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9 01:12
전 종편을 둘러싼 분위기가 이정도일 줄은 몰랐는데...생각보다 더 살벌하군요. 하긴 종편이 잘 되어서 공중파 급이 되면 그 돈이 고스란히 조중동으로 들어가고 활자 매체의 몰락+국민적 반감 크리를 이중으로 먹고 침몰하던 조중동이 다시 부활할 거라는 구조적 문제가-저의 문제가 아니라 조중동을 미워하는 사람들의 문제-있겠죠. 어쨌든 그래서 편 가르기 시작되고 종편에 출연만 해도 욕을 얻어먹고 하네요.
하여간 조중동은 가만히 있어도 망하고 종편에 참가하면 더 빨리 망한다..는 명제를 알면서도 이 바닥에 뛰어들었으니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건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이겠죠...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이 세 분야 중에 하나라도 엄청난 포스를 가진 프로그램을 만들고 제작 능력을 인정받고 광고 수입, 수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효과인 이른바 '클래스 획득'을 노려야겠죠. 시사 프로그램은 조중동이 운영하는 이상 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쪽으로는 절대 안나올거같고요. 정치적 편향성과 크게 관계 없는 드라마나 예능...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할텐데 조중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보게 만들려면 드라마는 한 프리즌브레이크 1시즌 정도 포스는 내어야 할 것 같고 다큐멘터리는 bbc급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일 뿐이지만 뉴스나 뭐 중간중간의 잡다한 프로그램은 채널에 '정을 붙이면'그냥 채널 돌리기 귀찮아서라도 슬슬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뉴스도 사람들이 성질나서 돌리지는 않게 하는 수준의 편향성은 없어야 하니 의외로 공정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시청률 따위보다 정치적 편향성을 계속 유지한다는 마인드면 진짜 방송 사업 접겠다는 생각인 거고요.
한데...저는 종편이 좋든 나쁘든간에 채널이 많아지면 그건 일자리가 많아지는 거고 열악하든 어쨌든 더 많은 방송 관계인들에게 재능을 펼칠 기회가 주어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종편 대충 둘러보다보니 우리나라는 공중파 채널 세개면 용량이 다 채워지는 나라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공중파 보면서 진행 못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보다가 종편 보니 진행 더 못하고..말도 자꾸 틀리고 하는 걸 보면 공중파에서 그래도 말 한번도 안 틀리고 시선처리 괜찮게 하면서 스크립트 읽는 거 대단한 거구나 하고 느낍니다. 그래도 종편 메인에 부르는 사람들이면 공중파 메인 앵커나 진행자 급들보다 살짝 한 급 아래이지 않을까 했는데..뭐 이런건 차차 고쳐질려나요. 세트도 그 돈 많다던 중앙채널조차 왜이렇게 구질구질하고 촌티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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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말한 '엄청난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채널에 정을 붙이게 만드는' 건 사실상 어렵겠죠. 우리나라에서 없던 제작능력과 없던 인재들이 뿅하고 나오는거도 아니니까요. 종편을 그냥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들이 지웠던 종편 채널을 다시 되살리게 만들만한 프로그램 제작은..작정하고 돈지랄 해서 외국 쪽에서 인재들 끌어오는 형태가 아니고선 불가능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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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글을 쓰다가 생각난 건데 종편의 수위 문제는 어떻죠?? 저는 종편의 강점은 그래도 일단 케이블이니 규제가 약하고 그걸 이용해서 지금까지보다 한층 더 자극적인 소재나 장면들을 넣을 수도 있고 중간광고도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종편 가끔씩 봐도 공중파보다 표현의 강도가 세다는 느낌은 없었네요. 오히려 더 약했으면 약한 거 같음.
개인적으로 종편에 뱀파이어물 나온단 소리 듣고 트루블러드를 떠올리며 우리나라 배우들이 나체로 나와서 그룹섹스를 즐기고 여자의 목에 송곳니를 푹 담가서 피를 빨아 죽이는 피의 파티를 한국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건가...싶었는데...시트콤 같은 거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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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이 그나마 이 정도 위치에 온 게 "욕하면서 보는" 채널로 포지셔닝한 덕분이었다는 걸 돌이켜보면 종편 채널들이 BBC 흉내를 낼 가능성은 만무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