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그린 세 그림

2016.03.14 11:56

Bigcat 조회 수:5538

Madame_R%C3%A9camier_by_Jacques-Louis_Da

 레카미에 부인의 초상, 자크 루이 다비드, 1800년, 캔버스에 유채, 174 * 244, 루브르 미술관 소장







JulietteR%C3%A9camierG%C3%A9rardCarnaval

 줄리에트 레카미에, 프랑수아 제라르, 1800년, 캔버스에 유채, 222.5 * 148, 파리 카르나발레 미술관






다비드와 제라르는 사제지간이었습니다. 화면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비드는 솔직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분은 초상화를 그려도 인물에 대한 미화를 안했다네요. 그럼 그 많은 역사화는 뭐냐고 하실텐데, 그 작품들은 구도나 설정이 미화된 것이지 인물 자체에 대한 미화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 초상화만 비교해 봐도 알겠네요.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다비드 선생은 아내의 초상화도 전혀 미화를 안하고 그려서 그 때문에 부부싸움이 있을 정도였답니다.


 그림의 주인공 레카미에 부인(1777~1849)은 당대 프랑스 사교계의 유명인사였습니다. 작가이기도 해서 사후에 회고록이 출간되기도 했고요. 여튼 그림에서만 봐도 대단한 미인이란건 알겠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그것도 비슷한 구도로 초상화가 둘이나 나온 이유가 재밌더군요. 레카미에 부인은 다비드 선생이 그린 자기 초상화가 싫었답니다. 너무 좀 우울해 보이는 데다가 아마도 고리타분하게 느껴졌던거 같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미술사학자들의 평에 따르면 다비드의 초상화는 철저하게 신고전주의 미학에 충실한, 이상화된 아름다움의 여인상이랍니다. 벌써 듣기만 해도 고리...) 그래서 부인은 다비드에게 일방적으로 초상화를 더 이상 그리지 않겠다고 통보한 뒤 이번에는 제라르라는 화가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의뢰한거죠. 그런데 얄궂게도 제라르는 다비드의 제자...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다비드는 화가 나서 초상화 제작을 중단해 버렸고 이 그림은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죠.( 덕분에 다비드의 화법이나 필치 연구에는 좋은 자료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봐도 제라르 선생 그림이 훨 눈에 들어오네요. 당시 이십 대 초반이었을 주문자 입장에서도 두 번째 그림이 아무래도 취향이었을 듯 합니다.


그리고 마그리트 선생 그림은....


진짜 천재라는게 이런 건가 싶습니다. 대체 뇌구조가 어떻게 되면 이런 상상이 가능한 걸까요?




perspective-madame-recamier-by-david-194

 레카미에 부인Madame Recamier,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951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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