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0 21:15
아시안 게임 개막식 마음에 드셨나요? 이렇게 어이없는 개막식은 처음 보는 것 같아서요.
만약 우리나라 영화 감독 중 아시안 게임 개막식 감독을 맡긴다며?-하고 설문 조사를 영화팬들에게 조사해 본다고 생각해 봤습니다.
임권택 감독-가장 일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이고 한국적인 감독이기도 하시죠.
이명세 감독이나 김지운 감독같은 미장센이 뛰어난 감독들이 거론될 수도 있겠지요.
매니악하기는 하지만 봉중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을 꼽는 이들도 있을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이 중에 장진이라는 이름은 몇이나 나올까요? 몇몇 장진 감독 열성팬들이 재미로 꼽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분들도 진짜 장진이 그런 감독을 할 거라고 생각할 수 없이 키득거리며 반장난으로 답했겠지요.
그런데 그런 코메디 같은 일이 벌어졌네요.
전 장진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재밌는 아이디어를 낸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요.
아나운서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를 시청하는 킬러 이야기나, 촛불집회 무서워하는 대통령 같은 아이디어는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재미있는 건 아이디어이지, [킬러들의 수다]나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분명 재미있는 설정이고 농담들인데 영상으로 옮겨지는 그 아이디어들은 뭔가 김이 빠지고 실없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런 실없는 농담이 장진 감독 영화의 매력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장진 영화 중 가장 잘 된 작품으로 뽑고 싶은건 [뒐컴 투 동막골]인데 이건 박광현 감독 작품이고 장진 각본이었지요. 사실 전 이 정도 위치가 장진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어나 시나리오에서 멈추고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건 다른 사람한테 맡기는 게 더 나아요. 재밌는 농담을 입 밖에 내놓는 순간 재미없게 만드는 그런 사람 처럼 보여요.
그런데 이런 실없는 코메디의 달인 장진이 아시안 게임 개막식 감독이라니 오달수씨를 맥베스역에 캐스팅 하는 것 만큼 어이없는 캐스팅입니다. (오달수씨 괜히 끌어들여 죄송합니다.)
개막식은 비주얼 중심의 퍼포먼스인데 장진의 특기인 농담따먹기나 재치있는 대사같은 걸 쓸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이마저도 요즘은 무뎌지고 있단 생각이지만요. 심청이랑 비류가 핸드폰 꺼낼 때는 진짜 저게 뭔가 싶었어요. -ㅇ-
성화 봉송에서 플래시몹 아이디어는 재밌었는데 막상 퍼포먼스를 보고 있자니 좀 허접하고 김 빠지는 느낌이었구요. 딱 장진 영화를 볼 때의 그 느낌이요. SBS 사회자도 '저건 장진감독 아이디어인가 보지요?'하고 코멘트를 다시더군요.
한류 스타들만 아이돌, 배우 가리지 않고 나오고. 정말 호화 캐스팅에 걸맡지 않은 김빠진 영화만 주구장창 생산하는 장진 작품이더군요. 말이 거칠어졌나요? 그럴거면 국가 행사를 그런 식으로 만들지 말았어야죠. 저도 세금 냈습니다.
설마 신,구의 조합이라고 장진+임권택의 조합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대체 왜 그 많은 인재들을 두고 왜 한필 장진이었을까요? 한국의 전형적인 인맥 위주 캐스팅의 폐해였을까요?
이것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최악의 선택이 만든 정해진 수순의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어 더 화가 나네요.
2014.09.20 21:31
2014.09.20 21:36
무대 경력있는 사람이 이 사람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게다가 그 무대 경험이라는 것도 연극이나 뮤지컬이나 개막식스러운 작품들도 아니었구요.
2014.09.20 21:37
장진감독이 연출했다면 분명 제 취향은 아닐거고
이도저도 아니다 중간에 심심하게 김도 빼놓고 어처구니없는 장면도 있고 그렇겠네요.
