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3 12:12
어떤 남자 분이 있습니다.
꽃미남은 아니지만 서글서글 호감이 가는 외모와 건장한 체격을 가졌구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에게 굉장히 다정하고 자상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여성들에게 호감을 사는 데, 겪어보면 행동이나 말투가 느끼하지 않고 참 담백하고 진솔해요. 깜짝놀랄 정도로 다정한데 "이것은 썸인가?" 라는 생각이 들라치면 2% 부족한 선에서 딱! 끊습니다. 그래서 바람둥이라거나 평가는 받지 않아요. 남자들도 '좋은 놈'이라고 합니다.
학벌이나 직업이 좋지는 않아요. 소득도 자기 또래의 한 1/3 정도일 듯 합니다. 그나마 요령 있게 못 모읍니다. 그리고 결점은 한 가지 일을 2~3년 이상 꾸준히 못 해요. 작정하고 게으르거나 빈대 근성이 있는 사람은 아닌데, 성격이 유한 대신 '근성'이나 '끈기'는 부족한 듯 합니다. 특정 기술로 프리랜서식 일을 주로 해서 회사원과는 감각이 다릅니다.
'나름' 열심히 하는데, 노력의 양이 충분하지도, 방법이 영리하지도 못 한 것 같아요. .
그런데 신기한게 이 사람 주변에 사람이 끊이질 않습니다. 직업 소개해 주는 사람, 먹을 것 입을 것 나눠주는 사람, 이성의 호기심&대쉬 등등등.
예를 들면 직업을 바꿀 때 마다, 그 분야에서 필요한 자격 요건이 안 되어도 그 쪽 지인이 어떻게든 '깍두기'로 껴 주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또 거기 가서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잘 삽니다.
아주 어린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그 분을 여러 종류의 감정으로 좋아합니다. 그리고 주머니 속의 사탕, 냉장고 속 반찬, 손수 만든 케잌 등등 다 나누고 싶어 하구요.
페이스북 친구 숫자란게 부질 없긴 하지만 500명쯤 되구요, '카톡',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 댑니다. 정작 본인은 그런 것들을 내려 놓고 숨고 싶어 하지만요.
좀 부럽고 질투나는 건, 그 분에겐 연애도 우정도 '저절로 찾아 오는 것'이라서 관계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남의 호감을 사려는 노력도 당연히 안 하구요.
모임에 나가면 말 없이 조용히 앉아 있고, 사람들이 알아서 그의 연락처를 물어물어, 페이스 북을 찾아찾아 연락을 해 옵니다
그가 오만해서가 아니라 노력이란 걸 해야 되는 줄 모르는 것 같아요.결코 먼저 연락 하는 법이 없구요. 대신 연락이 오면 엄청 반가워 하지요.
"다음에 내가 연락 할 게" 라는 말도 하지만 대체로 공수표에요.
또 누가 베풀면 그 사람에게 갚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그냥 해맑고 천사 같은 표정으로 감사하게 받고 끝이에요. 얌체라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서운할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자기가 더 많이 베푸는 입장인 관계를 겪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렇지 싶어요.
그래도 사람들은 끊임 없이 그에게 먼저 전화를 해서 내가 밥을 사줄테니 만나자고 하지요.
저는 사실 대인 관계에서 상호 노력이 중요하다고 보는 편이고, 무심한 사람, 소위 '쿨' 한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런 저도 깜빡 넘어가요.
얼마 전에 백화점 지하에서 특이한 외국 요리를 발견했는데 저도 모르게 '이 친구 이런 거 먹어 봤으려나? 하나 사다 줘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집어들었으니까요.
처음에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다, 한숨이 푹 나오면서 솔직히 이 분의 10년 후가 걱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겪어 보니 왠지 이 분은 이런 매력으로 평생 사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속 좁게 샘도 나고 좀 깎아 내리고 싶었습니다. 질투도 났구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스펙 대신 이게 이 분의 재능이자 능력이구나! 하고 납득하게 됩니다.
