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팝!

2019.08.19 09:17

Sonny 조회 수:1181

장르로 분류하기 애매한 이런 음악을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요. 음악을 잘 알지 못해 저는 그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동원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야경, 고층빌딩, 가로등, 위스키, 엘피, 드라이브, 노랗게 깜빡이는 신호등... 신디사이저의 옛스런 멜로디를 타고 이미지들이 흘러가요. 익숙한 이 풍경들은 어둠 속에서 생경한 감각을 되묻죠. 왜 이렇게 나른한 가운데 정신만은 존재를 질문하고 있는 걸까. 고독 어쩌구 저쩌구 함께 영원히 어쩌구 저쩌구...

이런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제가 홀린 듯이 계속 시티팝만 듣고 있는 것도 신기합니다. 멜랑꼴리한 음악을 싫어하진 않지만 요새는 그런 감정조차 날려버리는 빠르고 신나는 하우스 음악만 들었거든요. 마음 속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고 어마무시한 환희에 빠져있고 싶었던 게 있었으려나요. 평범하고 별거없는 평일 속의 저를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것도 있는 것 같고. 그러니까 시티팝을 듣는다는 건 제가 억지로 흥을 내지 않아도 괜찮다 여길만큼 지쳐있는 저와 조금 화해를 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엄청나게 특별한 시간과 흥분이 아니어도, 이 쌉싸름한 시간을 한 모금씩 흘려넘기며 이완되어가고 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아침해가 떴는데도 이런 새벽감성이라니! 이 시의부적절한 글쓰기에는 굳이 새벽이란 시간을 벗어나서도 시티팝을 들으며 활기나 의지를 잃지 않은 저 자신을 증명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주말의 하이볼이 생각보다 인상깊었던 탓일까요. 어떤 시간과 기억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서, 무탈하고 소소한 5일을 잘 보낼 수 있겠죠. 저는 그럴 건데, 다른 분들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08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79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959
109457 시크릿가든의 예상 결말 [10] 보이즈런 2011.01.10 4247
109456 세상은 그들의 관계를 동성애로 몰아붙이지만... 남자간호사 2011.01.10 2432
109455 뻘글)책 사서 보시나요? [17] 새콤한사과 2011.01.10 2773
109454 알랭 들롱이 나아요. 주드 로가 나아요? [27] 자두맛사탕 2011.01.10 4288
109453 오늘 시선집중에 홍대 청소노동자 대표분이 나오셨는데... 안타까웠어요. [4] 가라 2011.01.10 2325
109452 역시 책은 원작번역본을 읽어야...... [5] 무비스타 2011.01.10 2602
109451 [기사펌]거의 소설처럼 씌어진 시크릿 가든의 이번 주 예상시나리오.. [2] 라인하르트백작 2011.01.10 2416
109450 상사의 갈대같은 마음, 죽어나는 실무직원 ㅠㅠ [7] DH 2011.01.10 2381
109449 2007년에 완독 할거라고 했던 책입니다. 무비스타 2011.01.10 2001
109448 [듀나인] 엑셀 질문이요 ㅜㅜ [5] 선케 2011.01.10 1271
109447 대단한 정총무와 폐지를 촉구하는 일밤. [9] 수지니야 2011.01.10 3234
109446 여러 가지... [7] DJUNA 2011.01.10 3404
109445 터보달린 괴물 소나타 2.0이 나오는군요 [7] 무비스타 2011.01.10 2677
109444 김종필 “안상수 대표 인품은 예술가” [13] chobo 2011.01.10 2449
109443 <마지막 대부>가 지난 주말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재탈환했군요 [12] amenic 2011.01.10 2649
109442 [한명숙 전 총리 관련] 검찰이 증인의 노부모를 찾아가서 겁을 줬다네요. [11] agota 2011.01.10 2488
109441 [사진] 진이인이와 남양주 카페 '일 피노' 다녀왔습니다 ^ㅇ^ [18] gilsunza 2011.01.10 4396
109440 kiwi 그림 구도 좀 설명해주세요 [2] 가끔영화 2011.01.10 1613
109439 동방신기(2인) '왜' 좋지 않습니까. [25] 시간초과 2011.01.10 5468
109438 씹어드세요...발라드시든가,,, [20] 깨끗한 얼음 2011.01.10 394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