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6 00:00
- 제 다회차 감상 영화 목록들 중 의외로(?)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게 요 대부 시리즈입니다. 어학 연수 다녀온 누나가 미쿡에서 구입한 비디오 플레이어 덕택에 드디어 집에서 비디오를 볼 수 있게 되었고. 근데 누나가 뭔 생각인지 대부 1, 2, 3 테이프를 사왔었거든요. ㅋㅋ 당연히 미국 테이프이니 한글은 없었지만 선진 기술 '캡션' 기능 덕에 영어 자막은 나왔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영어 자막을 읽으며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ㅋㅋㅋ 그러다 며칠 전에 뒤늦게 이게 넷플릭스에 다 있다는 걸 알고 언제 한 번 큰 화면으로 다시 봐야지! 하다가 어제 하룻동안 달렸어요. 음. 참고로 그 전엔 14인치 티비로 봤습니다(...)
뭐 암튼 스포일러 아예 신경 안 쓰고 막 적는 글이 될 겁니다. 혹시 아직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은 읽지 마시고, 넷플릭스를 켜세요. ㅋㅋㅋ
1. 1편 제목은 그냥 The Godfather. 1972년작이고 런닝타임은 2시간 57분입니다.
(심플 블랙 앤 화이트 간지!!)
- 스토리 요약 같은 건 당연히 집어 치우고요.
오랜만에 다시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1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도입부에 거의 30분 가까이 이어지는 코니의 결혼식 장면입니다.
뭐 이미 감독 경력은 10년이 넘었다지만 이런 대작은 처음이었던 30대 초반의 젊은 감독이 어쩜 이리 자신만만하게 패기를 부렸나... 싶어서요. ㅋㅋㅋ 앞으로 세 시간 동안 이야기를 이끌어갈 주요 등장 인물들이 한꺼번에 거의 다 쏟아져 나오고. 예식과 파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가운데 그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다 성격과 관계까지 깔끔하게 소개를 해가는데 그게 또 머리에도 쏙쏙 들어오면서 보는 내내 재미도 있단 말이죠. 확실히 당시 코폴라는 천재였던 듯.
(사실 전 이상하게 대부 1편을 생각하면 요 제임스 칸의 쏘니 캐릭터가 가장 정이 갑니다. 완전 개차반인데도 말이죠. 끝이 요래서 그런 걸까요. ㅋㅋ)
이후로도 영화 꼴(?)이 쭉 그렇습니다.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쉬지 않고 사건이 벌어지고, 계속 상황이 이리 변했다 저리 변했다 하며 급박하게 전개되는데도 희한하게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면서 계속해서 재미가 떨어지질 않아요. 틀기 전에 런닝타임을 보고 흠칫 했다가도 어쨌든 일단 감상을 시작하면 아주 자연스럽게 엔드 크레딧까지 달리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오락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다가 무슨 품위까지 느껴지는 듯한 훌륭한 미장센에 품격 있는 음악, 멋지게 잘 캐스팅 된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까지.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고퀄을 이룩한 대중 오락 영화가 과연 영화 역사에 얼마나 더 있었을까 싶죠.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저 감탄감탄.
(봐도 봐도 감탄 나오는 결혼식 시퀀스!)
- 근데 오랜만에 다시 보니 우리 마이클씨가 좀 달리 보이더라구요. 예엣날에 볼 때는 참으로 순수한 맘으로 캐릭터가 자기 입으로 하는 말들을 다 믿어줘서 그랬는지 마이클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둠의 세계에 끌려 들어간 애로 보였는데. 지금 다시 보니 애시당초 그냥 그게 천직이었던 녀석인 걸로. ㅋㅋㅋ
물론 본인이 그럴 생각이 없었던 건 맞는데, 그냥 맞춤형으로 다 준비된 상태로 누가 등 떠밀어주기만 하면 되는 그런 캐릭터였더라구요. 타고난 판단력과 실행력, 가차 없는 냉정함... 같은 것도 그렇지만, 형제들 중에 유일하게 마피아 바깥 세상 물을 잔뜩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반복 강조되는 '이탈리아 남자'의 성격을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었던 것도 눈에 띄구요. 성격 불같고 아들 자식으로 대를 잇는 데 집착하고 아내라는 존재에 대해선 '나님께서 아껴줄 테니 너는 니 소임을 다하라'라는 식의 태도를 갖고 있구요. 그러면서 사랑하네 뭐네 하며 케이를 찾아가 다시 꼬시는 장면은 살짝 호러였습니다. 바로 전까지 시칠리에서 만난 여자랑 그렇게 낭만 로맨스 놀이 하더니 기분 전환 너무 빠르신... ㅋㅋ