그런데 비결이 뭘까요? 겪을수록 뭔가 서운하고 약오르는데 떠나지질 않게 만드는...
2014.10.13 12:25
2014.10.13 12:31
제가 남,녀 1명씩 아는데 두 분 다 장동건/김태희 급 꽃미모라기 보단 평범 보다 살짝 위의, 묘한 매력이 있는 외모에요. 더 예쁘고 더 잘 생긴 사람도 많은데 그 분들은 또 이렇지가 않더라구요. 제가 나름 내린 결론은 적절한 수준의 결핍(?)이 블랙홀 처럼 끌어당기는 것 같아요. '아아아 채워주고 싶어, 챙겨주고 싶어...' 하면서요.
2014.10.13 13:05
장동건/김태희급이면 오히려 다가가기 어려워요.
서글서글한 외모에 좋은 체격인데 성격까지 자상하면 왠지 나도 도전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ㅋㅋ
그런데 적당한 선을 유지하니 자꾸 그 안에 들어가고 싶고 조금만 노력하면 그 선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도 같고..;; 이게 바로 선천적 어장관리라는요 ㅠㅠ
2014.10.13 12:30
신기하네요. 그런데 그 능력이 평생 갈까 하는 의구심도 드네요.
2014.10.13 12:35
40,50,60살 되서도 통할까 하는 의구심괴 동시에 어쩌면 부유한 여성분과 결혼하거나, 계속되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신기하게 잘 풀리지면서 쭉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악의가 없고 선한 사람이라서 주변에서 도와주게 될 거 같아요.
2014.10.13 12:31
chloe님 말을 들으니 외모가 나머지 20% 남짓 매력을 끼고 들어가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2014.10.13 12:38
제 주변에 방송 진출할 뻔 한 더 꽃미남 더 꽃미녀도 있지만 이 정도는 아니라서 갸우뚱 했는데, 이 분이 호감형이지만 너무 잘생기지도 않은게 어쩜 큰 무기(?)일 듯 해요. 물론 본인은 그걸 알지도 활용할 의도도 없지만요.
2014.10.13 12:47
그냥 만만하고 순한 사람을 다 좋아하기도 하는데 다른 차원의 매력이 분명이 있는 듯 하군요.
2014.10.13 12:35
음...왠지 이재용한테 부의 비결을 묻는 것 같은 질문이데요 ^^;;;; 노력 안 하고 뭔가를 저절로 얻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아니면 사람마다 노력 안 하고 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데 어떤 사람은 그게 눈에 띄고 쓸모가 있거나.
샘나는 기분도 알 것 같고요.
다정 자상한 성격+호감 가는 외모면 일단 오십 점 정도는 그냥 먹고 들어가겠죠. 게다가 왠지 나 아니면 안 될 거 같다? 이거 아주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넷 생활 한 십 년 하다 보니 알게 된 게, 닉이 말랑말랑하기만 해도 사람들이 일단 좋게 봐주는 경향이 있더란 말이지요. 일단 좋은, 편한 등등의 인상을 심어준 뒤에 크게 도만 넘지 않으면, 먹고 들어간 걸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건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 같아요. 귀찮고 바쁘니까 보통 자신이 어떤 사람에 대해 만든 틀을 그냥 유지하는 관성 같은 게 있더군요.
2014.10.13 12:41
저도 처음엔 질투하다가 비슷한 맥락으로 결론 내렸어요. 어떤 사람은 운동을 잘 하고, 어떤 이는 공부를 잘 하고, 또 어떤 이는 이런 매력이 있는 거죠. 그냥 각자 먹고 살 재주 하나씩은 타고 나는구나 싶었어요. 마지막 문단의 말랑말랑한 닉의 예시가 재미있네요~.
2014.10.13 12:42
서글서글한 호감가는 외모에 다정하고 자상한 성격.
이유 다 나왔네요-_-;;;
이런 사람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리가...(..)
