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운동

2011.04.16 14:22

메피스토 조회 수:3851

* 축구 농구 야구를 싫어하거든요(끌려간다)

 

 

* 제목이 조금 일반화스럽군요. 수정할께요. 그냥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라고 얘기하면 될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 포커스를 취업에 맞추겠습니다. 인상쓰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군요. 또 취업이냐? 도대체 그게 뭐 어떻다는거야? 그거 남들 다 하는거 아니야?

 

어떤 사람들은 '취업'이라는 것이 대단히 쉽고 빠르며 간단하게 이뤄질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혹은 취업이라는 것이 정말 별거아닌 단순한 요소이고 핑계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답은 당연히 '아니오'입니다. 취업은 한사람의 인생의 질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론 취업으로 인한 소득이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두가지가 크게 다르진 않죠. 즉, 한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취업은 쉽지 않습니다. 예전보다 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복잡합니다.

 

요즘 대학생들의 생활이 어떨까요. 돈의 연속입니다. 등록금, 교재비, 학원비, 어학연수or유학비, 자격증비용, 자취방....집안으로 부터 지원을 받는 친구들도 있지만, 요즘 대학생활은 한마디로 돈의 연속입니다. 이 모든게 무엇때문일까요. 사회가 그걸 요구하기 때문이죠.  정확히는 대학을 다니기 위해 그렇게 돈이 필요하고, 취업시장에서 그런 돈드는 스펙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세뇌를 당해서? 아뇨. '사실'이 그렇습니다. 예전에 4학년때 모기업 인사담당자라는 사람이 와서 얘기하더군요.  학생들이 스펙쌓기에 고심하지만 기업이 보는 것은 인성과 열정이다. 클래스의 대다수의 학생들은 속으로 비웃었습니다. 그 회사에 들어간 친구들의 면모를 보면 그 말이 거짓이라는걸 아니까요. 스펙쌓기를 비난했지만, 정작 토익점수 높고 해외 봉사활동과 인턴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는 회사의 인사담당자의 강의를 들은 4학년 우리들은 강의가 끝나고 토익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에 올라갔습니다.

 

우리에겐 화수분이 없습니다. 돈을 벌어야하고, 일을 해야하죠. 졸업하고 나서가 아니라 학창시절부터 그렇게 해야합니다. 공부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으로 스펙을 쌓아야합니다. 스펙을 쌓는데에는 시간과 돈, 아니면 시간이나 돈;즉, 비용이 듭니다. 비용은 절대적인 의미입니다.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해도 어쨌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희생;즉, 비용이 들어갔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용없이 할 수 있는건 단언컨데 거의 없습니다. 운동도 하고 스펙도 쌓는게 아니라, 운동을 하거나 스펙을 쌓거나, 양자택일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둘다하는 능력자들이 있을까요? 있겠죠. 학원 한번 안다니고 8시간씩 잠자고 예습복습하는 걸로 서울대가는 친구들보다는 많겠죠. 그러나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숫자는 아닐겁니다. 누군가 무엇을 했다면, 그것이 당사자에게 가능했기에 무엇인가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운동을 하는데에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 비용은 우리가 스펙을 쌓는데 필요한 시간과 돈이죠. 그렇게 스펙을 쌓아도 취업못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판국에, 학생들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요. 운동 좋죠. 하지만 운동을 하며 그 사람의 삶에 스멀스멀 끼어드는 불확실성을 누가 책임져줄 수 있을까요. 대학생들이 운동을 해서 장기적으로 사회가 발전할까요. 하겠죠. 그런데 그 학생들의 인생은 누가 책임져줍니까. 학생들은 갓난쟁이가 아니니까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져야할까요? 맞습니다. 그래야죠. 그래서 그들은 운동을 하지 않습니다.

 

운동했던 90년대 학번 선배가 있습니다.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지금 놀아요. 30대 중후반인데 아직 놉니다. 결혼도 못했어요. 좋은 사람인데 직장도 못찾았고 결혼도 못하고 연애도 못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 사람의 인생을 열심히 살지 않았다고 비난할 수는 없어요. 그건 천박한 오만입니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선 씁쓸하죠.  잠깐, 이건 좀 극단적인 예인가요. 다른 예시를 들어보죠. 주변에 운동한다는 친구들은 대부분 그 길로 특화;정치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월급받고 돈버는 생활;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하는 친구들은 소수입니다. 1,2학년때 잠깐 운동하다가 3,4학년때 운동을 끊은 친구들은 그럭저럭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또 다른 예시. 지인이 면접을 보러갔답니다. 학생때 참 열심히 '운동'하던 친구죠. 여기서 운동이 무슨 거창한 일도 아니었어요. 그냥 등록금투쟁수준었죠. 이력서 경력란에 총학생회 경력이 있었는데 채용하는 사람이 눈쌀을 찌푸리며 "혹시 운동권이었어요?"라고 물어봤다더군요. 면접때는 당당해야한다고 배운 지인은 그 말에 긍정하고 자신이 그를 통해 무엇무엇을 배웠다라는 이야길했다같은 전형적인 면접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다대다 면접에서, 지인이 받은 질문은 그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현실적인 의미에서 대학생들이 운동을 하기 위한 조건엔 두가지가 있습니다. 둘의 관계는 and일수도 있고 or일수도 있습니다.

 

1. 운동이 그 사람의 인생에 직접적이며 가시적인 도움을 준다.

2. 운동을 해도 삶을 꾸려나가는데 지장이 없다.

 

대학생들이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사회에서 운동이 1이나 2의 대접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건 전적으로 기성세대의 잘못입니다. 정리하죠.   

 

 

* 전혀 다른 얘기지만, 전 그래서 운동하는 친구들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희생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존경이죠.  하지만 20대에게 운동을 하라고 강요하거나,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투표에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우리가 다른 무언가를 고려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활동;일종에 운동인 샘이죠.  우리에게 필요한건 올바른 판단력뿐이죠. 그렇기에 전 이명박을 뽑는 사람을 비판합니다. 혹은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을 비판합니다. 비용이 거의 들지 않음에도 무언가를 하지 않는것은 순전히 게으름이니까요.  하지만 20대가 운동을 하지 않기에 비판할 수 있느냐. 전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희생이 의미가 있는건 그것이 100%자발적일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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