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동료들과 단골 식당에서 밥을 먹-은 게 아니라 맥주를 마셨-어요, 주인장이 우리 테이블로 와 고기 굽는 걸 도와주면서 저를 힐끗 바라보더니 그러시더라고요. "타인의 에너지를 움직이는 힘이 있는 관상인데 조용히 살고 계시네요. 그러지 말고 성질 많이 부리고 사세요~ 속으로만 삭히고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 게 미덕은 아니에요" 사람들과 연대하려는 마음/자세가 없어 보인다는 걱정을 조언으로 곁들이시더군요. 세상에나~만상에나~

누구라도 듣기에 민망한 말이잖아요. 이 분 아드님 독일로 유학 떠나는 것 결정할 때,  제게 도움을 구해서 이런저런 정보와 안내를 드렸었거든요. '더 이상 서양 문물이  한국의 정서적 예술적 사유의 구루로서 군림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아드님과 많은 정보를 토대로 의견을 나눠보시라~'는 조언을 했었죠. 지금은 서양 유학생이 들어와 더 이상 한국의 사회적 예술적 사유의 구루로서 군림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 말씀드리려다 그말은 꿀꺽 목구멍으로 삼키고 말았습니다.

그때에도 한국 사회에서 유학의 이력을 높게 보는 이들이 있다는 게 좀 신기했고요, 그게 어떤 관점에 의한 건지 지금도 접할 때마다 솔직히 의아합니다. 저물어가는 황혼녘의 가을을 그 계절답게 비감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줘야 할 터수에 그게 마치 미래시제에 관한 연속적인 지혜를 여전히 제공해줄 것이라고 믿는 마음들이 좀 안타깝게 여겨진달까요. 모든 개성적 사유, 그리고 감각적 사유, 솟구치는 시간에 대한 자존감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가족, 주변인들이 그걸 모를 수도 있으나 당사자는 자신의 사회적 가치판단에 대한 느낌적 느낌은 있어야 할 텐데......

그 아드님이 무슨 일 때문인지 잠시 귀국한 중에 어제 저와 첫대면을 하게 됐어요. 얼마나 인물이 좋은지... (요즘 한국 젊은이들 다 인물 좋고 자신감 충만하죠.) 그런데 재미있기도 어이없기도 했던 게 어머니에게 하는 말투가 '시오~'체였다는 거에요.
가령 이 반찬 드셔 보시오~ 물 좀 드시오~ (저에게) 밥값 계산은 울 엄마가 하게 두시오~ 이런 식.
메일 주소를 알려달래서 적어줬더니 20대 때에도 애인에게서 못받아봤던 알콩달콩, 다정다정한 내용이 들어와 있네요. ㅋㅎ

그나저나 새벽부터 아무 자극도 안 받은 겨드랑이 뒷쪽에 통증이 몹시 심해서 끙끙 신음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아무 자극도 안 받은 발이 이유없이 퉁퉁 부어올라서 맨발로 걷기에도 불편한 상태이고요. 외출할 때 신발을 구겨신어야 할 정도입니다. (나름 모양새 중요하게 사람인데 없어보이게스리~ ) 몸의 다른 부분들은 괜찮은 상태인데 두 곳만 그러네요. 낮에 어려운 분들과 약속이 잡혀 있는데 그것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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