2014.10.13 12:56
네 그게 큰 것 같긴 한데. 다른 더 잘생긴/예쁜+성격 좋은 사람을 초월하는 인기라서요. "저 사람 잘 생겼는데 능력도 없고 말 해 보면 깬다"는 경우도 있거든요. 근데 이 분의 경우는 주변 사람들이 나서서 십시일반으로 먹여 살리고, 없는 능력 보태줘가며 데리고 있는게 신기했어요~.
2014.10.13 14:42
2014.10.13 12:43
본인에게는 안 좋은 재능같군요
2014.10.13 12:56
본인 능력은 못 키우고 나이 들어서 고생하겠지...라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그냥 이렇게 쭉 갈 것 같기도 해요.
2014.10.13 12:59
나이 들어 저 모습이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2014.10.13 13:05
뭔가 멋진하루의 하정우가 생각나는 사람이네요. 뭐라 딱잘라 말하기 묘한 매력이 분명 있겠죠. 얘기를 할 때 다른사람보다 좀 더 집중한다거나, 만남의 횟수나 기간이랑 상관없이 친근감이 드는 사람 있드라구요. 그 사람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 사람 주변 사람도 부러워요. 퍼주는 사람이 되더라도 퍼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거도 좋으니까요. 정이 가는 사람.
2014.10.13 14:15
전 이 분이 무지무지 부러워요. 자기 중심적인 해석이지만, 퍼준다고까지는 못해도 제가 일방적으로 노력하는 관계가 몇 개 있었는데 많이 서운하더라구요.
2014.10.13 13:05
그런 매력이 절망적으로 부족한 사람인 전 그 사람이 부럽기만 하네요...
2014.10.13 14:18
저두요. 전 어릴적부터 오랫동안 사랑이란 게 "공부 열심히 하고, 일 열심히 하고, 말 잘 듣고 착하게 잘 산 사람에게 상으로 주어지는 것"인 줄 알았는데, 사랑 받는 재주도 재능인 것 같아요. ^^
2014.10.13 13:15
그리 드문 일은 아니고, 옛부터 이런 분들을 이르는 말도 있었지요.
'한량'
2014.10.13 14:19
아...그럴지도요~. '한량'이 드라마에 나오는 작정하고 가족이나 애인에게 의지하는 사람이란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렇게 주변에서 자발적으로 주게 만드는 착하고 긍정적인(?) '한량'도 있나봐요.
2014.10.13 13:23
2014.10.13 14:21
이런 인복의 경우 내가 남들하게 잘 하면 그 만큼 사랑을 돌려 받는다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나봐요. 그냥 좋은 피부나 긴 팔다리를 타고나듯이 저절로 되는 게 있나봐요.
2014.10.13 13:50
글쎄요. 수입은 적지만 어쨌든 자기가 일해서 먹고 살면서 주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주는 사소한 것들 받는 것이 뭐 그렇게, 끔찍할만큼 부정적인 삶의 모습일까 싶은데요. 특히 업무 관련해서는, 일 못하면서 성격도 나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ㅜㅜ
그보다 재밌는 것은 제가 몇년 전에도 듀게에서 비슷한 얘기를 읽은 적이 있다는 겁니다! 찾을 수는 없지만. 같은 분일까요. 아니면 비슷한 다른 분일까요.
2014.10.13 14:24
앗! 신기하네요. 비슷한 부류의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1명 정도 더 알아요.
사실 이 분은 먹고 사는 부분까지 80%는 남의 호의에 기대고 있어요. 방 보증금을 파격적으로 깎아 준다거나, 스펙이 부족한데 깍두기로 취업시켜 준다거나~. 핸드크림 부터 쌀까지 팬들이 선물 주듯이 생필품이 생기구요.
처음엔 질투와 약오름에 나쁘게 보기도 했는데 이것도 그냥 자기 복인 것 같아요. 저에겐 제 몫의 복이 따로 있겠죠~.
