달려 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겠다.

그리고 문제는 이 계약서에서 발생 한다. 민희진이 기존 계약서를 뒤집으려고 한 것. 멀티플 13배에서 30배로 올리려고 한 것. 그리고 그 협의의 과정이 여의치 않차 여론전을 시도하려 한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임과 감사와 같은 여러 이슈가 불궈졌지만, 그건 문제 이후에 나온 잡음에 불과하다. 결국 본질은 계약서의 내용을 수정하려는 시도이다. 나머지는 그 본질적인 문제를 유리하게 끌고 나가고자 하는 잡소리라고 할 수가 있겠다. 그런데 그 잡소리를 누군가 의도적으로 키운다면, 아마 진짜 협상에서 이득을 보기 위함일텐데, 글쎄다. 여론이 얼마나 결과에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법정까지 가야 결론이 날 싸움인데 인터넷 커뮤니티 혹은 기자들이 퍼다르는 한정된 사실 혹은 소문이 뭐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다. 한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민희진이 마지막에 얼마를 받을까. 13배인가 30배인가. 그리고 하이브는 얼마를 벌게 되었나. 그것 말고는 정말 의미 없다. 사실 그것도 그냥 가십이지 엄청난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이슈를 다루는 과정에서 뉴진스가 얼마나 대단한지만 열심히 어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이재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삼성전자가 얼마나 대단한 회사인지 이야기하는 것 같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이 아닌 것처럼 민희진은 뉴진스가 아니다. 그리고 민희진은 어도가 아니다. 민희진, 뉴진스, 어도어 그 세가지는 각각 별도로 존재한다. 그런데 민희진은 기자회견에서 그 셋을 하나의 존재, 삼위일체로 만들고자 하였다. 실제로 이 전략은 상당한 성공을 효과적인 것 같다. 뉴진스의 성공이 민희진의 성공이 되고, 어도어가 민희진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열심히 민희진의 논리로 민희진을 방어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정말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뉴진스가 성공함에 있어서 민희진의 기여가 없거나 적다 그런 문제가 아니다. 민희진은 충분히 능력이 있고, SM시절부터 증명이 되어왔다. 그리고 뉴진스 성공에 큰 기여를 하였다.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뉴진스의 성공이 오로지 민희진 만의 몫인지는 생각해볼 부분이라는 점이다. 하이브의 자본으로 육성되는 인력 풀에서 멤버를 뽑고, 하이브의 자본으로 설립된 회사를 하이브의 자본으로 운영을 하는데, 하이브의 도움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일까? 임창정을 비롯한 여러 엔터 업계 기획사 설립자들이 왜 망하지 생각해보자. 제작자의 능력 부족도 있지만, 제작자의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능력이 있는 트레이너를 부르고, 안무가를 부르고, 코디를 하고, 팬을 관리하고, 스케쥴을 관리하는 그 모든 것이 다 사람으로 돌아가고 그 인력은 돈으로 운영이 되며, 그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보통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드는 비용이 때로는 100억이 넘기도 하는데 그 돈은 하이브에서 나온 것이지 민희진의 돈이 아니다.

따라서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민희진이 모든 것을 가져야한다고 우기는 것은 그릇된 팬심으로 부터 나온 몰이해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민희진이 예전 방시혁처럼 기획사를 차려서 뉴진스와 비슷한 멤버를 캐스팅하고, 아이돌 그룹을 만든다음에, 전문 트레이너를 고용해 육성을 하고 데뷔를 시켰다면 이런 논란이 없었을 것 같다. 민희진은 바로 박진영, 양현석, 방시혁과 같은 대열에 설 수 있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돌이 뉴진스와 같이 성공 할 수 있었을까? 그것이 쉬운 일이었다면 민희진이 SM에서 나와 바로 기획사를 차렸겠지. 본인도 알 고 있는 것이다. 어느쪽이 더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미학적 인간'이라는 단어는 정말 재미있었다. 딱 들으면 '앙드레 김' 처럼 생활이 미학과 연결된 그럼 사람이 연상이 된다. 처음에 무슨 기사에서 나온 줄 알았는데 본인이 창작한 말이더라. 기발하고 신박했다. 누가 들으면 민희진 옆에서 오랫동안 수발이라도 들면서 연구했던 사람이 만든 말인 줄 알겠다. 부분부분 아이돌 상품에 대한 마케팅 전략과 인간적인 평가를 구분 못하는 것같아서 흠이지만, 그렇다고 나쁜 의도를 가지고 만든 말을 아니니 충분히 인정 할 만 하다. 그렇다 민희진은 미학적 인간이다. 그리고 그 논리대로라면 뉴진스보다 훨씬 대단한 성과를 보인 BTS를 키워낸 방시혁은 미학을 넘어서 '초미학'적인 인간이고, 최고의 여자 아이돌 그룹인 블랙핑크를 키워낸 양현석은 '초초미학'적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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