(어차피 아폴로니아든,)
(케이든 간에 여성 캐릭터는 별 존재감이 없습니다만. 그것 자체로 현실 고증이라서 괜찮습니다. 시칠리 남자놈들이란... ㅋㅋㅋ)
- 사실 요 1편의 주인공을 하나만 꼽자면 이야기상 당연히 마이클인데, 비토를 마이클과 동급의 캐릭터로 만들어낸 건 아무래도 말론 브란도의 연기 덕이었던 듯 하죠. 지금 와서 다시 보니 우리 비토 할배는 카리스마 발산!! 장면들 보단 오히려 인간적인 약함을 드러내는 장면들이 더 눈에 띕니다. 큰아들을 잃고 애통해하는 장면도 좋았구요. 특히 마지막 장면의 그 오렌지 놀이(ㅋㅋㅋ)는 참 민망할 정도로 손주 바보 동네 할배 그 자체였고. 또 이런 장면들 덕에 2편에서 비토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게 더 흥미롭고 재밌어지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작 2편에 말론 브란도는 1초도 안 나오지만요. 마지막에 나오는 척만 하죠. ㅋㅋ
(어쨌든 요 1편은 다 함께 잘 해준 후 말론 브란도가 짱 먹는 영화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ㅋㅋㅋ)
- 가만히 생각해보면 좀 웃기는 건 1편에서 평화롭게 잘 살던 콜로오네 패밀리가 그 살벌한 전쟁에 휘말리는 게 '마약 장사는 안 해!'라는 비토의 참으로 정의롭고도 영웅적인 선택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너희가 하겠다면 말리진 않겠음'이라는 통 큰 결단까지 내렸음에도 탐욕에 불타는 나쁜 놈들 때문에 그 고생을 하죠. 범죄 조직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치고는 이 '대부' 시리즈도 어쩔 수 없이 주인공들을 편드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그 중에서도 이 설정이 가장 결정적인 듯.
2. 2편은 제목은 The Godfather Part 2. 전편의 대박에 힘 입어 런닝타임은 무려 3시간 22분으로 가장 깁니다.
(1974년 기쁜 우리 성탄절은 '대부2'와 함께!!!)
- 1편이 비토의 퇴장으로 '좋았던 옛 시절'을 마무리하면서 차세대로 마이클을 들이미는 내용이었다면, 2편은 그 마이클이 세운 제국이 흔들흔들거리며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여러가지로 1편과는 차이점이 생기는데, 1편에서 마이클의 활약이 어디까지나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식으로 당위성을 확보했다면 2편의 마이클은 이제 그냥 악당이에요. 본인은 여전히 다 가족을 위한 거라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 일들을 계속 하면서 타락해가고. 결국 영화 말미에 마이클의 제국은 완전하고 강력해지지만 덕택에 그가 지키려고 했던 '가족'은 완전히 무너지죠. 어떻게 보면 마피아 미화 혐의가 강했던 1편에 비해 여러모로 어른스러워진(?) 게 2편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음핫핫 말론 브란도 선배는 이제 치웠으니 본격적으로 나님의 시간이다!!!! 일 줄 알았으나.)
- 근데 그러다보니 좀 애매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2편은 두 가지 이야기가 병행 전개 되잖아요. 비토의 어린 시절부터 '갓파더'가 되기까지를 다루는 과거 파트와 마이클이 외부의 적과 맞서 싸우며 자신의 가족을 무너뜨리는 현재 파트. 근데 현재의 비극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과거 파트는 좀 비토 미화가 심합니다. ㅋㅋ 그러니까 이 양반은 거의 의적에 가깝게 묘사가 됩니다. 범죄에 발을 담근 것도 어디까지나 생계를 위해, 폭력 없이 가볍게 저지른 것이고. 자신을 위협하는 악당이 먼저 건드리니까 어쩔 수 없이 폭력을 썼고. 사실상 '갓파더'가 된 후에도 강아지 때문에 악덕 임대 업자에게 집에서 쫓겨난 가난한 할머니를 돕기 위해 발품을 팔아 나선다거나... 하는 식이죠.
(결국 2편도 비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불쌍한 마이클찡...)