2014.10.13 17:18
에구 그 정도면 좀 걱정되기는 하네요.
제 주위에는 그렇게 다들 평범해서 어떤 분인지 좀 궁금하기는 하네요ㅎㅎ 근데 그런 부분은 타고나는 것 같아요. 제 성격이라면 그렇게 주위에 사람이 많으면 외려 엄청 스트레스받을 것 같기도 하구요. 바라시는 인연은 잘 되시기 바랄께요^^
2014.10.13 13:54
2014.10.13 14:25
너무 과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매력인가봐요.
2014.10.13 14:30
2014.10.13 15:06
아! 맞네요 Gappa님 그러고보니 말대로 그 분의 100% 진짜 모습은 제가 모르네요.
2014.10.13 15:06
2014.10.13 15:09
맞는 말 같아요. 매력의 필수 요소라는 적절한 빈틈이란게 이런 것인 가봐요~. 왠지 내가 챙겨줘야 할 것 같고 무언가 해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2014.10.13 16:54
경험상 그런 기운은 타고나는 거라 본인도 모를걸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을 멀리해요.
타고난 인복이나 운을 가진 사람은 절박함이나 공감능력이 부족하달까..--
비슷한 사람을 봤는데 주변의 사람들이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더군요.
처음엔 호감으로 다가가서 뭔가 단물 빠지면 사라지는 것 마냥.
2014.10.13 17:26
음 로테이션! 그러고보면 누군가가 그 분에게 다가가는 건 많이 봤는데, 그들과 그 분이 모두 꾸준히 만나고 사는지는 모르겠네요. 공감능력과 절박함이 안 보이는 건 공감해요. 이 분도 그래요. 저의 경우는 제가 부르면 달려 나오지만, 제가 연락을 안하면 이대로 100년이 지나도 절 안 찾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상대방을 서운하게 만들어 놓고 사과를 하는데 그게 너무 정중하기만 하고 시원시원해서 오히려 더 약이 오를 때가 있었어요.
2014.10.13 18:02
2014.10.13 19:56
곁에 두면 좋을 것 같긴 한데, 또 옆에 있으면 욕심이 생기고 그러다가 서운해서 삐지고, 다시 다정하게 해주니 욕심이 생기고 막 이랬다 저랬다 그래요.^^ 마성의 남자란 이런 건가봐요. 별 기대 안 하고 적당히 거리 두면서 맥을 이어 갈 수 있으면 해 보려구요.
2014.10.13 17:01
게임에서도 캐릭터의 매력치가 높으면 사람들 잘 따르고 괜히 선물도 받고 그러잖아요 ㅋㅋㅋ 저 분은 그냥 타고난 매력치가 만땅이신듯.
그리고 말씀하신 것 중에 누가 베풀면 천사같은 얼굴로 감사를 표하고 그걸로 끝, 이라고 하셨는데 자발적으로 해주는 입장에서는 그걸로도 충분할 걸요. 해주기 싫은거 참고 해줘도 툴툴대는 놈이 수두룩한 이 세상에...
2014.10.13 20:01
맞아요. 저고 그 천사 같은 얼굴 때문에 자꾸 마트에서 물건을 하나 더 집어요. ㅠㅠ
2014.10.13 17:21
2014.10.13 20:02
무슨 마음인지 알아요 저도 첨에 엄청 얄미웠어요^^ 뭔가 앉아서 다 가져가는 것 같아서. 아마 이 분도 저만의 사람 혹은 절친은 안 될 거에요.
2014.10.13 17:22
제가 성정이 비뚤어져서 그런진 모르겠습니다만 저분, 왠지 공허함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4.10.13 20:03
겉보기엔 정서적으로 모든 걸 다 가진 듯 보이지만, 내면엔 반전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분의 입장도 100% 완벽한 행복은 아니겠지요.
