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님 트윗)

판소리 복서 보았어요. 뎀프시롤: 참회록의 장편버전이죠. 원작은 이게 워야?라는 소리가 나오는, 뜬금없는 영화였는데, 장편은 좀 정상적일 수밖에 없죠.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이 대비를 하게 되니까요. 그래도 아주 정상적인 스포츠 영화는 아닙니다.
스포츠 영화의 장르적인 카타르시스는 없죠. 판소리 복싱이 조금 더 자세하게 나왔다면 좋았을 텐데 그건 좀 아쉽고. 하여간 스포츠 자체보다 뇌세포가 하나씩 죽어가는 남자의 내면을 통해 사라지는 것, 죽어가는 것들을 애조어린 시선으로 보는 영화에 가깝고.
이혜리 배우는 귀엽고 예쁘고 반짝거리는데 좀 한국식 매닉 픽시 드림걸. 자기 욕망이나 목표가 거의 없고 남주 주변을 돌아요. 아니, 저 같으면 자기를 전혀 챙겨주지 않는 그런 체육관엔 다니지도 않았을 텐데.
이설 배우가 나와요. 역은 생각보다 크고 인상적이에요. 그리고 한복이 엄청 잘 어울리시고.
https://twitter.com/djuna01/status/1178576802005938181


위 글로 작품소개는 충분합니다만... 굳이 사족을 덧붙이자면,
코믹 스포츠 영화와는 거리가 멀고 원작 [뎀프시롤: 참회록]의 '참회록' 부분을 엄청시리 강조하고 늘린 작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고편이나

"너는 판소리 스텝을 기반으로 해서 세계 챔피언이 될거야.. 가장 한국적인게..가장 세계적인거니까"

"링 위에서 흥이 난다"

"번개같은 주먹 병구주먹! 천둥같은 장단 민지장단!"

이런 거 보고 기대하는 것과는 아주 다른 영화라는 거죠.(by 낚여서 극장에서 본 사람)

근데 그렇다고 재미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주요 배우(엄태구, 이혜리, 김희원)들의 연기가 좋고 캐릭터들도 설득력이 있고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영화의 어조도 들을 만 하고 간간히 유머러스한 장면이 나오기도 해서 즐길만 합니다. 아예 본격적으로 판소리 복싱을 다루는 코믹 스포츠 영화였다면 더 흥행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음악 리듬에 격투기를 결합한 설정은 실제로도 말이 된다고 하고요.

영화 내용과 별도로 제가 좀 신기했던 거 : 엄태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웅얼거리는 말투로 얘기하는데 대사전달은 잘 되더군요. 다른 한국 영화인 [아수라], [불한당]같은 영화에서 배우들이 웅얼거릴 때 도무지 무슨 대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자막을 켜고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신기했습니다.

묻히기엔 좀 아까운 영화 같아서 살짝 추천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7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6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48
111224 씨름의 희열... 9회 (스포일러) [4] 가라 2020.02.03 491
111223 황교안씨, 종로 안나가고 신인 공천 검토중... [2] 가라 2020.02.03 670
111222 착짱죽짱이라는 단어.. [12] 칼리토 2020.02.03 971
111221 펠리세이드 사고에 대하여 [1] 노리 2020.02.03 504
111220 월마트 슈퍼볼 광고 확장판 [8] 부기우기 2020.02.03 343
111219 중국 내 완치자 수가 사망자 수를 훨씬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3] 도야지 2020.02.03 1033
111218 안철수 신당 창당 선언 [11] 가라 2020.02.03 906
111217 2020 BAFTA Award Winners [1] 조성용 2020.02.03 8846
111216 이런저런 일기...(롯데월드, 수박) [1] 안유미 2020.02.03 382
111215 오뚜기 오동통 짬뽕맛 많이 나네요 [13] 가끔영화 2020.02.02 699
111214 중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주서 들은 것들 [11] ssoboo 2020.02.02 1428
11121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4] 조성용 2020.02.02 1063
111212 정상인들이 좀 찾아오나 싶었더니 [6] 도야지 2020.02.02 1058
111211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두개 - 체념증후군의 기록, 판데믹 [4] 폴라포 2020.02.02 1089
111210 아 그러고보니 오늘이 20200202군요 [4] 예정수 2020.02.02 582
111209 혐오의 두 부류들 [43] 갓파쿠 2020.02.02 1471
111208 제목이 여러개인 카톨릭 웨스턴 [6] 가끔영화 2020.02.02 596
111207 분노의 질주9 트레일러 [10] 노리 2020.02.02 406
111206 아콰피나 주연, 페어웰을 봤어요. (영화 내용 언급 포함) [3] 티미리 2020.02.02 628
111205 존 카펜터의 The Fog 가 40주년이라네요 [5] 부기우기 2020.02.01 4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