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윷놀이의 국룰과 '멍청이'

2020.01.21 14:56

skelington 조회 수:1165

가족들이 고스톱같은걸 그리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라 명절에 그나마 하는 전통놀이는 윷놀이밖에 안남은듯 합니다. 이번 설에도 형제들이 모이면 어김없이 윷놀이를 할것같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현재의 규칙은 어릴적 하던 윷놀이 기본룰과는 많이 변형된 방식이에요. 아마도 형제들이 결혼하면서 다른 지역의 규칙이 추가되어서일듯 합니다. 


기본룰 외에 추가된 규칙으로 보이는 룰은 


1. 특정위치에 그려진 '함정'에 말이 놓이면 자동으로 죽게 됨. 

2. 뒷면에 '뒷도' 외에 또다른 페널티가 있는 윷이 존재함. 


1번은 널리 알려진 규칙이긴 한데 어느 순간 함정자리가 2개로 늘었고 요즘에는 3개로 늘린 하드코어한 윷판을 만들자는 의견도 형제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2번룰의 존재는 사실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가족 사이에서는 '멍청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윷이에요. 이 '멍청이' 윷을 놓게 되면 그 턴은 무효가 된다는 어찌보면 간단한 규칙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멍청이' 룰이 '윷, 모를 던지거나 상대말을 잡으면 다시 한번 윷을 던질수 있다'는 규칙과 연결되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이에요. 윷모를 4,5번 연속으로 던지거나 상대의 말을 여러번 연속으로 잡아 스윕해도 마지막에 이 '멍청이' 윷을 던지면 그 턴은 모두 무효가 되고 맙니다. 말을 잘 던질수록 오히려 부담과 리스크가 커지는 규칙이에요. 


 더더욱 점입가경인것은 어느새인지 모르겠지만 이 멍청이 윷을 연속으로 3번 던지면 그 게임은 그것으로 승리한다는 새로운 규칙이 생긴것입니다. 멍청이 윷을 자주 던져서 팀에 민폐를 끼치는 일이 오히려 마치 골든 퀴디치를 잡는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3:3 팀전일 경우 팀멤버간 연속으로 3번 멍청이를 던지는 '팀 멍청이 승'과 특정 멤버가 자기 턴에 3번 연속 멍청이를 던지는 '개인 멍청이 승'이 각각 존재하는 룰이 생겼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두들 전략적으로 윷말을 놓는 전통적 방식보다는 멍청이에 의존해 승리를 가져오려고 혈안이 되어 다들 멍청이 숫자에 집착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다들 '멍청이'를 외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가끔씩 가족끼리 서로 격앙되어 '멍청이'를 외치는 모습을 외부인이 본다면 저희 가족의 품격에 대해 오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래에 이 윷놀이가 스포츠화된다든지 아님 반대로 보존이 시급한 문화로 지정되어 전수된다면 슬프지만 이 멍청이룰은 제외되어야 한다고 봐요. 


 여러분 가정의 윷놀이 규칙은 어떤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53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55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838
111253 정치 혐오론자에게... [2] 사팍 2020.02.06 523
111252 펭수, 이달의 소녀 [9] 예정수 2020.02.05 1286
111251 청와대 국민 청원을 하나 넣었는데 읽어보시고 동의 부탁드립니다. [6] 얃옹이 2020.02.05 855
111250 바뀐 선거법과 비례대표 전략, 각당의 예상 의석등 [17] 칼리토 2020.02.05 1280
111249 (인터넷 기사 하나) KNN, 홍정욱 관련주 갑작스런 22% 급등…종로 대타 거론에 부각되나 [3] 왜냐하면 2020.02.05 816
111248 윙?? 미래한국당 당대표에 한선교 라고요? [3] 가라 2020.02.05 787
111247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비공개, 청와대 특별감찰관 [118] 겨자 2020.02.05 1747
111246 [바낭] 권교정, 씰 스트라이크, 입춘, 연어 초밥 [16] 칼리토 2020.02.05 1020
111245 뇌피셜) 안철수 신당 네이밍 [7] 가라 2020.02.04 854
111244 아직 장지지지 않은 이정현 종로 출마 선언, 황교안씨는 아직도 미적.. [3] 가라 2020.02.04 584
111243 [바낭] 마라톤 준비 [10] skelington 2020.02.04 569
111242 주한중국대사, 한국어 잘하네요 [3] 머루다래 2020.02.04 873
111241 충동적으로 만들었다 성공한 요리 레시피 [5] ssoboo 2020.02.04 827
111240 눈 와요 [6] ssoboo 2020.02.04 519
111239 안녕하세요. 가입인사 드립니다. [5] 하워드휴즈 2020.02.04 424
111238 [만화책바낭] 1파운드의 복음 + 타카하시 루미코 작품들 출간 소식 + 절판책 구하기의 괴로움 등등 그냥 만화책 잡담 [16] 로이배티 2020.02.04 864
111237 여자친구 교차로 mv와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1] 부기우기 2020.02.04 389
111236 숙명여대 트렌스젠더 학생 입학 [11] 알아키르 2020.02.04 1546
111235 네? 뭐라고요? 당명이 '안철수신당' 이라고요? [17] 가라 2020.02.04 1064
111234 이런저런 일기...(사냥꾼) [1] 안유미 2020.02.04 42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