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1 19:02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보고 왔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프랑스에서 찍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각본 자체는 [아무도 모른다] 이후 썼다고 해요. 원래 각본은 일본이 배경이었다는
말인데, 프랑스로 옮기니까 더 그럴싸해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주연배우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스타였을 때
더 잘 먹히니까요.
파비안느 당주빌이라는 배우가 주인공입니다. 얼마 전에 회고록을 썼고 지금은 SF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 중이죠. 이 영화에서는 병을 앓는 주인공이 우주로 나갔다가 7년마다 돌아오는데, 딸은 계속 정상적으로
나이를 먹지만 주인공은 늘 그 나이 그대로예요. 파비안느가 연기하는 역은 나이 든 딸입니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미국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는 딸 뤼미르가 딸과 남편을 데리고 프랑스에 방문하는데,
파비안느의 비서, 또는 집사인 뤼크가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그만 엄마의 비서일을 떠맡게 됩니다.
프랑스로 옮기니까 더 그럴싸해졌다고 했는데, 그래도 놓치는 게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일본 영화가 가진
현실의 무게가 떨어지죠.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좀 바캉스 같은 영화입니다. 깊은 고민은 접어두고 다른 나라에서
그 나라의 유명한 배우들과 가볍고 추상적인 유희를 즐긴다고 할까.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연기라는 행위입니다. 그걸 카트린 드뇌브라는 대스타를 통해 화려하게 펼쳐보이는 거죠. 그렇다고
드뇌브가 이 영화에서 엄청난 명연기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럴 필요도 없고. 대신 영화는 스타성의 허구성,
연기와 대본의 관계, 대스타의 에고를 가진 사람들이 주변사람에게 끼치는 영향 같은 것들에 대해 연구합니다.
그리고 그 중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나와요. 특히 배우 엄마와 작가 딸의 관계 같은 것들이
그렇죠. 단지 파비안느의 라이벌 사라의 이야기는 조금 더 깊이 다루어졌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 가볍게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라.
(19/11/21)
★★★
기타등등
뤼디빈 사니에가 딸 역의 배우 중 한 명으로 나옵니다. 오래간만이에요. 요새는 뭐하고 있는지.
감독: Hirokazu Koreeda,
배우: Catherine Deneuve, Juliette Binoche, Ethan Hawke, Clémentine Grenier, Manon Clavel, Alain Libolt, Christian Crahay, Roger Van Hool, Ludivine Sagnier,
다른 제목: The Truth
IMDb https://www.imdb.com/title/tt8323120/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806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53 | 메리와 마녀의 꽃 Meari to majo no hana (2017) | DJUNA | 2017.12.06 | 5381 |
752 | 애즈 갓 커맨즈 Come Dio comanda (2008) [1] | DJUNA | 2010.03.26 | 5374 |
751 | 사다코 2 Sadako 3D 2 [1] | DJUNA | 2014.03.15 | 5373 |
750 | 인디애나 몬로비아 Monrovia, Indiana (2018) | DJUNA | 2019.05.12 | 5362 |
749 | 블루 데님 Blue Denim (1959) | DJUNA | 2018.05.20 | 5359 |
748 | 섬광소녀 Shǎnguāng Shàonǚ (2017) | DJUNA | 2018.07.05 | 5356 |
747 | 머니 몬스터 Money Monster (2016) | DJUNA | 2016.08.25 | 5353 |
746 | 사막에서 연어낚시 Salmon Fishing in the Yemen (2011) [1] | DJUNA | 2014.10.09 | 5342 |
745 | 목격자 (2018) | DJUNA | 2018.08.06 | 5340 |
744 | 쿼터매스 앤 더 핏 Quatermass and the Pit (1967) [2] | DJUNA | 2014.04.28 | 5332 |
» |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La vérité (2019) [2] | DJUNA | 2019.11.21 | 5326 |
742 |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Moratorium Tamako (2013) [1] | DJUNA | 2014.09.07 | 5287 |
741 | 내가 죽던 날 (2020) [1] | DJUNA | 2020.11.16 | 5275 |
740 | 손 없는 소녀 La jeune fille sans mains (2016) | DJUNA | 2016.10.31 | 5262 |
739 | 전쟁과 평화 Vojna i mir (1966) | DJUNA | 2019.04.29 | 5258 |
738 | 메모리즈 (2019) | DJUNA | 2019.07.25 | 5255 |
737 | 세넨툰치 Sennentuntschi (2010) | DJUNA | 2017.01.22 | 52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