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5 23:26
저는 소규모 공동체에 대해 큰 편견은 없고 오히려 어떤 막연한 향수를 갖고 있는 편이거든요
길모어 걸스를 처음 봤을때 제 취향에 들어맞는 편이라고 생각했으면서도 왠지 시즌 2를 넘기기 힘들어서 보다가 그만뒀었는데
최근에 넷플릭스에 있길래 다시 생각나서 보게됐어요.
이번에는 느낌이 꽤 좋아서 즐겁게 보기 시작했는데
시즌 1 후반~ 2 초반에 가니까 예전에 왜 싫어했는지 점점 기억나기 시작할만한 내용들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좀 애매해요. 완전히 취향에 안맞는건 아닌데..
뭔가 사랑스럽고 어필되는 부분도 있는데 그 부분에 집중해서 보기에는 제목에 쓴대로 '참아내기 힘든' 구석이 있어요.
일단 주연 2명의 캐릭터가 볼수록 어딘가 거부감,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혐오감을 일으키는 점이 있어요.
저만 이렇게 느끼는 걸까요? 방금 본 에피소드에서는 로리가 교장으로부터 부족한 사교성을 지적받아
교내에 존재하는 비밀스럽지만 인기많은 여학생 클럽에 들어간 내용이 나왔는데요.
자신이 이용(?)하려했던 여학생들 앞에서 그들이 멍청하다든지 쓸모없는 이야기를 나눈다든지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로리가 전혀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이지 않아요.
제가 가장 큰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것 같아요. 주연 캐릭터 성격자체도 그렇고, 그들의 롤을 확보하는 극적인 장치도 그렇고,
주변인들이 너무 '안중에도 없이' 다뤄져요.
로리의 여자친구들은 로리가 예쁘고 똑똑하고 남자친구도 있고, 소위 다가졌다고 부럽다는 말을 입에 달고살거나
노골적으로 질투하면서 자신을 비하하거나 하죠.
이런 것들이 주인공의 매력을 부각시킨다기보다 주연 2명에 투사된 작가의 얄팍한 판타지를 드러내는것처럼 보이기 시작했어요.
더 따뜻하고 재미있어 질 수 있는 드라마인 것 같은데..
구글에 hate gilmore girls 같은걸 쳐보면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있었던것 같긴하네요.
어쨌든 이번 10월인가에 4편정도로 드라마에서 완결되지 않았던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후속편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고 하니
길모어 걸스에 관심 있으신 분은 찾아보셔도 좋겠네요 ㅎ
2016.09.25 23:43
2016.09.26 00:31
제가 배우의 비쥬얼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짜증이 납니다.
2016.09.25 23:46
2016.09.26 00:30
로리가 로렐라이가 가져다준, 실용적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할만큼 알록달록한 악세서리들로 장식된 망치를 들고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한 번(?)의 집짓기 참여 후에 모임에서 마주친 아저씨에게 토목공사에 대한 꽤 심도있는 지식을 엿보이면서 살짝 놀라움을 사는 짤막한 씬이 나와요. 알렉시스 브레델의 연기력 탓인지 모르겠는데 이런 때의 대사나 상황 같은 것들이 그야말로 정말 작위적이죠.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이런 연출이 눈에 띠는데 보고 있으면 일종의 소격효과같은게 일어나요.
2016.09.26 00:10
제가 이 말을 하고 싶어서 한 오 년 기다려왔습니다. ㅋㅋㅋ 주변엔 길모어걸스를 보는 사람이 딱 하나 있은데 너~무 좋아해서 차마 뭐라 할 수가 없었거든요.
주인공 둘이 참 세상 살기 편한 성격들이에요. 가족이고 친구고 애인이고 골수만 쪽쪽 빨아 먹고 착한 척 독립적인 척. 안 그런 척 하면서 금수저 활용능력도 뛰어나죠.