클라이막스 즈음에 번뇌에 빠진 마이클이 엄마에게 거의 울먹이다시피 하는 상태로 물어봐요. 엄마, 아빠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뭔가를 희생한 적은 없었나요? 그리고 엄마는 '응? 뭐? 왜? 무슨??'이라는 식으로 짧게 대꾸하고 맙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여준 바에 의하면 비토는 그런 거 없어요. 탐욕 없이 오로지 가족과 친구들만을 위해 살아 온 고결한 수퍼맨이었다는 분위기. 옛날엔 참 좋았고 정말로 다 가족이었고 그랬으나 현재는 나쁘고 망했다... 는 식인데 보다보니 '이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이 아무래도 좀. ㅋㅋㅋ
(액션은 폼나게)
(협박도 간지나면서 정의롭기까지 하니 이길 재간이 없습니다. ㅋㅋㅋ)
- 하지만 어쨌거나 그 과거 파트를 맡은 로버트 드 니로는 쩝니다. 완전 젊고 잘 생긴 데다가 신중하고 사려깊으면서 행동력 쩔고. 또 직접 범죄에 나설 때는 머리도 좋고 액션도 간지나고 완벽해요. ㅋㅋㅋ 이렇게 비토 콜레오네는 '단언컨데 가장 완벽한' 갱스터로 완성이 되어 버리네요. 아빠만은 못 했던 마이클이 다 잘못한 거죠. 네, 그렇습니다.
(그래도 프레도와 마이클의 마지막 드라마는 참으로 섬뜩하도록 강렬했고)
- 근데 그거야 어쨌거나 현재 파트에서 무너져내리는 마이클의 캐릭터는 참으로 장엄합니다. 점점 차근차근 흑화 과정을 거쳐 종국엔 가차 없이 적들과 배신자들(니 사정이야 어쨌건!)을 처단하고 와이프를 두들겨 패며 무기력해서 더 이상 해도 못 끼칠 자기 친형을 굳이 살해해버리는 괴물의 모습을 알 파치노가 처절하도록 잘 묘사해냈구요. 갑작스런 플래시백으로 형제들이 다 건강하게 잘 살아서 멋진 아빠(...)랑 화목하게 지내던 시절을 보여주는 엔딩씬도 참으로 강렬했어요. 정서적 울림만으로는 1편의 그 전설의 레전드 문 닫기 엔딩보다 더 강력한 느낌. 덧붙여서 코폴라가 '대부는 2편으로 완벽한 마무리라서 3편은 안 만들 거임!' 이라고 외치고 다녔던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가구요. 하지만... 나와 버렸죠 3편은. ㅋㅋㅋㅋ
(요 엔딩은 개인적으로 시리즈 최고 마무리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3. 3편은 원래 The Godfather Part. 3.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샌가 감독 재편집판을 내놓으면서 제목이 이렇게 되어 버렸군요 'The Godfather, Coda: The Death Of Michael Corleone'. 한국에선 '코다'를 알기 쉽게 '에필로그'로 바꿔서 이렇게 됐습니다. '마리오 푸조의 대부 에필로그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 ㅋㅋㅋ 의미는 알겠는데 너무 길어요. 암튼 런닝타임은 3부작 중 가장 짧은 2시간 38분입니다.
(포스터 간지는 정말 쩔지 않습니까!?)
- 참 안 좋은 소리가 많았던 게 이 3부였죠. 일단 시작부터 '더 이상 안 만들 거임!' 이라고 선언했던 창작자 본인이 돈 벌려고 나서서 만든 경우였고. 원래 기획했던 스토리를 로버트 듀발과의 불화 때문에 다 뒤집어 엎으면서 시작부터 문제였고. 또 아주 중요한 역을 맡았던 위노나 라이더가 개인 사정으로 출연을 취소하면서 감독 딸래미가 금수저 찬스(...)로 그 역을 맡고서는 발연기 논란에 시달렸고. 결국 완성된 영화는 전편들 대비 아주 나쁜 평가를 받았으며 흥행도 결국 망했고... 뭐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코폴라는 이 영화 이후에도 '드라큘라'나 '레인메이커' 같은 준수한 장르물들을 좀 더 남기며 수명을 좀 더 이어갔지만요.
근데 전 오래 전부터 이 3편 옹호론자였습니다. 위노나 라이더 빠돌이로서 소피아 코폴라의 캐릭터를 아쉽기 그지 없는 시선으로 바라봤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전 '3편 그렇게 나쁘지 않음!'이라고 줄곧 외치고 다녔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이유는 대부 3부작 중 유일하게 제가 개봉 당시에 극장에서 본 영화라서 그래요. ㅋㅋㅋㅋ 당시가 제가 중딩 때였는데. 생각해보니 정말로 3편은 딱히 문제될만한 장면이 없었네요. 대체로 이 시리즈가 다루는 소재에 비해 폭력이나 성적인 묘사가 별로 없기도 하지만 3편은 유독 더 그랬어요.
(여전히 파티와 단체 사진 장면이 나오지만 예전 포스에는 비할 수 없구요.)