2014.10.13 17:35
저는 경제적인 것까진 아니지만 일상생활 능력치가 정말 낮아서 남들의 도움이 없으면 잘 살아갈 수 없는 타입인데요, 친구들과 지인들이 저를 챙겨주는 것을 보면서 자주 놀라요. 길 못 찾는 걸 데리러 와주고, 길 건널 때 차 못 보고 차도로 내려가는 걸 잡아주고, 음료수 쏟을까봐 대신 들어주고, 흘리면 닦아주고,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느리게 오면 기다려주고... 저 같으면 매번 그러기 힘들 것 같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런 일들에 고마워하면서 감격하면 사람들은 다들 별 일 아니라는 반응들이란 말입니다.
그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아니 이 사람들 어째 이렇게 착하지? 왜 이렇게 배려심이 넘치지? 난 무슨 복이지? 주위에 진상이 없으면 내가 진상인가 생각해봐야 한다던데 혹시 내가 진상인가??? 여러분 이런 저와 놀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흑흑... 제가 잘할게요! 마음뿐이지만...! 이런 생각을 매번 합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그러운 건지 제 주변인들이 유독 더 좋은 사람인건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고마운 일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도움을 안 받을 수 없으니까(오랜 기간 노력했지만 실패) 받는 걸 당연시하거나 너무 비굴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건 되다 말다 그러더라고요. 성장환경이 다르거나(저희 집은 좀 엄했어요) 매력치가 굉장하면 받는 걸 당연히 여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아주 어릴 땐 그랬던 기억이 있거든요.
2014.10.13 20:07
저도 한 때 그랬어요. 약속 장소에 후발대로 도착해서 전화 하면 "거기 가만히 있어 데리러 갈테니까" 였구요. 스마트 폰 보급으로 제가 혼자 찾아 오자 사람들이 "세상에! 익룡이 여기 까지 혼자 찾아 왔어..." (대로변의 큰 볼링장이었음. ㅠㅠ) 이랬지요. 그러다가 지금은 예리해 보인다는 말까지 듣게 됐는데...그 시절 그 친구들 만나면 다시 어버버버로 돌아가요. 그리고 더 없이 편해요~. 구들늘보님 같은 분 아마 주변에서 엄마 미소로 챙기고 계실 거에요. ^___^
2014.10.13 19:39
많은 분들이 답하셨듯, 저도 그냥 그렇게 타고 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반대로 저처럼 남한테 퍼주기만 하고 받는 건 거의 없는 유형도 있(사주를 볼 때마다 백이면 백 다 그 말씀을 해요. 생활력 강하고, 독립심 강하고, 부모나 남편 복 없다고...많이 벌어도 다 자기 꺼 안되고 옆에서 다 가져간다고요....2~30대 살아온 걸 돌이켜보면 진짜 좀;;; 의존적인 사람들이 늘 붙는 편이고, 열아홉에 독립해서 서른 넘어서는 부모님 부양도 조금씩 시작했고요.;;; 아....눈물 좀 닦고요...)는 걸 보면 말씀하신 유형의 사람이 있는 것도 자연스럽죠.. 인제 1:1 기브앤테이크로 내가 너한테 맨날 베풀기만 해야 한다면 너 안봐,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게 됐고요.... 내가 주기만한 사람도 누군가에겐 주기만 해야 하는 관계가 있을 것이고, 저 역시 받기만 한 상대가 있는데 제가 미처 모른다거나,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먼 후일에 받기만 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요), 이런 유형과 저런 유형의 사람들이 어쨌든 균형을 이루면서 살게 되어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요...어그로 없이 평화롭게, 재밌는 글이 흥해서 기분이 좋은 나머지 말이 길었습니다~
2014.10.13 20:13
저도 예전에, 그 해 친구들 깜짝 생일 파티를 다 제가 기획 해 놓고, 정작 제 생일엔 혼자 보낸 적이 있어요. ㅠㅠ 그날 밤 자기 전에 조금 울었다능...
