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1 14:06
집값(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로 정의하겠습니다)이 꽤 오랜 기간동안 오르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해서 2019년까지 연말 기준으로 6년 연속 상승하였습니다.(KB부동산 서울아파트 시세 기준) 86년 통계 작성이후 가장 최장기간 상승이고 올해 역시 올 연말의 집값이 올 연초의 집값보다 높을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그럼 내년은 어떨까요? 내년에도 오르면 8년 연속 상승이라는 정말 보기 드믄 상승을 경험할 것입니다. (아마 그렇게 될 겁니다. 매우 높은 확률로) 저는 왜 집값이 올랐고 앞으로도 내릴 것 같지 않은지에 대해 얘기해 보려합니다.
1. 집(Residential Property)이란 인간의 생존 필수 요소인 의식주의 하나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오늘 저녁에 내 한몸 누일 공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집은 구체적인 사용 용도를 가진 범용재(Commodity)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집이란 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는 투자자산의 성격을 가가집니다. 내가 살고 있지 않은 빈집은 임대를 통해 임대료란 현금을 벌어다주죠. 그래서 범용재인 집이 순수한 투자자산인 채권, 주식처럼 투자의 대체재로서 광범위하게 간주됩니다.
2. 흔히들 "집은 여자가 봐야지 남자가 (주택 매매를)결정하면 결과가 별로다"란 통설이 있습니다. 살아보니 그 말이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습니다. 남자들이 주택에 관한 의사결정에 여자보다 못한 이유라면 저는 여자들은 주택을 범용재로 보고 남자들은 주택을 투자자산으로 보기 떄문이 아닌 가 생각합니다. 투자자산으로 서울의 아파트는 그닥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전월세 수익이 집값대비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가 너무 비싸다(서울 집값 거품이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만, 서울의 집값은 전월세 수익율과 관계없이 꾸준한 우상향을 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중반 및 2010년대 중반을 제외하고) 그 현상에 대한 저의 해석은 주택은 투자자산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으나, 그 가격을 결정하는 보다 근본적인 요소는 범용재로서의 사용가치라는 것입니다.
3. 자본주의의 다른 모든 재화처럼 범용재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수요와 공급"일 뿐입니다.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으면 가격은 오르고 수요가 적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오릅니다. 자본주의는 가격의 상승을 통해 공급을 유인하고 많아진 공급은 가격을 다시 내립니다. 이게 우리가 매일 매일 소비하는 모든 재화의 기본 원칙이고 마치 중력처럼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사회 모든 부분에 적용됩니다. 다만 가격의 상승이 공급을 증가를 유인할 수 없는(공급의 비탄력성) 재화는 가격이 계속 오를 수 밖에 없고 정부가 개입하더라도 가격의 상승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꽤 길게 쓸 얘기지만 한줄로 요약하면 결국 집값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정부가 주택공급을 지속적으로 비탄력적으로 만드는 정책을 계속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4. 집값이 이렇게 오랫동안 오른 건 문재인 정부 탓만은 분명히 아닙니다. 주택가격 상승은 박근혜 정부였던 2013년 부터 시작되었고 그것은 박근혜 정부의 의도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나쁜 정부라서 집값을 부양하려 한 건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후반부부터 집값은 계속 하락하였고, 경기의 부양이 필요한그런 상황에서 집값의 부양은 정부의 정상적인 정책입니다. LTV를 높여주고 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추가 택지 개발 종료)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나, 그 당시 집값은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참여정부 시절의 건설한 2기 신도시(판교,위례, 광교, 동탄, 한강, 김포 등)와 뉴타운 등 공급이 충분한 상황에서 4~5년간 집값은 계속 부진하였고, 집값이 조금 오르기는 하였으나 사람들은 집 살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당연히 전세가는 매우 높아 집값대비 전세율이 75%에 육박, 2016년, 2020년 6월말 지금은 53%)