- 어쨌든 옛날 극장 버전 오리지널 3편과 이 기나긴 제목의 재편집판을 제가 비교하며 분석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자세히 기억하지 못해요. ㅋㅋ 확실한 차이는 시작과 끝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는 엔딩 장면이겠죠. 쓸쓸하게 홀로 시칠리 섬에 앉아 있던 늙은 마이클이 풀썩 쓰러지는 극한의 씁쓸 엔딩이었던 오리지널과 달리 요 재편집판은 퀭한 눈으로 앉아 있는 마이클의 모습을 짧게 비춰주다가 그냥 막을 내립니다. 죽는 거 안 보여줘요. 더 더 고통받아라 마이클!!! 이라는 걸까요? 안 죽이면서도 제목은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이라고 붙여 놓은 거 보면 '얜 그냥 사는 게 죽은 거여'라는 살벌한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하고. 코폴라옹은 어째 늙으면서 더 독해지신 것인가 싶기도 하고...;
(세 편을 하루에 연달아 달리며 깨달은 건데. 저 오렌지는 대체 뭘까요. 왜 이 영화 사람들은 오렌지만 만지면 죽는데. ㅋㅋㅋ)
- 이렇게 세월이 흐른 후에 1, 2, 3을 이어서 다시 보니 3편이 욕을 먹었던 이유는 대략 이해가 됩니다. 거의 빈틈 없는 명작이었던 1편이나 그걸 이어 받아서 완벽한 마무리를 선사했던 2편에 비해 3편은 애초에 존재부터가 잉여(...)라는 느낌이 분명히 있어요. 각본도 가장 허술해서 3편의 영화 중 가장 짧으면서도 오히려 가장 산만한 느낌이구요. 최종 빌런의 존재감도 약하고 클라이막스 액션도 이전작들의 흉내내기 반복이란 느낌이 들면서 임팩트는 약하구요.
(역대 최약 빌런으로 최후도 가장 쉽고 허망하신 '자자'님. 애시당초 간지란 게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라 배우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결정적으로 갑자기 비중이 훅 커진 젊은이들의 '러브 스토리'가 문제입니다. 물론 소피아 코폴라의 연기도 크지만 그냥 그 이야기 자체가 약해요. 뭔가 관객 입장에서 이입하고 안타까워할만한 이야기가 되었어야 하는데 뭐 애초에 대부 시리즈가 '로맨스' 자체를 잘 묘사했던 적이 없고 여기서도 그렇습니다. 앤디 가르시아의 빈센트는 잘 생김을 제외하곤 대체로 무매력이고, 소피아 코폴라의 메리도 그냥 로맨스 캐릭터와 예쁜 딸 캐릭터를 오가며 어쩔 줄 몰라하는 느낌. 그나마 둘 사이에 무슨 화학작용 같은 게 쩌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여러모로 전반적으로 다 허술하더군요. 솔직히 위노나 라이더가 나왔으면 훨씬 낫긴 했을 거에요. 하지만 각본 수준에서 망한 것을 막 훌륭하게 살려내지도 못 했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나마 욕이라도 먹는 메리는 좀 나아요. 첫째 아들 앤서니 캐릭터는 아예 존재감부터 멸망이라 아무도 언급도 안 하죠. ㅋㅋㅋ
(꼭 배우들 잘못은 아니지만 니들도 딱히 잘 한 건 없습니다? ㅋㅋㅋ)
그러고보면 처음부터 캐스팅 된 배우들의 무게감부터가 달라요. 1편은 말론 브란도, 2편은 로버트 드니로가 알 파치노와 역할을 반띵 수준으로 나누어 맡았지만 3편은 그냥 알 파치노 홀로 하드 캐리에 가깝구요. 그나마 든든했던 로버트 듀발도 떠났고. 그래서 탈리아 샤이어나 다이안 키튼의 비중이 훅 커지긴 했지만 이 분들은 맡은 역할상 한계가... 특히 코니가 갑자기 패밀리의 중책을 맡게된 건 지금 다시 보니 더 쌩뚱맞게 느껴지더라구요. '20년 세월!!'의 흐름으로 납득 못할 건 아니지만 어쨌든 갑작스러운 건 사실이라.
(그래서 갑작스런 비중 급상승을 맞고 즐거우신 다이앤 키튼님.)
- 근데 그래서 뭐 이게 존재해선 안될 작품이었다? 혹은 망작이었다? 라고 생각하냐면 여전히 전 '그 정돈 아니구요'라는 쪽이구요.
어쨌든 영화사에 길이 남은 영화의 길이 남을 캐릭터가 마이클 아닙니까. 그 분의 최후를 다루는 에필로그 하나 정돈 나와 줘도 괜찮다고 생각하구요.