어떻게 보면 참 현실적인 대본이고요. 부모를 대할 때 안 그런 사람 못 본 것 같거든요. 욕은 욕대로 하면서 그 부모가 주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죠. 밥맛 떨어지는 지점은 그녀들이 그렇다는 점보다도 이 모녀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모녀처럼 그리고 있다는 거예요. 안중에 없다고 하신 것이 제가 싫었던 이 부분 같아서요.
평생 본 드라마 중 제일 밥맛 캐릭터로 모래시계의 고현정을 꼽아 왔는데 이들 모녀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2016.09.26 00:39
그부분도 참 재미있죠. 로렐라이는 독립적이고 저항적이고 상류층의 가식적인 문화에 반발하는 포지션인데 보고있노라면 상당히 많은 에피소드가 그 상류층의 가식적인 문화를 따라가고 그려내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로리와 로렐라이가 자신들의 이중적인 포지션에 대해 고민하는 구석은 거의 없고요..
제가 정말 싫어하는 에피소드는 로렐라이가 맥스(로리의 선생님)과 약혼하고나서 로렐라이와 맥스, 로리와 그녀의 남차친구 딘과 함께 일과를 공유하는 내용인데요. 이들 모녀를 앞서 겪은 선배겪인 딘이 맥스에게 이 모녀가 얼마나 상식적이지 않고, 그럼에도 어떻게 이해해줄 수 있는지, 또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조언해주는 부분이 있어요. 이때 이 모녀가 마치 키우기 까다롭고 별나지만 그래서 사랑스러운 햄스터같은 애완동물처럼 그려지고 있다는게 느껴지더군요. 이게 작가의 입장에서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만들어내는 방법인 모양이었지만 저에게는 거부감을 느낄만한 부분이었어요.
2016.09.26 13:06
2016.09.26 01:17
만약 길모어 걸스의 모녀가 저희 집에 살고 있다면 아마 전 그들을 견디지 못하고 일찌감치 죽였을 겁니다 ㅋㅋㅋ
2016.09.26 12:52
저는 못참고 폭언을 퍼부었을것 같아요. 죽이는 것은 과감한 결단이네요 ㅎ
2016.09.26 03:06
2016.09.26 12:51
햄스터 비유는 사실 드라마 안에서 등장하는 일화때문에 생각난것이긴한데 ㅎ 로렐라이가 햄스터를 키우다가 햄스터가 자신을 노려보고 무는게 싫어 우리 청소를 안해주고 티슈만 찢어넣어주다가 결국 처음에 산 가게의 카운터에 키우던 햄스터를 우리째 두고 도망쳤다는 내용의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이것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설정한 이야기가 오히려 발암이 되는' 경우일 수 있을것 같아요. 댓글 달다보니 제가 이 드라마를 싫어하는 것에 비해 적어도 시즌 1,2는 상당히 인텐스하게 봤다는 느낌이 드네요.
2016.09.26 13:20
2016.09.26 14:07
이지는 처음에는 멀쩡한 캐릭터였는데 배우가 하차 의사를 밝히면서 보복성으로 캐릭터가 엉망이 된 사례라고 언급되곤 하죠. 숀다 사단이 크고 무시무시하긴 하니까요. 그래놓고 가끔 알렉스의 과거 여자들로 언급되는 거 볼 때마다 웃겨요.
2016.09.26 14:11
저도 듀게에서 칭찬일색일 때 호기심에 봤는데 계속 보기 어려운 드라마긴 했어요. 정 심심하고 할 거 없을 때 몰아보는 식으로 대충대충 보긴 다 봤네요. 불편하다기보다는 그냥 재미가 덜해서? 1시즌은 그래도 로리 보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그 로리조차도 시즌 길어지면서 캐릭터가 이상하게 망가지더라고요. 그나마 좋았던 캐릭터는 로리 대학 룸메이트랑 멜리사 맥카시 뿐
미국식 순정만화가 있다면 이럴까...하고 안보기 시작했던 기억은 납니다. 로리. 저에겐 짜증나는 캐릭이었는데..주위에선 재밌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던 기억도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