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말이네요. 별 의미도 없지만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보험이 사라져가는 기분이 들어요. '언젠가'라는 보험 말이죠. '나중이 있으니까'...라던가 '언젠가는 잘 되어 있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게 되거든요.


 어렸을 때 언젠가라고 되뇌이던 그 순간은 바로 지금인 거죠. 그리고 '언젠가'라는 날이 드디어 내게 찾아오긴 했지만 좋아진 건 없어요. 그저 인생의 무게가 더 무거워졌을 뿐이죠. 왜냐면 10명중 8~9명의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건 돈밖에 없거든요. 



 2.물론 10명중 한명... 소중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중요한 사람들이긴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그들과 만날 수는 없거든요. 인생에서 많은 시간들을 10명중 9명의 사람들과 보내게 되니까요. 인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은 그 10명중 9명인 놈들과 장단 맞추면서 보내는 거죠.



 3.그러다가 가끔 정신이 들면 우울해지기도 해요. 나를 사랑해주는 소중한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써야지...하고 다짐하기도 하죠. 그리고...나를 좋아해준 사람들에게 다시 연락해보고 싶어지기도 해요. 하지만 이미 싸우고 관계가 끊어진 사람들에겐 다시 연락할 길도 없죠.



 4.휴.



 5.아까전에는 2.5단계가 연장됐다는 소식을 듣고 미친듯이 화가 났는데...새벽에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한주정도 더 조용히 지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연락도 한번씩 더 하고...그래야겠어요 다음주엔.


 요즘 샤인머스캣이란 걸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 지난 몇 년 동안 술집에 가면 샤인머스캣이라고 사장들이 내어주곤 했는데 관심없어서 안 먹었어요. 그런데 곱슬이 생일선물로 케이크 대신 샤인머스캣이라는 걸 보냈더라고요. 케이크 기프티콘만 디립다 오는 중이었는데 나름 안 겹치게 배려해 준 것 같아서 먹어보니 맛있었어요. 이 샤인머스캣도 생각해보니 조언이나 잔소리 비슷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6.보통 누군가가 조언을 할 때는 조언의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메신저가 중요한 거잖아요? 사실 조언의 내용이라는 건 거의 뻔하게 좋은 소리니까요. 하지만 뻔하고 옳은 소리도 같잖게 여기는 상대가 하면 넘겨버리고, 중요하게 여기는 상대가 하면 귀담아 듣는 거죠.


 샤인머스캣도 그래요. 지난 몇 년 동안 사장들이 샤인머스캣이란 걸 내어올 때는 짜증났거든요. 그런 걸 가져오면 '지금 내가 이딴 거나 먹으러 온 줄 아나. 다른 걸 먹으러 온 거지.'라는 생각만 했거든요. 


 그래서 저번 달 까지는 샤인머스캣이란 거에 씨가 없는 건줄도 모르고 살았어요. 어쨌든 먹어보니 맛있더라고요. 포도를 망고맛 나도록 개량한 과일이라고 하더군요.



 7.어쨌든 열심히 살아야죠. 오늘(금요일)은 산책 번개를 하고 싶어서 번개를 쳤던 날인데 아무도 연락 안 와서 슬펐어요. 누가 삼겹살이나...오겹살좀 사 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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