또 정리가 덜 돼서 산만하다 해도 이야기의 큰 그림은 괜찮습니다. 노년에 가서야 뒤늦게 정신 차리고 가족을 되찾으려 몸부림치는 갱스터 할배. 하지만 그를 놓아주지 않는 평생의 업보들. 장렬하고 비극적인 파국까지 이야기 자체는 완벽하구요. 또 그걸 알 파치노가 정말 커리어 하이급의 처절한 연기로 살려냅니다. 아마 이 영화를 까는 사람들도 마지막 오페라 극장 앞 계단에서 알 파치노가 보여준 '소리 없는 아우성' 연기까지 무시하진 못할 거에요. ㅋㅋㅋ
게다가 이야기가 좀 산만하고, 또 전편들만한 무게감은 안 느껴진다 해도 어쨌든 이것 자체가 재미 없는 영화냐, 하면 그건 또 아니구요. 먼저 나온 것들이 워낙 쩔어줘서 그렇지 그냥 갱스터 영화들 줄줄이 세워 놓으면 이 정도면 상위권 아니겠습니까. 전 여전히 괜찮게 봤어요. ㅋㅋ
(인간 깃발이 되신 알 파치노옹의 명연기를 보시졈!)
4. 그래서 종합하자면요.
다시 봐도 뭐 언제나 제 결론은 같습니다. 역사상 가장 간지나게 만들어진 대중 오락 '씨네마'라는 느낌. ㅋㅋ
다른 거 다 떠나서 그냥 재밌어요. 제 글 자주 보시는 분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제가 보통 보는 영화들 런닝타임이 거의 90분 이하인데요. 이렇게 긴 영화 세 편을 하룻동안 연달아 달리게 만들 정도로 흡인력 쩌는 재미난 영화라는 거. 그런데 각본이고 미술이고 촬영이고 연기고 간에 빈틈 없이 완벽하다는 거. 정말 이 시리즈를 남긴 것 만으로도 코폴라는 평생 칭송권을 획득한 위대한 감독이라 생각하구요.
그리고 뭐... 아니 이게 굳이 추천이 필요한 영화가 아니잖아요? ㅋㅋㅋ 그만 하겠습니다. 혹시 아직도 이 시리즈를 제대로 각 잡고 달려보신 적이 없는 분이라면 '내가 이날을 위해 운을 아껴왔구나!'하고 한 번 달려보세요. 무울론 취향에 안 맞아... 라는 새드 엔딩도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욕을 하더라도 일단은 한 번 봐야할 영화가 있는 법이고 이 영화가 그런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뻘글 끝.
+ OST도 하도 주옥 같은 것 투성이라 뭘 올려야할지 고르기도 힘드네요.
그냥 무난하게 메인 테마와.
또 그냥 무난하게 사랑의 테마.
좀 쌩뚱맞지만 3편에 짧게 삽입됐던 해리 코닉 주니어(아 이 분 이름 적어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 ㅋㅋ)의 노래 한 곡 올리며 마무리합니다.
요 영상이 영화 시리즈 하일라이트 느낌으로 편집되어 있어서 좋네요. ㅋㅋ
2022.12.26 01:10
2022.12.26 10:17
그렇죠 문자 그대로 '패밀리' 영화니까요. ㅋㅋㅋ 자막이 좀 헷갈려 하더라구요. 어떨 땐 '패밀리', 어떨 땐 '가족' 이렇게 오락가락.
아마 코폴라가 이 영화 찍으면서 '이런 대작은 할배들에겐 무리에염~' 같은 드립을 쳤다는 걸로 기억하는데. 작살나게 욕 먹을 발언이지만 실제로 영화를 이렇게 만들어 내놓았으니 마음 아픈 할배들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 물론 지금은 그 코폴라도 할배 중의 할배...
정말 배우들을 어떻게 이렇게 긁어 모았나 싶을 정도로 다들 비주얼부터 연기까지 찰떡 같죠. 이것도 감독의 영향력일 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뤼스펙 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구요.
보니깐 그냥 대부 메이킹 관련 다큐 비슷한 것도 넷플릭스에 있는 것 같던데 (제가 잘못 봤을지도;) 저 드라마도 흥미가 가네요. 그리고 정말 싱크로 대박. ㅋㅋㅋ 이게 왜 다른 사람이죠? 수준이군요.
2022.12.26 06:53
2022.12.26 10:18
저는 다 기억한다고 생각하는데도 볼 때마다 의외로 큰 덩어리를 완전히 까먹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곤 합니다. 2편에서 쿠바 혁명이 배경으로 나온다는 걸 완전히 까먹고 있다가 이번에도 놀랐구요. ㅋㅋ 영화가 너무 길어서 그런가... 근데 또 그 와중에 몇몇 장면들은 기억이 나고. 사람 기억이란 게 재밌어요.