한 사람 한 사람과는 관계가 한 쪽으로 치우친 듯 보여도, 전체 평균을 내서 퉁! 치면 50: 50이겠죠? 생각 해 보면 늘 먼저 저를 챙겨주고 보고파 하는 사람도 있기는 있으니까요.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어쩜 비슷한 생각도 많고, 공감 가는 내용도 많아서 좋으네요.
2014.10.13 21:53
2014.10.14 13:13
키드님 저 거기 찾아봤어요. 재밌네요! 예전에 읽었던 "유혹의 기술"이란 책이 생각났어요. 이런 심리학적인 것 좋아요. 매력적인 것에 끌리는 것이 생존을 위한 본능이라는 점이 재밌네요.
2014.10.15 01:53
2014.10.13 22:03
2014.10.14 13:16
저도 궁금해요. 다이어트가 음식 70% 운동 30%이라면, 이런 분들은 적절한 외모 70% 성격 30%일 듯 해요~. 아마 본인들도 뭘 의도적으로 하는 것 보다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아요.
2014.10.13 23:47
인복이 최고죠. 다른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주위에 사람이 없으면 . . . 결국 사람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재미로 사는 거니까요. 인복을 타고난 사람도 그로 인한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그걸 지레짐작하고 부정적으로 볼 필요까지 있는진 잘 모르겠어요.
2014.10.14 13:17
네~, 사실 좋은 점이 훨씬 많은 복인 것 같아요. 미모나 건강체질, 부유한 부모를 타고 나는 것 처럼요. 처음엔 좀 질투나고 그러다가 지금은 그냥 부럽네요. 뭐 저에게도 제 몫의 복이 있겠지만요.
2014.10.14 01:05
2014.10.14 13:20
맞아요. ㅠㅠ 마성의 매력+무심함. 근데 그 서운함과 아쉬움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못 잊는 거 같아요.
2014.10.14 01:10
저는 인복이 없어요. 신이 제게 하나 빼고 주신게 있다면 인간관계인가 싶을정도인데 저에게는 그 의미가 커서 덕분에 다른 모든 가진것들이 빛바랜다구요.
재주는 많은데 써먹을데가 없어요. 저는 선물도 잘챙기고 나름 고르는 안목도 있다고 평가받는데다가 센스있다고 추켜세워주는 사람도 있었고, 늘 최고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손재주는 있어서 취미로 이것저것 만드는데 죄다 남주는 거라 저에게는 그런 애정을 나눌 사람이 없기에 쓸데없이 만드는 것도 관뒀어요. 대신에 판매가 된다면 그냥 팔면 팔았지 만들어서 남주고 애정주는 짓도 안하고 싶고 그러다 보니 우울의 수레바퀴로...헉..
2014.10.14 13:23
그 빛바랜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갖고 싶은 반짝반짝 빛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역시 내가 이미 가진 것은 좀 시시해(?) 보이긴 해요. 저도 늘 없는 것 내게서 도망가는 걸 애타게 좇고는 해요.
2014.10.14 02:11
내용은 지웁니다.
2014.10.14 13:30
어둠의...님!! 읽고 순간 소름이... 감정기복 많지 않아요. 부정적인 감정 표현 적어요. 그냥 옅게 미소 지으면서 짧게 침묵하거나 시선을 잠깐 딴 곳에 두거나 해요. 그것도 꽤 오래 접해보고 알아차렸어요. 항상 상냥하게 대해주지만, 본인이 정말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달까요.
그리고 친절한데 사귐의 깊이가 정해진 느낌도 들어요.
마음을 집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아는 사람에게만 대문을 열어주고, '친구'는 거실에, 가족이나 절친은 방 안에 들이지요.
이 사람의 집은, 큰 대문이 활짝 열려 있고 마당도 넓어서 손님이 복작복작한데 정작 주인이 안쪽 현관문을 안열어 주는 느낌이랄까요? 손님들은 현관문 언저리에서 머쓱하게 서성이며 기다리다가 돌아가구요. 그러다 문득 혹시 이 집은 현관문 뒤에 아무것도 없지 않을까 상상해요.
