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있기 어려운 시리즈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도 없습니다.



 - 이번엔 스토리 요약은 생략하고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이 쇼에 대해서 아는대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일단은 넷플릭스에 추천으로 뜨던 '크리미널: 영국'이라는 걸 봤는데, 한 시즌이 3화 밖에 안 되는데 다 보고 나니 '다음편 재생'에 다른 나라편이 뜹니다?

 확인해 보니 4개 국가별로 3편씩, 총 12편으로 구성된 시리즈에요. 영국 말고 다른 나라는 독일, 스페인, 프랑스인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각 국가별로 내용상 연결고리가 전혀 없어서 봐야하는 순서 같은 건 없습니다. 본인이 듣고 싶은 나라 언어로 고르시면 됩니다. ㅋㅋ

 그리고 모든 시리즈의 구성과 형식이 똑같아요. 국적이 다르다는 것, 형사들간의 드라마가 다르다는 걸 제외하면 기본 구성은 똑같습니다.

 고로 같은 제목을 달고 같은 형식을 한 3편짜리 시리즈를 국가별로 4종 셋트로 만들고 그걸 번들로 묶어 놓은 구성인 거죠. 좀 희한합니다.



 - 그럼 그 구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국가별로 하나의 수사팀이 나옵니다. 수사팀... 이란 말이 좀 안 맞는데 뭐라 불러야할지 모르겠네요. 심문팀?

 에피소드 하나별로 한 명의 용의자가 등장합니다. 시작부터 이미 경찰서 심문실에 들어와 앉아 있죠.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경찰들은 심문 전문가에요. 심문은 2인 1조로 진행되지만 그 두 명 외에도 동료 경찰이 몇 명 더 있구요.

 심문 2인조가 용의자와 변호사를 앞에 두고 2vs2 토크 배틀을 벌이는 가운데 나머지는 옆방에서 그걸 지켜보며 작전을 짜고 지원을 합니다.

 ...가 이야기와 형식의 전부입니다. 이게 좀 신선한 부분이죠. 정말 그게 전부에요. ㅋㅋㅋㅋㅋ



 - 위에서 말 했듯이 이 드라마의 차별점은 바로 시작부터 끝까지 그냥 심문 과정에만 전념한다는 겁니다.

 드라마의 배경은 심문실과 매직 미러 너머의 관찰실(?), 그리고 그 앞 복도가 끝입니다. 숨 돌리기 위한 야외씬이나 회상씬 이런 거 전무. 출근 전, 퇴근 후 이야기 전무. 에피소드의 시작이 곧 심문의 시작이고 에피소드의 끝은 바로 심문의 끝이에요. 심문 전, 후의 이야기가 조금씩 있긴 하지만 정말 직전, 직후 몇 분 정도의 시간에 그칩니다. 본격 심문 스릴러!!!!!


 흉악한 범죄에 대해 다루는 이야기지만 그 범죄의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않습니다. 심문자와 용의자의 대화, 그리고 드물게 심문자가 용의자에게 제시하는 사진 자료 몇 장으로 설명 끝. 비교적 보기 편안한 범죄극인 셈이죠. 잔혹함은 거의 덜어내고 머리싸움 쪽을 부각시키는 수사극이 요즘 흔치 않은데 이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 근데 재밌는 부분 하나는, 그 바쁜 와중에도 형사들간의 드라마가 진행이 된다는 겁니다. 심문 중 옆방 형사들의 짤막한 대화들, 중간 작전 타임(?)때 사소한 행동들, 심문이 끝난 후 서로 격려하면서 퇴근 준비하는 상황에서의 짧은 한 순간 한 순간들을 알차게 활용해서 형사들 캐릭터에 사람 냄새를 불어 넣고 간단하나마 지켜볼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실제 런닝타임 중 이런 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극히 작기 때문에 모든 이야기가 기승전결이 아니라 승전(...) 정도로 처리되긴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진짜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신뢰감이 생기는 효과도 있더라구요.

 전 지금 영국편 3편을 보고 독일편 한 편을 보는 중인데, 영국편 시즌2 제작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그 형사님들 이야기가 궁금하다구요!!!! 세 편만에 정들어버렸어!!!!!



 -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전 영국편 밖에 못 끝내서 다른 나라 버전들은 어떨지 몰라요. 하지만 영국편은 지루하지 않게 잘 봤구요.

 극저예산을 아이디어를 통해 극복하는 소품입니다. 대단한 이야기나 완벽한 퀄리티 같은 걸 기대하시면 곤란해요. 사건들의 내용도 다 평범해서 심문이 시작되고 몇 분만 지나면 다 진상이 예측되고 정말 그대로만 흘러가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그 이야기들의 개연성은 충분하고 심문 과정은 충분히 드라마틱하게 흘러가니 큰 문제는 아니구요.

 좀 개성있고 덜 자극적인 수사물을 원하신다면 한 번 시도해보실만 해요. 일단 전 (영국편은) 만족했습니다.



 - 역시나 성역할, 인종 배치에 대한 고려가 느껴지는 21세기식 드라마입니다.



 - 어느 나라 버전을 보시든 그냥 틀면 영어 음성이 출력됩니다. 제작진이 굳이 국가별로 만든 시리즈이니 귀찮아도 설정에 들어가서 음성을 그 나라 언어로 바꿔주시면 괜히 실감나고 기분도 좋고 그렇습니다(...)



 - 영국판 첫 에피소드의 용의자로 데이빗 태넌트가 등장합니다. ㅋㅋ '멋진 징조들'에서의 악마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그래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네요. 배우 유명세 덕에 한 편 출연하고 마는 용의자 캐릭터 주제에 영어로 검색을 하면 출연진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뜨는 더러운...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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