2014.09.20 21:46
서울올림픽은 기획을 이어령교수가 했지요. 기획은 그런분이 하고 연출은 행사전문가가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째 북경올림픽의 장예모를 떠올린게 아닌가 싶고요.
중화(!)이미지를 추구한다면 장예모가 적역이겠지만 임감독이 한국적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요?
다시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북경올림픽개막식은 별스럽게 별로였다는 기억이 나요.
2014.09.20 21:58
2014.09.20 22:16
호화찬란한 공세나 성화아이디어는 확실히 눈길을 끌었어요.
그런데 개막식이라는 게 행사, 축제가 담고자 하는 정신, 이상같은 거잖아요?
대국다운 대국에서 이천년대에 개최된다는 것에 굉장한 기대를 했는데 엄청난 자랑질이어서 막 헛웃음이 나오는거에요.
번쩍이지 않은 화려함, 발톱만 보여줬지만 느낌이 주경기장만한 용.. 그런걸 예상했는데
그냥 허세같았어요(그렇게 초조했어?)
2014.09.20 22:04
이번 인천 아시안 게임 개막식 정말 삼류스러운 느낌이 들더군요.
2014.09.20 22:18
2014.09.20 22:36
2014.09.20 22:39
저도 임권택에서 으잉 했어요.
2014.09.20 23:04
저도....장진 감독은 뮤지컬을 연출했다고 들었어요. 평은 매우 안 좋았다고.
2014.09.20 22:30
장진감독을 영화감독 이전에 연극 연출자로 알아서 그런지 몰라도 장진감독 카드가 이렇게 어이없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아예 전문 공연연출자를 쓰지 그랬냐라면 수긍해요. 근데 어디 트윗보니까 봉준호 등을 이야기하던데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장진카드보다 더 검증이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와 공연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초라해보였던 건 예산상의 문제도 있었을 거예요. 광저우가 개막식에 1100억원아었고 이번에 인천이 250억원이라는데...확실히 규모나 화려움에서 차이가 나더군요.
예산박살나고 재정불건전한 자치시가 무리하게 국제대회유치 하지 않도록 하는 좋은 선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없으면 없는데로 더 세련되고 아기자기 하게 꾸미지 그랬냐라는 비난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국제대회 개막식은 확실히 들이는 돈만큼 효과가 나더군요.
전 인천시 돈 없는 거 다 아는데 과잉소비하지 않은 것 같아서 오히려 안심했습니다.
2014.09.20 22:53
2014.09.20 22:40
2014.09.20 22:45
개막식이 도대체 어땠길래?
250억이나 쓰고 온통 사방팔방 욕을 먹네요..... 그 돈이면 그럴듯한 영화 다섯 편은 만들수 있을텐데.....(홍상수감독에게 주면 100개도 가능;;)
1100억 쓴 중국 광저우는 그냥 졸부 돈자랑질이었으니 비교대상이 아닌거 같습니다.
2014.09.20 23:11
심청이랑 비류... 나오는 순간 헛웃음이 나더군요. 비류는 바닷가 살고 싶다고 더 내려가자던 온조 말 안 듣고 미추홀에 남았다가 자기 믿고 남은 백성들이 짠물과 척박한 땅에 힘들어하는 걸 괴로워하다 자결하였다는 게 삼국사기 기록이에요. 심청은 인천과 관련도 없을 뿐더러 심청이 상징하는 '효'가 대체 아시안게임과 무슨 상관인지도 모르겠고요. 우체부와 철도는 더 어이없는 연출이었고... 이영애 등장 전 이형택 선수 옆에서 춤추는 성화퍼포먼스는 젊음의 행진 짝꿍들 같았어요. 총체적으로 후지더군요.
2014.09.20 23:23
2014.09.21 01:15
2014.09.21 04:57
2014.09.21 12:27
2014.09.21 15:31
차라리 난타로 검증된 송승환씨 등이 나았겠지요.
장진은 최근작 하이힐보고 진짜 학을 떼었습니다. ㅆㄹㄱ 수준이더군요.
장진은 무대경력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