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둥근 달이 보였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보름달이 보일지 모르겠네요. 


정월 대보름 분위기를 내려고 달을 노래한 한시를 몇 편 찾아봤어요. 


(한자맹이 다 된 제가 베껴온 거라 맞게 해석된 건지 장담 못하니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月下獨酌 (월하독작)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마시다 / 李白 (이백)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 꽃나무 사이에서 한 동이 술을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 아는 이 없이 홀로 마시네

擧杯邀明月 (거배요명월) :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 그림자를 대하니 셋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월기부해음) : 달은 본래 술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 그림자는 부질없이 나를 따라하네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 잠시나마 달을 벗하고 그림자를 거느리며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 봄이 가기 전에 즐겨야 하지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 내가 노래하니 달이 서성이고

我舞影零亂 (아무영령난) : 내가 춤을 추니 그림자가 흥청이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 깨어서는 모두 같이 즐기고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 취하면 각자 흩어지는 거  

永結無情遊 (영결무정유) : 정에 매이지 않는 사귐을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 은하수 저쪽에서 우리 다시 만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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把酒問月 (파주문월) 술잔을 잡고 달에게 묻다 / 李白 (이백)

 

 

青天有月來幾時 (청천유월래기시) : 푸른 하늘에 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我今停杯一問之 (아금정배일문지) : 나 술잔을 멈추고 한번 물어보노라

人攀明月不可得 (인반명월불가득) : 사람이 밝은 달을 기어오를 수는 없으니 

月行卻與人相隨 (월행각여인상수) : 오히려 달이 항상 사람을 따라다니네

皎如飛鏡臨丹闕 (교여비경림단궐) : 날아다니는 거울처럼 흰 달빛 붉은 문에 비치고

綠煙滅盡清輝發 (록연멸진청휘발) : 푸른 안개 다 사라지니 맑은 빛을 내는구나 

但見宵從海上來 (단견소종해상래) : 밤이면 바다에서 떠오르는 것을 볼 뿐이니

寧知曉向雲間沒 (녕지효향운간몰) : 어찌 새벽에 구름 사이로 지는 것을 알리요

白兔搗藥秋復春 (백토도약추부춘) : 흰 토끼는 봄이고 가을이고 약을 찧고 있는데

嫦娥孤棲與誰鄰 (항아고서여수린) : 항아는 외로이 누구와 이웃하여 살고 있는가

今人不見古時月 (금인불견고시월) : 지금 사람은 옛날의 저 달을 보지 못하지만

今月曾經照古人 (금월증경조고인) : 지금 저 달은 옛사람들을 비추었으리 

古人今人若流水 (고인금인약류수) : 옛사람 지금 사람 모두 흐르는 물과 같지만 

共看明月皆如此 (공간명월개여차) : 다 같이 달을 보고 모두 이와 같았으리라

唯願當歌對酒時 (유원당가대주시) : 오직 바라노라, 노래하고 잔을 들 때에 

月光長照金樽裡 (월광장조금준리) : 달빛이 오래도록 술잔을 비추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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友人會宿 (우인회숙) 친구들 모여 잠자다 / 李白 (이백)

 

 

滌蕩千古愁 (척탕천고수) : 천고의 시름 씻어보자고

留連百壺飲 (류련백호음) : 연달아 백병의 술을 마신다

良宵宜清談 (량소의청담) : 이 좋은 밤, 이야기나 나누세

皓月未能寢 (호월미능침) : 휘영청 밝은 달, 잠 잘 순 없어

醉來臥空山 (취래와공산) : 취하여 빈 산에 누우니

天地即衾枕 (천지즉금침) : 하늘과 땅이 바로 내 이불, 내 베개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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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겸, 야주취월 (밤배에서 달빛에 취하다)


 

 


 

井中月 (정중월) 우물 속의 달 / 李奎報 (이규보)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 산중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하여

竝汲一甁中 (병급일병중) : 병에 물을 담을 때 달도 함께 담았네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 하지만 절에 이르면 응당 깨닫게 되겠지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 물을 쏟으면 달 또한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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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윤, 월하탄금도

 

 

 


 

問劉十九 (문유십구) 눈 내릴 것 같은 저녁  / 白居易 (백거이)


 

綠螘新醅酒 (녹의신배주) : 새로 담근 술 익어 거품 오르고

紅泥小火爐 (홍니소화로) : 작은 화로에는 숯불이 이글이글

晩來天欲雪 (만래천욕설) : 눈이 내릴 것만 같은 이 저녁

能飮一杯無 (능음일배무) : 술 한 잔 하지 않으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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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순, 겨울 풍경

 

 

 

 

마지막 시는 내일 눈이 올지도 모른다고 해서 날씨에 맞춰 추가했어요. 


그런데 다 쓰고 보니 달을 노래하기보다는 술을 권하는 시들 같군요. ^^


(오늘 밤 달님이 얼굴을 보여주면 한 잔 쭈~욱 ^^) 


혹시 멋진 한시를 알고 계시면 혼자 몰래 읽지 마시고 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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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섭, 달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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