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는 로이배티님이 쓰시는 말머리를 따라서 붙여봤습니다.

2016년에 나왔으니 좀 되었는데 듀게에선 언급이 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 소개하는 투로 씁니다. 저는 5월쯤에 "살다살다 외국인이 김치싸대기 때리는 걸 다보네" 트윗으로 처음 알게 되었고 리스트에 넣어두었다가 지난 토요일에 몰아서 봤습니다. 러닝타임이 20분 안쪽인 게 총 10편이라 부담이 적어서 좋더군요.

내용은 K-드라마에 빠져서 사는 영어권소녀(미국같지만 배우는 호주출신이라고 해서 불명확)가 어쩌다가 시청하던 K-드라마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다는 이세계 로코물입니다.

장점 : 캐스팅과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를 꼬집는 장면들이 유쾌하고 재미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한드의 클리셰라면 기억상실증, 출생의 비밀, 불륜, 너답지 않게 왜 그래?-나 다운게 뭔데? 같은 것들이 있을텐데 감독이 외국인이라선지 그것들과는 다른 클리셰를 지적하는데 그런 점이 신선했습니다. 어떤건지 자세하게 쓰면 스포일러라서 못 쓰겠네요. 이 드라마의 재미는 대부분 거기서 나옵니다. 위에 썼듯이 김치싸대기 때리는 장면이라던가, 장례식장 장면이라던가...

단점 : 클리셰를 꼬집는 건 재미있긴 한데 그게 내용과 아주 잘 섞인다기보다는 그냥 나열을 하는 식으로 나옵니다. 이를테면 [시크릿 가든]에서는 '남주의 어머니가 여주에게 물끼얹기' 클리셰를 아주 능숙하게 활용한 적 있었죠. [드라마월드]에선 그런 식의 연출은 볼 수 없어서 살짝 아쉬웠고... 무엇보다 전체적인 스토리 구조가 사실 많이 헐겁습니다. 초반의 재기발랄했던 시작에서 갈수록 이야기가 갈팡질팡하는 느낌을 받았고 감독이 가장 신나게 찍었다는 양동근 카메오 장면도 흐름상 그냥 뜬금없이 등장해서 좀 애매한 느낌이고요.

그럼에도 위에 썼던 장점 덕분에 단점같은 건 참고 볼 수 있었습니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은 덕도 봤겠지만, 배우들이 캐릭터들을 잘 살린 덕분인 것 같네요. 한드에 빠진 외국소녀 클레어는 예쁘고 귀엽고, 남주인공 박준은 전형적인 K-드라마 남주같으면서도 배우가 바이링궐이라는 점과 후반부 국면전환 덕분에 색다르게 다가오는 매력이 있습니다. '완벽한 구성'같은 걸 기대하는 분에게는 추천 못하겠지만 '한국문화와 외국문화가 뒤섞인 한드 소재 코미디라니 괜찮게 볼만하겠다...' 고 생각하시면 추천합니다.


ps. 요즘 이세계물은 이세계로 가게된 원인같은 건 안따지는 추세인 것 같군요.

아래 링크는 감독 크리스 마틴의 인터뷰인데 길지만 나름 재미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때문에 부산이 한국 영화의 메카인 줄 알고 부산으로 왔다더군요ㅋㅋㅋ

한국에 오다. 한중미 프로젝트 [드라마월드] 크리스 마틴
http://magazine2.movie.daum.net/movie/372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3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8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60
126565 콰이어트플레이스...상영시작 1분만에 기대를 내려놓은 영화 new 여은성 2024.06.27 103
126564 스페인/영국 언론에 보도된 손웅정 아동학대 [1] update daviddain 2024.06.26 184
126563 Love is an open door 우크라이나어 catgotmy 2024.06.26 32
126562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 주연 오승욱 감독 리볼버 예고편(길복순 VS 박연진 VS 동해야) update 상수 2024.06.26 182
126561 프레임드 #838 [3] Lunagazer 2024.06.26 86
126560 [단독] 'SON아카데미' 폭행 코치는 손흥민 친형…"피멍 들자 웃으며 잘못 때렸다 해" [2] daviddain 2024.06.26 244
126559 손웅정 감독 아동학대 혐의 피소…"고소인 주장과 달라" 반박/손웅정 “합의금 수억원 요구” VS 피해 아동 쪽 “2차 가해” [단독] 손웅정 고소 학부모 “지옥 같은 시간…피해자 더 없길” daviddain 2024.06.26 140
126558 칼리굴라 완전판 예고편/시리즈온 무료 ㅡ 지옥의 묵시록 파이널 컷 7.4.까지 [7] update daviddain 2024.06.26 148
126557 We Don't Talk About Bruno - 헝가리어 catgotmy 2024.06.26 27
126556 이런저런 잡담... 여은성 2024.06.26 146
126555 잡담바낭 - Oil, GPU, 그리고 자본주의 상수 2024.06.26 107
126554 [넷플릭스바낭] SF인줄 알고 봤지 뭡니까. '행복도시'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6.25 216
126553 심심하신 분들은 롯데 기아 보세요/하이라이트 영상 [42] daviddain 2024.06.25 219
126552 인사이드 아웃2 스페인,남미 예고편을 별생각없이 보니/프랑스 예고편의 따분이 [3] update daviddain 2024.06.25 118
126551 프레임드 #837 [4] Lunagazer 2024.06.25 40
126550 왜 ‘프렌치 수프’를 봤는데 ‘베이크드 알래스카’가 먹고 싶어지는가?(스포일러 없음) [4] ally 2024.06.25 185
126549 Love is an open door 크로아티아어 catgotmy 2024.06.25 37
126548 모임, 동호회에서 한 인간이 흑화하는 과정에 대해 [5] update ND 2024.06.25 550
126547 [정보] 에릭 로메르 감독전 - 아트하우스 모모 6.24~7.6 soboo 2024.06.24 122
126546 왓챠의 옛날 홍콩영화들은 한글자막이 있다는것에 의미를 둬야겠군요. [2] ND 2024.06.24 18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