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조선의 육개장 칼국수

2010.07.14 23:19

01410 조회 수:4692



꽤 오랫동안, 육개장칼국수라는 것은 용산 문배동에 있는 그 집의 고유한 음식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신촌에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얘길 들었는지 댓글을 달았는지 어쨌는지 가물가물합니다만,

여튼 그래서 검색해 보니 신촌에 있는 게 바로 이 '조선의 육개장 칼국수' 란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자주 찾는 가게는 아니고 한 번 가 봤다, 정도 인증. 실제 방문날짜로부터 근 한달여만에 올리는군요.)




대충 이쯤. 창천공원 바로 뒤,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가게 내부. 좌식으로 된 자리도 있습니다.






가까이 살펴보니, 주인장이 이런 분이라는군요.




어쨌든 메뉴 가격은 좀 착한 것 같습니다.




기본 찬 세팅. 진짜 막걸리를 곁들여 주네요. 거의 동동주에 가까운 모양새. (전통 방식대로 거르면 청주-동동주-막걸리 순으로 나온다죠.)




적당히 진하고 새콤한 게 괜찮아 보입니다. 쉐프가 자기 이름 걸고 하는 식당인데, 설마 사이다 섞어 파는 대포집 막걸리는 아니겠죠.
(이 분 네이버 블로그도 있던데... 육개장에 대한 이야기를 써 놓은 걸 보면 프로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낮부터 반주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아깝지만 좀 남겼습니다.




홀짝거리며 기다리고 있자니까 금세 육개장과 칼국수가 나옵니다. 이렇게 해서 1인분 세팅 완료.




쫄깃한 면발이 살아있는 칼국수 사리. 양은 좀 적어 보이네요.




육개장은 맵고 칼칼하기보다는 풍부하고 구수한 맛을 냅니다. 마치 쇠고기국 같습니다.




밥공기를 뒤로 하고 일단 사정없이 칼국수를 육개장에 투하해서 잘 말아 줍니다. 칼국수 사리는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고 육개장 맛도 구수하게 괜찮습니다.




그런데 섞어 놓으니 뭔가 좀... 애매하네요.;; 분명 각각의 구성요소는 A급인데 그걸 말아 놓으니 되려 심심해집니다.

계속 문배동 쪽과 비교를 하게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국물과 면이 따로 논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덧붙이자면, 맛이 없다는 얘기는 결코 아닙니다. 단지 뭔가 아쉬운 점이 있다, 그 정도.

적어도 스타 쉐프라는 이름을 걸고 하시는 거라면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육개장이 지나치게 정갈하기 때문에 어울림을 해치는 보기 드문 경우랄까요.

저는 육개장의 맛에서 뭔가 전통 양반가 특유의 은은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건 확실히 보통 내공은 아니죠.

하지만 뭐 그런 약간의 흠이 있다손 치더라도, 반주로 나오는 막걸리와 함께 - 무엇보다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용산 쪽에 비해 접근성도 월등히 좋고, 주말에 쉬지도 않으니 결론적으로는 쌤쌤.

문배동에 가서 7천원에 맛있고 푸짐하게 칼칼한 맛을 찾거나, 아니면 신촌에서 4500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반주를 곁들여 구수한 맛을 즐기거나.



총평 - 신촌에서 뭔가 적당히 넉넉하게 먹고 싶을 때 찾을 수 있을 만한 곳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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