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31 14:55
넷플릭스 환타지 섹션을 클릭클릭하다가 코어를 발견.
2003년작. 좀 오래된 영화인데 왜 아직까지 안봤을까요? 영화가 좀 고루한 인상이라 제껴놓고 있었죠. 고루한 인상이라 함은, 왜 뭔가 정적으로 진행되는 재난물이나 아포칼립스 영화들 있잖습니까. 개인의 심리에 치중하거나 재난 앞에 파괴되어가는 가족 또는 혼란한 인간 군상의 면모를 조명한다거나........ 이런 것들에는 사실 관심이 없거든요. 코어 전에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을 봤는데 이같은 영화도 제게는 정적인 재난물 유형에 들어갑니다. SF가 아니라 심리극 아닌가 싶을 정도였지만, 촬영, 음악, 편집 등 영화적 짜임새가 좋아서 만족하면서 보긴 했습니다. 감독인 알렉스 가랜드의 전작인 엑스마키나도 좋은 영화였죠. 하지만 서던 리치에 비해서는 영화에 집중하기 어려웠단 기억이. 좀 지루했어요.
점점 생존을 위협해 오는 재난의 다양한 양태들과 오로지 액숀! 말고 좀더 과학적으로 그럴 듯해 보이는 극뽁의 과정, 여기에 밉상 아닌 캐릭터들이 개인적으로 볼만한 재난영화의 기준입니다. 코어는 이 재난 영화의 오락 공식을 충실히 따라가는 영화에요. 자기장 소멸로 인한 각종 재해 묘사가 신선했고, 과학자들이 힘을 합쳐 재난을 타개하는 과정도 좋아요. 특히 지구 내핵으로의 탐사라니! 과학적 고증도 제법 잘돼있는 편이라고 하고, 흥미진진합니다. 이 와중 멍청한 정부가 멍청한 결정을 내리고요. 탐사대들 간의 합은 괜찮습니다. 스탠리 투치가 맡은 과학자 캐릭터가 가장 좋았고요. 인터스텔라의 맷 데이먼 롤인데, 맷 데이먼과 달리 투치는 '저 시키 언제 통수치려나' 하는 탐사선 내 은근한 긴장감 유발을 담당합니다. 연기도 좋더군요. 자기는 하루라도 더 살아봐야 겠다고 악에 악을 쓰는데 아기같이 순수하기는! 스탠리 투치는 연기가 고루 괜찮던데 임팩트있는 조연 롤은 적어서였는지 연기 경력에 비해 상복은 없는 듯 하네요.
비슷하게 재밌게 본 재난영화로는 투모로우가 있어요. 자연재해 관련으론 투모로우와 더불어 제게는 투탑으로 꼽힐 듯 합니다. (자연) 재난물도 오락적으로는 준수한 퀄리티가 몇 없는 장르인 것 같아요. 돈질해야 하는건 아는데 그걸로 떡칠을 해서 거기에 기대서만 영화를 만들지 말란 말이닷. 아, 맞다. 코어는 음악은 별로더군요. 엔딩 크레딧 주제가 무엇??
아직 지구의 자기장은 잘 생성되고 있는 것 같으니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코어를 봅시다.
2020.03.31 15:00
2020.03.31 15:04
그러게요! 저도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이다 했는데 캡틴 파이크였더라구요. 신뢰감을 주는 관상....ㅎ
2020.03.31 15:07
2020.03.31 15:11
그 해커 역할 배우말하시는 건가요? dj라고 나오던데. 그 배우도 좋았어요! 슈내에도 나오는군요. 찾아봐야지~ 높은 성의 사나이 재밌어 보이긴 하는데, 대체역사물은 제 취향이 아니어서 안보게 되더라구요.
2020.03.31 15:15
게스트 출연 몇 번 했어요. 높은 성의 사나이는 비쥬얼 좋고 루퍼스 시월 연기는 좋은데 내용이 갈수록 산이고 2차대전 승전국이 일본이란 설정에 거부감 느낄 수도 있다는 평이더군요.
브루스 그린우드는 와일드 오키드2, 13 days, 아이로봇에도 나와요 아톰 에고이얀의 sweet hereafter에 나와요.
2020.03.31 15:26
2020.03.31 16:06
그게 결말이 극뽁! 이 아니어서. ㅠㅠ
2020.03.31 18:55
저는 그 영화 애런 에크하트가 모 캐릭터 희생하는 장면에서 눈물흘리면서 절절하고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다가 바로 이어지는 씬에서 코어 중심부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고 천진한 표정이 되는... 그 부분이 너무 신경쓰이더군요ㅠ 저는 그렇게까지 급 안면 바뀔 정도로 쿨하지 못해서 껄껄
당연히 자살미션인데 너무 겹치는 요행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도.. 저에게는 감점요인.. 비슷한 자살미션으로 태양으로 가는 대니보일의 "선샤인"은 애초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암울한 부분이 마음에 들죠.. (응?)
2020.03.31 20:13
2020.03.31 21:03
2020.03.31 22:32
안봤어요. 둘이 같이 나온 영화가 있군요. 조합이 왠지 신기.
2020.03.31 22:55
2020.03.31 21:28
오락적으로 준수한 퀄리티의 재난영화로는 저는 언제나 '단테스 피크'를 꼽습니다만 전지구적 재난은 아니고 로컬이라 덜 와 닿으려나요? 과학자의 말을 죽어도 안 듣는 정치인이 여기도 등장해요.
2020.03.31 22:33
피어스 브로스난 나왔던 거죠? 봤던 것도 같고 확인해봐야겠네요. 다음은 카메론의 어비스를 볼까 해요.
2020.04.01 00:51
'투모로우' 의외로 재밌었죠. 냉기를 갖고 추격전(?) 액션을 만들다니 너무하잖아 이거!! 하고 킬킬거리면서도 재밌게 봤어요.
극중 미국 대통령의 처지라든가, 엔딩의 그 충격적인(??) 장면이라든가 하는 부분에서 '이렇게 단순 무식하게 좌파 메시지를 들이미는 영화는 첨봤네 ㅋㅋㅋ' 하고 웃기도 했구요.
고질라 시리즈도 따지고 보면 재난 영화 아니려나요. 음. 그리고 좋게 봤다는 사람을 별로 못 봤지만 샤말란의 '해프닝'도 제겐 꽤 괜찮은 재난 영화였어요. 뒤로 가면 좀 맥이 빠지긴 해도 초반 장면들이 워낙 압도적이어서요. ㅋㅋ
2020.04.01 01:53
저는 고질라가 시러요. 걍 시러요. 토왜.. 이런 거랑 관계없구영 ㅋ 괴수물을 좋아하질 않아서요. 해프닝은 사람들이 자살한다는 그거죠? 버드박스 설정이랑도 비슷하네요. 괜찮으셨다니 함 노려보죠.
코어 재미있게 봤어요. 우주왕복선 선장님이 스타트렉 비기닝에서도 선장님으로 나오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