2022.12.26 09:16
저도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대부가 파트 3입니다. 워낙 오리지널과 속편이 유명했기 때문에 3편의 개봉 즈음에
정말 기대를 많이 했었죠. 지금도 기억하는데 개봉 첫날 뉴스 헤드라인이 'Lack of Greatness' 였던걸로...
극장에서 혼자 봤었는데 마지막 오페라 하우스 씬이죠, 마이클이 두손에 얼굴을 묻고 통곡하는 씬은 지금봐도
찡합니다. 저는 파트 3 좋아하구요, 재평가 받았으면 좋겠어요.
2022.12.26 10:20
네 저도 그 오페라 하우스 절규씬이 너무너무 인상적이어서 막 감동 받고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 평가는 최악... 그래서 억울한 맘에(?) 더 열심히 옹호하고 다녔던 것 같기도 하구요. ㅋㅋ 마지막에 마이클이 푹 쓰러지는 장면도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재편집판에서 가위질 당해서 아쉬웠네요.
보니깐 그래도 재편집판은 리뷰어들에게 되게 호평을 받았더군요. 이제 1, 2편과 나란히 할 정도는 아니어도 나름 안 까이는 정도로는 평가가 올라간 것 같아요. 근데 솔직히 재편집 파워라기 보단 그동안 좀 과하게 까였던 걸 보상 받는 느낌이랄까요. 어차피 내용은 거의 같은데... ㅋㅋ
2022.12.26 09:45
2022.12.26 10:20
수박이라니. 이건 정말로 무섭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2022.12.26 09:53
중간 쯤에 로버트 듀발을 마이클 듀발이라고 쓰셨습니다.
뭐 다 알아서들 읽으시겠지만 제가 특히 로버트 듀발 팬이라 이런 건 좀 민감(?) 합니다 ^^;;
2022.12.26 10:22
아이고 본문에서 계속 마이클 마이클 거리다가 그만.... ㅠㅜ 죄송합니다. 바로 수정했어요. ㅋㅋㅋ
암튼 3편에서 이 분이 빠진 건 정말 너무 아쉬워요. 원래는 톰과 마이클의 대립 구도가 메인 줄거리였다는데. 그렇게 큰 역할 해 준 배우를 왜 그리 섭섭하게 대해서... ㅠㅜ
2022.12.26 10:27
출연료를 알 파치노랑 동급으로 원했다는 썰이 있더라고요. 듀발옹이 나오지 못한 자체도 그렇지만 마이클과 각별했던 톰이 2편에서 점점 사이가 멀어져가다가 마지막엔 엄청 냉각기가 되는 빌드업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던 스토리였는데 그걸 들어내고 또 식상하게 콜리오네 패밀리랑 친하던 원로급 마피아의 뒤통수 패턴을 2편에 이어 또 우려먹을 수 밖에 없었던 점이 너무 안타깝죠. 바티칸 교황과 그쪽 배후세력의 음모 같은 걸 나름 열심히 엮어서 스케일을 늘렸지만 딱히 신선함도 없었고...
2022.12.26 10:32
그렇죠. 이 비극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딱 더할 나위 없는 매치업이었는데요. 3편 최종 빌런 할배는 뭐 카리스마도 없고 또 갑툭튀 캐릭터라 감정적으로 몰입할 구석도 없었고. 최후도 그게 뭡니까. 과자 독살이라니, 그것도 코니가요. 여러모로 볼품이 없어서 바티칸 건물 간지에도 불구하고 아쉬웠습니다. ㅋㅋ 근데 어려서 볼 땐 몰랐는데 거기서 교황 죽는 게 역사적 사실 갖고 개작한 거더라구요. 실제로 한 달만에 세상을 떠났고 암살 음모론도 있었다고. 결국 1, 2, 3편 모두 역사적 사건을 하나씩 소재로 삼고 간 셈이었던.
2022.12.26 11:21
3편의 위노나 라이더 캐스팅 불발도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분명히 그 자리를 대신할 훌륭한 여배우들이 할리웃에 즐비해있는데 거기서 딸바보 본능이 발동해버리신.... 안그래도 1, 2와 비교되서 상대적으로 더 까이는 마당에 더욱 물어뜯길 너무나도 좋은 안주거리를 제공해버린 셈이 됐죠. 소피아 코폴라도 오랫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준으로 조롱을 당했고 뭐 나중에 감독으로 성공한 다음 인터뷰에서 이젠 극복했다 지나간 일이다는 식으로 얘기하긴 하더라고요.
