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토탈 이클립스는

보는 과정에서는 그냥 그랬어요.

 

참 예쁘고 심술꾸러기, 장난꾸러기일 것 같은 느낌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리고 대머리고 이기적이고 못난 예술가이자 후원자격인 아저씨.

(이 사람 어디서 많이 본 배우인데 이름이 기억 안 나네요.)

 

그 둘의 사랑.

 

언제 한 번 말했지만

저는 이런 종류의 파국적 사랑을 뻔한 해피엔드 사랑보다 좋아해요.

 

해피엔드 사랑은 경멸합니다.

행복하게 끝나야만 하는 사랑은 현실의 사랑이고

불행하게 지속되야 하는 사랑은 작품의 사랑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이게 바뀐 모냥새더군요.

 

 

어쨌든 보는 과정은 그냥 그랬어요.

 

랭보 이야기니까.

 

이야기 듣는 것처럼, 보는 것처럼 무덤덤하게?

봤어요.

 

저는 브로크백 마운틴 보고도 안 울고.

게이로맨스 보면서 운 적도 없고.

그냥 로맨스 보면서 운 적도 별로 없는데.

 

 

이상하게 끝날 때 눈물이 났어요.

제가 원래 작품 보면서 잘 울긴 합니다.

그런데 너무 슬펐어요.

 

제가 그런 종류의 슬픔에 참 약해요.

 

이젠 더 이상 어느 수를 써서도 만날 수 없는 존재를

회상만 해야 하는 사람의 아픔.

 

대머리 예술가 아저씨의 손에

칼로 장난질하며 스윽 웃는 레오나르도의 미소가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습니다.

 

 

 

2.

 

 

블라인드 사이드는 보면 울까봐 계속 미루고 있었어요.

그런데 보면서 느낀 게 너무 즐겁잖아!

울음이 날 새가 없었어요.

실화라는 점이 이 영화의 사실적인 요소를 이루어주는 유일한 요소 같았어요.

 

너무 꿈만 같지 않나요.

 

너무 쉬워보였어요.

 

백인 공화당 가정의 커리어우먼 아줌마가

어려운 배경의 흑인 남자아이 (남자아이라고 하기엔 덩치가 매우 좋지만)를

믿음과 사랑으로 키운다는 게.

 

이게 실화라는 점이 더 감동적이었어요.

 

영화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좀 쉬워보였어요.

 

왜인지 저번에 본 프레셔스는 끔찍할 정도로 비참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즐거웠는데

이번에 본 블라인드 사이드는 시종일관 즐거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건 산드라 블록 역할이 주는 시원시원함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그런 아줌마들이 있죠.

 

보면서 내내 느낀 건데 왜인지 느낌이 약간 울엄마스럽다.?

 

전형적인 츤츤데레데레.

 

"흐흥 내내가 딱히 너 예뻐서 그러는 거 아니당"

 

산드라 블록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저는 이 여자 좋았거든요.

미스 에이전트였나 그 역할했던 영화를 옛날에 영화관에서 봤는데

그렇게 멋있어보일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왜인지 그 뒤로 침체기가 있었는데.

 

이 여자 때문에 그 영화도 봤어요.

그 상사인데 비서랑 위장결혼하는 거.

저 절대 그런 영화 안 보는데 원래 (그런 쪽 취향이 아니라)

그래도 재미있긴 하더군요.

 

 

결론적으로 블라인드 사이드는

산드라 블록 배우 때문에 역할 때문에 재미있고

실화라 감동적이긴 한데

영화가 너무 전체적으로 갈등이 약하단 느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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