5. 박근혜 정부의 주택정책은 집값이 부진하고 인구 감소의 시대에서 더 이상의 신도시 개발은 중단하고 기존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에 촛점을 두었습니다. 재건축 연안을 30년으로 줄여주고 안전진단의 기준도 내려주어 재개발 재건축을 촉진하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당시의 상황과 장기적 관점 모두 훌륭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 정부의 주택 정책이 난맥을 띠게 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이 정책을 폐기하고 도심 재개발, 재건축의 적극적 저지와 3기 신도시 라는 해서는 안되는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구가 줄고 특히 생산가능 인구가 줄면서 여성 취업자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서울에서 먼 신도시들의 집값이 시들하고, 유독 직장(강남, 광화문, 여의도)에서 가까운 아파트들의 가격이 약진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여성 취업자들의 증가로 출퇴근 시간이 주택 선택의 가장 중요한 팩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맞벌이 부부는 빨리 귀가해서 애들을 돌봐야합니다). 일산은 1기 신도시 초기분당과 맞먹는 위상을 가졌으나 지금은 부천보다도 선호가 떨어집니다. 주거의 편의성과 환경에서는 부천이 일산과 상대도 안되지만 결국 출퇴근 시간(교통)이란 요소는 주택시장에서 압도적 변수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 것은 저의 의견이 아니라 그냥 팩트입니다. 문제는 직장이 있는 시내에서 가까운 지역(당연히 서울시내)엔 빈땅이란 존재하지 않고, 오래된 아파트, 상가, 단독주택, 빌라가 빼곡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바로 그 위치에 존재하는 새 아파트에 살고 싶어합니다.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는 재개발 재건축이 아니면 방법이 없는데, 현 정부와 죽은 전 서울시장은 지속적으로 그 욕구를 거부하거나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았습니다. (안전진단 강화, 실거주 요건 추가, 재초환, 분상제, 서울시의 아무 이유없이 인허가 안해주는 그냥 깡패짓 등)그래서 이미 그런 지역(강남, 마용성)에 이미 지어진 새 아파트들은 매우 큰 희소성(Limited Editions)을 띠고 계속 오르고 또 오릅니다. 정부의 정책으로 그런 주택의 공급은 앞으로 난망하게 되어 버리니 앞으로도 가격이 내릴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게 본질이고 핵심입니다.
6.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처음 들으신 분들은 없을 것이고 그런 기사는 넘쳐 납니다. 정부는 김현미 장관은 공급은 충분하다고 계속 반복해서 주장하시는데 누구 말이 맞는 건가요? 정부말을 신뢰하신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급은 충분한데 가격은 계속 올라가니 결국 수요가 이상한 것이고 그 수요는 투자수요이며 투자수요란 결국 투기꾼들의 수요이다로 결론이 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생각하면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의 주택공급은 적지가 않았습니다. (10년 평균 3만호 정도인데 2018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4만호를 넘었죠) 그런 원인을 생각해보면 1) 2010년대 부진했던 주택가격으로 전세에 머물던(주택구입을 이연한) 많은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주택을 구매하기 시작하여 많은 공급을 모두 소화하고도 가격이 상승 2) 기존 주택의 노후화 심화 + 신축 선호로 신축가격 상승. 입지 좋은 신축이 집값을 레벨업 하면서 전반적 집값이 상승. 이 두가지 현상에 대해 현정부의 책임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현정부가 정말 잘 못한 것은 입지(교통) 좋은 곳의 신축에 대한 수요가 집값을 끌어 올리는 원동력이라는 너무나 뻔한 현실에서 그럼 그런 집이 될 수 있는 잠재공급인 재건축 재개발을 못하도록 철저히 막아놓았다는 겁니다. 시장은 알고 있습니다. 서울에는 향후 2~3년간 집(새 아파트)가 나올 물량이 없다는 걸. 너무나 당연하지요. 올해 서울 공급은 4.3만채 정도(통계치가 조금씩 다르네요)인데 내년엔 2만 5천채입니다. 후년엔 1만채 남짓. 정말 무서운 숫자입니다. 그나마 재초환 미적용으로 부랴 부랴 재건축을 진행해서 분양한 서초구, 강동구(둔촌주공) 물량이 23년 24년에 각각 5만채 정도 나온답니다. 문제는 그게 다 입니다. 알다시피 그 이후 정부와 서울시는 철저히 재건축을 막아왔고 재초환을 피한 그 집들이 입주를 하게 되면 그 후에 서울 시내에 더 이상 나올 집은 없습니다.