근데 진짜 극중 연애라인도 황당했어요. 마이클이 거듭 강조하지만 촌수가 가까워도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그게 비극성을 강조해준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보면서 계속 ??? 하게되죠. 단둘이 진지하게 애절한 연기를 하려고 할 때마다 손발에 힘을 꽉주고 차마 화면을 똑바로 쳐다보기가 어려운 수준이었고... 앤디 가르시아도 참 고생했을 것 같아요.
2022.12.26 12:05
데뷔를 너무 큰 무대에서 해버렸죠. 말씀대로 그나마 경력 있는 앤디 가르시아가 상대역으로서 고생 했겠지만, 그 캐릭터마저도 원조(?)격인 마이클 칸의 소니에 비해 심히 무매력이어서 여러모로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그 시절 다른 출연작들에 비해 비주얼도 덜 잘생겨 보여요. ㅋㅋㅋ
스토리로 따지면 둘의 사랑도 난감하지만 마지막에 대부 자리 승계 받는 것도 쌩뚱맞았구요. 딱 그냥 행동대장 감인 캐릭터인데 조직에 인물이 그렇게 없었나? 싶더라구요.
소피아 코폴라야 뭐 어쨌든 잘 이겨내고 지금은 잘 사니까요. ㅋㅋㅋ 검색하다 걸린 외국 사이트에 대부 명장면 올려 놓고 댓글 달리고 있던데 베플이 이거더라구요. "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아빠도 옛날에 이런 좋은 영화를 만들었군요!!" 물론 웃기자고 단 댓글이었겠습니다만. 하하.
2022.12.26 12:12
2022.12.26 15:06
와. 제가 그냥 '엔딩은 오리지널이 나았어요' 라고 한 마디 적은 게 민망할 정도로 자세하고 멋진 분석이네요. 영상 둘 차례로 틀어보면서 완전히 납득했습니다!! 진짜로 음악까지 저렇게 잘라가면서 굳이 바꿀 필요가 있었나 싶네요. 말씀대로 엔딩 후에 뜨는 자막도 쌩뚱맞았구요. 확실히 엔딩은 오리지널이 훨씬 나았던 걸로 좀 더 자신있게 떠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다. ㅋㅋㅋ 댓글 감사해요!!!
2022.12.26 13:28
오렌지 ㅎㅎㅎ 생각도 못했는데 쭉 이어서 보셔서 캐치하신 거 같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다 운명의 순간에 오렌지를. 그러고 보니 1에서 비토가 총격 받을 때도 오렌지가 길바닥에 쏟아졌고...시칠리아 오렌지가 유명할까요.
저는 대부 1,2는 재개봉 때였나 시네마테크 코폴라전 때였나 극장에서 봤습니다. 이전엔 비디오였고. 말씀대로 대중오락영화로 이 이상이 있을까 싶습니다. 각본과 연출, 연기도 균형감 최고지만 그 장면들 위로 흐르는 니노 로타의 음악이 사람들 마음에 잊을 수 없는 영화로 각인시키는 데 또한 큰 역할을 한 거 같습니다. 몇 달 전에 2를 OTT에서 다시 봤는데 로버트 드니로의 비토 부분이 시칠리아에서 시작하는 어린 시절부터 뉴욕에서 성장해 나가는 게 거의 영웅 신화와 비슷한 전개네 싶은 생각은 저도 들었어요. 전에는 그저 좋았는데 너무 예쁘게 만든 것 아닌가란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저는 2의 드니로도 좋긴 한데 1에서 마론 브란도의 연기가 언제 봐도 정말 어마어마하구나 생각합니다.
대부3은 오래 전에 tv 방영물을 한 번 봐서 제대로 감흥이 없는데 이 글과 댓글 땜에 다시 제대로 보고 싶네요.
2022.12.26 15:19
알고보니 그 오렌지가 유명한 오렌지더라구요. ㅋㅋ
왜 오렌지인가!? 라는 부분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대부에서 오렌지가 죽음 or 위기와 연결된다는 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듯.
음악이 정말 끝내주죠. 요즘 트렌드대로 미니멀리즘(?)스럽게 분위기만 만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장면마다 확 꽂히는 영화 음악들 많이 나오던 시절도 좋았어요.
말론 브란도는 그 40대에 노인 연기를 저렇게 해내는 기술도 대단하지만 그냥 존재 자체가 '우왕 스타구나. 무비스타.' 이런 포스가 있죠. 요즘에 이런 포스에 비할만한 배우가 누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2022.12.26 15:52
이런.. 이렇게 많이 등장하는 줄 몰랐어요. 전설의 레전드 영화는 과연 디테일 하나 소품 하나에 의미심장한 의견이 붙는군요. ㅎㅎ
2022.12.26 16:03
'시칠리아 + 오렌지'로 검색을 해 보니 그 동네 특산물들 중 하나인가봐요. 그것도 속이 빨간 블러드 오렌지랍니다. 어울리네요. 하하.
