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4 13:20
뒤늦게 오리올 파울로의 [더 바디]를 보았습니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봤더니 안 본 영화더군요. 그 착각이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설정이 굉장히 친숙해요. [디아볼리크]의 아류지요. 대학생이랑 바람이 난 화학자가 돈많은 아내를 독살했어요. 하지만 시체는
영안실에서 사라지고 경비원은 공포에 질려 달아나다가 차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형사는 화학자를 부검실로 불러들여 심문을 하는데,
그 날 밤이 지나기 전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마치 아내가 다시 살아나서 그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여기저기에서 메시지가
오는 거죠.
거의 원안이라고 할 수 있는 틀이 존재하기 때문에 감독/각본가의 취향이 더 쉽게 드러납니다. 감독의 최신작인 [인비저블 게스트]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죠. 두 이야기가 비슷해요. 모두 현대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고풍스러운 정통 추리물인데 여기에 비슷한 성격의 복수극이
끼어드는 거죠. 복수의 이유, 최종 결말 같은 건 거의 똑같죠.
[인비저블 게스트]와 비교하면 [더 바디]가 좀 밀립니다. [디아볼리크] 이야기와 반전이 잘 안 붙는 거죠. 초반부터 너무 튈 수밖에 없는
재료예요. 관객들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저게 후반에 이 친숙한 이야기와 연결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려나?"라는 생각을 품게 되지요.
그 중 상당수는 진상에 도달했겠고. 그리고 이 반전의 재료 중 상당부분이 그냥 반전을 위한 반전용이라 게임이 조금 공허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비저블 게스트]도 문제가 없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더 바디]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웠죠. 이야기꾼으로서 성장 중인 모양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이야기만 만들면 곤란하겠지만.
아시겠지만 이 영화는 [사라진 밤]이라는 한국 영화로 리메이크되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다음 주가 시사회인데, 원작의 문제를
잘 해결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러고보니 [인비저블 게스트]도 한국 영화 리메이크 계획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18/02/24)
★★☆
기타등등
왓챠에서 봤어요.
감독: Oriol Paulo, 배우: José Coronado, Hugo Silva, Belén Rueda, Aura Garrido, Miquel Gelabert, Juan Pablo Shuk, Oriol Vila, 다른 제목: The Body
IMDb http://www.imdb.com/title/tt1937149/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9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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