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2 16:00
생각해보면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은 정말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어릴 땐 명절 연휴때 특선 영화가 정말 기대됐었는데 지금은 그냥 하던지 말던지 하죠.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환경면에서나 경제력면에서나 열악했던 어릴 땐 티비 영화에 환장을 했었습니다. 심지어 녹화해놓고 몇 번씩 보고, 친구들끼리 명절 연휴때 서로 영화를 담당해 녹화떠놓고 서로 빌려주며 보기도 했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없어보이네요. ㅡㅡ;
하여간, 그렇게 영화를 보기 어려웠던 탓에, 오히려 그때 본 영화들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해서 보기도 했고, 새로운 영화가 쏟아지지 않으니 봤던 걸 또 보기로 했고요. 그런 영화 가운데 하나가 전 <도망자> 입니다. 해리슨 포드 주연. 잘 먹고 잘 살던 의사 해리슨 포드의 아내가 살해당하고, 그 범인으로 지목된 해리슨 포드가 이리 저리 도망다니며 스스로 누명을 벗는다는 이야기. 저에겐 객관적인 평가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영화였다고 기억되고 있습니다.
문득 대부분의 영화를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된 지금 환경이... 영화 자체에 대한 몰입도, 영화를 볼 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오히려 줄여놓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나른한 오후네요.
p.s. 나중에 <도망자>를 비디오로 다시 봤는데, 티비에서 짤린 장면이 있더군요. 도주중인 해리슨 포드가 병원에 잠입해 필요한 정보를 빼내는 장면이 있습니다. 위장 과정에서 간호사로 변장하고서 환자를 이송하는데, 엑스레이와 의사 처방을 보고 처방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되지요. 그래서 직접 처방을 맞게 고쳐놓고 자기 볼 일 보러 갑니다. 왜 짤렸는지 모르겠어요. 시간관계상 불필요한 장면을 짤랐을까요? 딱히 폭력적이지도 야하지도 않은데... 간호사가 의사의 처방에 손대는 장면이 반사회적이라서는 아니겠지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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