7. 그게 다가 아니죠. 서울의 집들은 하루 하루 늙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의 아파트중 제일 비중이 높은 게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지어진 것들이고 이 집들이 나이가 30을 넘어 40이 되어갑니다. 국민소득 3만불이 넘는 사람들이 국민소득 1만불이 안되는 시기에 지어진 집에 살고 있으니 만족스러울리가 없습니다. 재건축에 대한 욕구는 날이 갈 수록 커질 것이고 이 문제를 계속 미룰 수록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커져만 갑니다. 질적 공급이 아니더라도 양적으로도 서울시의 주택숫자는 매우 부족합니다. 주택보급율이란 말도 안되는 기준으로도 서울시의 주택보급율은 95%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시의 인구는 줄고 있습니다. 사람이 들어가 살 집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주택보급율에 잡혀있는 주택에는 실내에 화장실조차 없는 게딱지같은 주택도 한채로 잡혀 있고, 내일 쓰러질 것같은 폐허같은 단독주택 다세대 주택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우 우스꽝스럽게도 땅값이 가장 비싸고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서울의 전체 주택대비 아파트 비중은 전국에서 제일 낮은 편(맨 아래에서 3번쨰 ,43%)입니다. 어떤 기준을 갇다 대도 서울의 아파트 공급은 매우 부족한게 팩트입니다.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8. 제가 여기엔 인용한 숫자들은 기밀 문서가 아니라 조금만 써칭을 해봐도 인터넷에 널려 있는 공개화된 정보들입니다. 그 정보를 조금만 들여다 봐도 서울의 집값은 우상향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걸 알면 뭐합니까? 대출을 안해주니 살 수가 없는데. 선택은 대출이 전과 같았다면 살 수 있었던 그 집보다 못한 집을 사거나 전월세로 사는 거 2중의 하나 입니다. 좋은 집이 공급이 부족해서 오르는데 그 보다 못한 집들(경기도에 있는 집들)은 서울에 그 집을 못사는 사람들이 그 집이라도 사야하기 때문에 오릅니다. 그렇게 내려가고 내려가서 요즘에 빌라, 다세대 주택들도 가격이 꽤 오르고 있습니다. 내가 소득이 있고, 멀쩡한 담보(주택)가 있어서 은행에서 떼일 일이 없는게 분명한데도 정부 정책 때문에 나는 돈을 못빌려서 그 집보다 못한 집을 비싸게 주고 사야하는 게 현실입니다.
9.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해 조세정책 등으로 지속적으로 매각을 유도하고 실거주를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그 얘기는 꺼꾸로 임대가 될 수 있는 집이 점점 줄어든다는 얘기이고 이 얘기는 임대료(전세가, 월세)가 오른다는 얘기입니다. 아니 오르는 건 두번째고 전세 구하기 정말 힘듭니다. 저도 전세를 꽤 살아봤지만 전세가 오르는 시기엔 정말 전세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도 집을 산 케이스고요. 앞으로는 과거의 전세난과는 차원이 다른 전세난을 겪게 되실 겁니다. 그러다 보면 집을 안 살 수가 없는 상황으로 몰립니다. 당장 내가 자리에 누울 집은 필요한데 전세가 없으니 어떻합니까? 집을 살 수 밖에. 아니면 월세? 올라간 전세가는 집을 구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정부가 그렇게 미워하는 주택투자자들의 주택 투자를 용이하게 만듭니다. 어떤 경로이든 전세가의 상승은 주택 가격을 끌어올립니다.
10. 뭐가 되었든 정부의 현 정책은 집값을 계속 올리고 올릴 수 밖에 없는 정책입니다. 그 핵심은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정부의 태도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별로 어려울 게 없는 이 단순한 논리에 대해 정부는 끝까지 외면하는 것이 1) 재건축 재개발 대상 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자본 차익을 절대 허용해선 안된다는 선악위주의 판단인지 2) 재건축 재개발을 하더라도 장기적으론(3년 이후) 집값이 안정되나 추진 초기의 부동산 급등을 현 정권이 감당하기 싫어서란 현실적인 판단인지 궁금합니다. 물론 둘 다 일 수도 있지만 요즘 민주당 돌아이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보면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짐작이 어렵습니다.
11. 논의의 시작은 서울에 직장이 있고 맞벌이를 하는 우리 사회의 꽤 상위층의 욕구로 시작되었으나 결말은 그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시작된 최상위권의 주택수요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와서 빌라와 다세대 주택, 경기도의 아파트들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전세를 거쳐 월세를 사람들의 인생에 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재건축 재개발을 허용하면 그것이 가능한 지역(주로 부유한)의 토지 소유자에게 자본 차익이 나는 것은 필연이나 장기적으로 재건축 재개발의 이익은 사회 전체에 긍정적으로 미칠 수 있습니다. 재건축 재개발을 통한 자본이익은 적정한 선에서 사회에 환원(토지 기부 체납, 적정한 수준의 개발이익 과세)하는 방향으로 잡아가야 합니다만 현 정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게 그들의 정략인지 철학인지는 모르겠으나 사회에는 해악만을 끼칠 뿐입니다.
12. 민주당은 서울 부산 시장 보궐 선거에서 당연히 패할 것입니다. 그리고 1년후 정권을 잃을 것입니다. 이번에 정권을 잃으면 다시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통진당은 한나라 보다 훨씬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바로 민주당이 통진당이 집권하면 벌어질 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주당내의 운동권들이 사라질 때까지 민주당의 집권은 요원할 겁니다.