어쨌거나 이 분이 어떤 사람인지 사실은 본인만 아는 거죠. ㅠㅠ 저는 짐작과 상상을 덧붙이고 있구요. ^^;;; 제가 이러는 이유는 신기하고 궁금하고 부럽고 그래서구요.
갑자기 이 분께 죄송한 생각도 드네요.
2014.10.14 13:46
2014.10.14 13:47
2014.10.14 14:09
주위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그 모든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게 가능할까요? 정말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적당히 선을 긋고 대하는 게 당연하다고 봐요. 사람들이 호의를 가지고 다가오는 걸 막을 특별한 이유나 일일이 심각하게 대응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건지도요. 호의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니까 안 좋게 대할 이유도 없고요. 그분도 사람이니만큼 정말 가까운 사람은 몇몇 안 되겠죠. 머쓱한 감정 같은 것은 그 가까운 사람 몇몇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국 느끼게 되는 감정이 아닐까요? 자기가 그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가진 모든 관계가 깊지 않을 거라고 짐작하는 건 좀 멀리 나간 게 아닐지 . . . 저도 짐작해 봅니다.^^
2014.10.15 12:13
네, 맞아요~ 그 사람을 나는 잘 모르고, 저와 몇 몇 사람들의 예로만 판단하고 있으니까요. 미치르님 댓글을 읽고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어요.
뭔가 관계가 처음엔 너무 친한 것 같아 마치 길가다 소울 메이트 만난 것 같은데, 친해지면 오히려 차갑게 느껴지는 타입이라서 혼동 된 듯 해요.
그런데 "아~ 이 사람은 이렇구나 하하하~,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군" 하고 넘어갈 일인 것 같아요.
다시 집의 비유를 하자면 누군가 활짝 웃으며 "우리 집에 와서 차 한 잔 하고 가~" 라고 하면 보통 '친구 집에 가서 부엌 식탁이나 거실에서 앉으면 친구가 차 한 잔 내 주나보다' 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이 분은 잘 모르는 사람, 길 가던 사람 다 이렇게 불러 놓고, 마당에 들인 다음 캔녹차 하나 내 주면서, "여기 간이 의자에 앉아서 맛있게 마시세요. 캔은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리시면 되어요. 전 이만 들어가 볼게요. 하하하~"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와~이 훈훈한 사람이 자기 집에 초대해 주는거야? 우리 친해지는 거야?" 하고 들어 왔던 사람이 머쓱해지는 거죠.
그런데 이게 뭐 큰 잘 못은 아니고 "아아~ 이 사람은 이런 방식이군 후훗" 하면 될 것 같아요.
어쨌든 원래 주제는 이 사람의 신비한 능력/매력의 비결이었는데 분석(?) 하다 보니 제가 길을 헤맸어요~
2014.10.15 17:14
댓글을 읽고 나니 원문의 인물과 댓글의 인물 사이에 괴리가 느껴지네요. 원문에서는 그분이 호감을 사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사람들 있는 곳에서 말 없이 조용히 앉아 있고 사람들이 알아서 그분 연락처를 찾아 연락해 온다고 하셨는데 댓글의 비유에선 그 사람이 먼저 잘 모르는 사람, 길 가던 사람 다 부른다고 하셔서요. 처음에 너무 친한 것 같아 마치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은 단순히 그분에게 강한 매력을 느껴서 친해지고 싶다, 고 생각한 걸 확대해석 한 건 아닐까요? 사람들은 호감 가는 사람한테서 자신과의 공통점을 쉽게 발견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요. 저야 뭐 그분을 알지도 못하고 이 글만 보고 짐작하는 거니 잘 알 수 없겠지만요. 계속 읽다 보니 저도 그분의 실체가 궁금해지네요.^^
2014.10.15 19:37
이런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많이 억울할 것 같기는 합니다 ㅎㅎ
비결은 외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