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지금껏 이른바 '코드 인사'에서 자유로왔던 정부는 하나도 없을겁니다. 앞으로도 자유로운 정부는 없을거라고 봅니다. 당선된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행정 업무를 처리할 사람들을 자기와 뜻이 맞는 사람으로 채우려고 하겠죠. 의식적으로 자기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기용하라는 건 억지에 가깝습니다. 다만 코드 인사를 하더라도 좀 말이 되는 이유로, 말이 되는 인사를 앉히라고 요구하는 것 정도가 최선이겠지요. 능력이고 나발이고 "같은 교회 다녀서" 써주는 건 암만 봐도 좀 아니잖아요? 학급 반장이 자기 친구 체육부장 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이번에 개각된 후에 신임 장관 후보들 프로필이 뜨고 있는데, 문화부 신재민 장관 후보자 이력을 보니 재미있네요.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데, 기자로 있으면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답니다. 언제? 워싱턴 특파원으로 있을 때.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명박 당시 전 의원이 워싱턴에 와 있을 때 같이 놀아준 모양이에요. 보통 사람은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을 잊지 않고, 외국 생활 하다보면 외로워서 잘해주는 사람과 급친구가 된다는데, 그 두 가지가 만났으니 제대로네요. 뭘 얼마나 잘 놀아줬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된 후에 문화부 차관에 이어 장관까지 하게 되는군요.

 

저 높은 세계에서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속담이 매우 의미있다고 하지요? 지금은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사람도, 알고보면 그 친구들이 실세일 수 있고, 언제든지 다시 불길을 살려낼 수 있으니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 거죠. 오히려 꺼진 불이 됐을 때 조금만 공을 들여 놀아주면, 자신이 꺼진 불 처지일 때 잘해줬던 사람들에게는 몇 배의 보은을 하고싶은 모양입니다. 남는 장사.

 

휴. 주변에 꺼진 불 좀 없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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