2020.08.21 14:42
2020.08.21 15:14
2010년 이래로 2019년까지 서울시 내 여성취업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0.6% 수준이고 남성취업자는 오히려 감소했는데, 이 정도 수치가 집값 상승에 얼마나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좀 의문이네요.
2020.08.21 17:06
2020.08.21 17:50
2020.08.26 16:46
2020.08.21 18:37
내 안의 이명박근혜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 맴돌고 있지요..아니..그게 우리 기득세력들이지요...
민주당이 10년 집권한 역사에 더해 이제 4년 더해지고 있는데....참 할게 많네요...
길들여진 사람들과 익숙하진 사람들에 더해 기득권력을 누려오던 사람들이 문정부 절반 넘어가면서 총공세 분위기네요...
2020.08.22 00:11
문재인 정권에서 당, 청 모두가 마지막 보루인 그린벨트까지 들먹였습니다. 명확한 시그널입니다. 그린벨트를 털더라도 재건축 재개발 대상 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자본 차익을 주고 싶지 않다는 뜻이죠. 2019년 12월 16일 이전 대출 끌어다 서울 및 수도권에 집 사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참고로 우량주라는 건 하루 이틀 혹은 일주일 가격이 내려가는 일은 있어도 전반적으로는 우상향 추세를 보입니다. 하물며 덩치가 크고 천천히 움직이는 우량주 부동산은 더 그렇죠.
2020.08.22 15:43
12번 빼고 다 동감합니다.
하지만 다음 서울 시장을 과연 통합당이 먹을 수 있을까...? 회의적으로 봅니다.
어차피 코어 지지층은 자기들 보고 싶은 뉴스만 봐요. 맘에 안들면 가짜뉴스라고 매도하죠.
통계 세탁해줄 우리편 언론도 많기 때문에 맘에 드는 뉴스 가져다 자기들끼리 보면 되거든요.
문재인 팬덤이 인구 중 40%는 되는데 이들은 결집이 아주 강해요.
단 10%의 중도층만 꼬시면 이길 수 있는 싸움인데... 과연 통합당이 중도층을 그 정도로 당길 수 있는지? 그럴만한 후보가 있는지?
문재인 팬덤이 꺾이려면 문통 퇴임 후 핵심 측근들 비리가 줄줄이 까발려져서, 저 정부도 더러웠다- 정도가 아니면 안 될거라고 봐요.
그런데 그런 미래를 막기 위해 검찰을 조지고 있어서 그조차도 안 될 것 같네요.
2020.08.22 23:28
2020.08.23 10:31
부동산이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지 꽤 되었는데 사실 문재인 정부가 좀 억울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서울시장님이 문 정부 들어서기 이전부터 배설해놓으신 게 너무 푸짐해서 ... 물론 문정부와 집권여당이 자당의 서울시장을 제어하기는 커녕 더 부채질했으니 딱히 정상참작해줄 여지는 없지만.
전임 서울시장 처음 나올 때 나름 벅차기도 했고, 그냥 순수한 (?) 시민운동가의 윤리성으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시민운동 내에서 닳고닳은 정치력과 조직력 행정력 같은 쪽에서 명성을 날리신 분이었다는 점이 저에게는 더욱 기대를 걸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했는데 - 듀게에도 차기주자로 기대를 거는 뉘앙스의 글을 쓰기도 했었군요 - 이 양반, 도대체 서울시장을 뭘로 본건지.
이 양반 서울시 자체의 장기적 비전은 거의 안중에도 없었던 것 같아요. 대선 자리를 가기 위한 포석. 그걸 위해서 자신이 가져갈 수 있는 위치는, 박정희 이명박의 개발주의를 배격하는 반개발주의의 기수. 재건축이나 오세훈류의 도시미관 개선이니 랜드마크니 하는 지향점을 철저히 배척함으로서 자기가 그런 반 박정희- 반 이명박 진영의 담론적 리더로 올라설 수 있다, 이사람이 그렸던 자신의 서울시장직의 의의는 철저히 그런 것이 아니었을지. 자신의 임기 (재선 정도를 일단 염두에 두었겠죠. 여의치 않으면 3선.) 동안 재건축을 철저히 억제하는 것의 부작용이야 자기 임기 뒤에나 본격적으로 몰아쳐 올 것이고요. 서울시가 비전을 잃고 좀 퇴락하면 어떻습니까 대통령이 된 다음 다 고치면 되죠;
아님 말고긴 한데... 아니면 도대체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는건지. 똑똑한 사람이잖아요 박원순. 본인이, 경제학 원론 수준의 지식이 없거나, 설령 없더라도 서울시 최고위 공무원단이 그 정도 분석 보고를 하지 못할 수준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아 후자는 위에서 내려준 결론에 맞춰 보고서 써서 올리는 조직일 가능성이 좀 있긴 하구나..
성희롱 문제가 작은 건인 것은 전혀 아닌데, 박원순 시장이 성희롱으로 말미암아 시장직 수행을 그만두게 된 3선 시장으로 기억되고 민주당이 그것에 책임을 지고 후보를 안내던가 야당에게 서울시장 패배하게 되는 걸로 역사적 내러티브가 생성이 된다면 그건 참 고인의 입장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밈으로 명예(...)로운 죽음이라고밖에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천만 서울시민 아니 이천만 수도권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만든 정도로 보면 좀 오버해 대역죄인 취급을 받아야 해요.
2020.08.24 11:39
저는 bankertrust님의 부동산 관련 글은 꼭 읽었던 독자입니다. 10년을 사이에 두고 입장이 반대가 되셨네요.
기회가 된다면 생각을 바꾸신 이유를 듣고 싶어요.
2009.9월 bankertrust
… 결론적으론 빚내서 집사지 마세요. 집은 천천히 사도 될 것 같습니다. 집값이 단기적으로 뛰어도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택시장은 이제 끝난 시장이 아닌가하는 무명은행원의 생각입니다.
2011.3월 bankertrust
종이신문에서 맨날 말하는 서울의 주택공급이 어쩌구는 ~... 그냥 헛소리입니다. 주택공급이 부족한데 서울시내에도 왜 미분양이 널려 있나요?
2012.5 bankertrust
서울시내 잠재적 주택공급은 사실 향후에도 엄청납니다. (위례신도시, 마곡지구, 강남 및 잠실 재건축, 강동지역 재건축, 미사지구, 용산국제업무지구, 삼성동 한전부지)
2020.08.24 18:19
이 글에 달린 어떤 댓글에도 답변이나 댓글을 달지 않으려 했지만 과거 저의 입장이 있었던 글이니 답변을 하겠습니다. 쪽지로 할까 하다 댓글로 적습니다.
10년은 긴 세월입니다. 10년 전 저의 입장은 당시의 환경에 대한 저의 생각이고 지금 저의 입장은 10년후 바뀐 환경에 대한 저의 의견입니다. 제가 2000년대말에 적극적으로 집값 약세를 말씀드린 건 99년부터 2008년까지 장기 랠리를 마치고 집값이 장기 약세로 갈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시장을 접근하는 태도를 경계하려 했습니다. 2009년에는 진행중인 사업(잠재적 주택재고)이 엄청나게 많은 상황이었고그 시기 전세가가 오르는 건 전세가가 매매가에 선행하는 시장 강세 현상이 아니라 대중들이 매매를 회피해서 전세에 머무르는 전형적 시장 약세의 전조 증상이라고 생각(사실이 그렇구요)했습니다. 아뭏든 제가 집값 하락을 얘기하는 시기 동안 집값은 내내 내렸으니 저는 저의 주장에 책임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후 세월이 흘러 환경은 바뀌었습니다. 2015년을 지나면서 집값 하락의 주 원인이었던 과공급이 세월이 흘러 시장에서 모두 소화되었고, 긴 세월 시장 약세로 인한 집값 부양책(수도권 택지 개발 중단, 대출 확대)과 긴 기간의 경기 침체로 인한 지속적 저금리, 정년연장으로 베이브붐세대의 근로소득 지속 등의 이유유로 이제 집값은 오를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수도권 택지 개발은 박근혜정부때 중단되었고 서울시내 재건축 재개발은 문재인 정부때 중단하였으니 시장에 나올 신규 주택이 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2년이상 지속됩니다. 집값은 오르고 정부의 돌아이 정책으로 전세는 구하기도 어렵고 계속 오릅니다. 너무나 명백한 상황입니다. 적어도 2년간은 다른 방향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봐요.
2020.08.2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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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바라보고 있는건
대출받아 집살 여력있는 중산층이 아님
애초에 서울 집값이 폭등하기 전에도
대출받아 집 살 엄두도 못냈던 사람들이
대부분일걸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지금 상황이 나쁘지 않아요
어차피 서울 신축은 자기랑 상관없는 이야기고
투기세력이 불로소득 얻는거 막아준다니 속이 시원하고
임대주택도 준다하고
임대차도 4년까지 연장된다하고
전월세도 상한제에,
어차피 소득세도 안내는데
재난지원금이라고 진짜 꽁돈도 던져주고
오히려 좋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