2022.12.26 14:34
2022.12.26 15:20
그 장면의 교차 편집은 거의 전설의 레전드로 길이 남았죠. 정말로 저 시절 코폴라는 부정할 수 없는 천재였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 너무 천재여서 현재의 본인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존재...
2022.12.27 08:46
대부 1,2편은 영원히 저의 베스트 영화에요. 대부1,2편까지는 대사랑 장면 하나하나 다 외울 정도인데, 몇년 지나서 다시보면 전에 못느꼈던 것, 못봤던 것들
사회적, 정치적, 인간관계 모든게 새롭게 깨닫게 되더군요. 또 다시 보게 될거에요. 다시 봐도 지겨운 적이 없거든요. 물론 마피아를 미화했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겠지만, 그럼에도 명작입니다.
대부3편을 높게 평가하시는 분들도 있군요. 전 마이클이 다시 아내를 받아들이는 심경의 변화가 너무 생략되서 나이가 들고 회한에 젖고 가족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하는건 이해하는데 영화가 그 설득력없이 갑자기 점프를 한 느낌이었어요. 대부2에서 자신이 가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어머니에게 말하면서,
또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깊은 비애를 느낄 수 있지만 영원히 자신안에 운명의 비극을 봉인할 줄 알았거든요. 끝내 형까지 살해했던 사람이 갑자기 회한에 젖고 신의 용서를 바라는 마음약한 노인으로 나오니 현실적으로 가능해도 "내가 알던 그 마이클은 어디에?????"
2022.12.27 11:06
웃기는 점 하나가, 이 영화가 마피아를 사실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한 건 맞는데, 오히려 이 영화가 이후에 현실 마피아에 미친 영향이 더 크다고 하더군요. 이 영화 땜에 마피아들이 옷차림부터 조직 내 예의범절(?)까지 품위 있(어 보이)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고... ㅋㅋㅋ
말씀대로 3편이 여러모로 급전개이긴 한데, 1편과 2편의 차이가 2년이었던 데 반해 3편은 거의 20년 후에 나왔고 그 세월이 이야기에 그대로 반영되었으니 살짝 눈감아줄만도 하다고 봅니다. 20년간의 고독이라면 사람이 그렇게 바뀔만도 하죠. 런닝타임 관계상 그 변화 과정을 못 보여준 건 아쉽긴 하지만요.
그리고 저 위에 oldies님 댓글처럼 마이클의 최후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그것 하나 때문에 눈 질끈 감고 단점들 받아들여주는 측면도 있구요. 물론 그냥 제 얘깁니다. ㅋㅋ
2022.12.27 16:07
마피아들이 처음에는 엄청 반대를 하고 협박을 하다가, 막상 영화를 보고나서 감동을 엄청 받아서
마피아들이 영화에서 나온 품위(???!)와 조직 자체를 영화를 따라했다더군요. 마피아에 끼친 영향이 막대하다더군요.
좀 화해의 과정이 나와줬으면 좋았을 것을.... 그리고 교황에게 너무 의지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었거든요.
저는 앤디 가르시아땜에 참아준 측면이 ㅋㅋㅋ
2022.12.27 08:59
오렌지를 만지면 죽는다는 이 영화의 죽음의 법칙이라고 영화 프로에서 봤어요. 영퀴로 등장.
저는 비토 콜레오네가 미국에 온 과정부터, 1편과 2편에서 보여준 모습과 그 과정의 이민자들의 애환과
마피아가 형성되는과정이 의미깊게 다가왔어요. 1편의 비토 콜레오네, 완소 캐릭터죠. 첫장면부터 마음을 훅 가져가 버리는 말론 브란도의 간지작살 존재감,
고양이를 쓰다듬는 동작 하나하나까지, 대사 한마디 한마디 그의 우아함과 비정함과,,,,,, 맞아요. 그가 아들의 죽음 앞에서 5대 패밀리와 하던 회담, 손자와 같이 놀아주다 죽던 장면,,,,, 저는 1편의 비토 콜레오네를 인간적으로 애정합니다. 2편에서 보여주듯 그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고 그가 일평생 벌인 살인과 범죄의 댓가로 받은 벌이요, 권선징악이었다 해도 그의 존재는 큰 울림이 있어요.
진짜, 제 서투른 글로 어떻게 이 영화의 감상을 제대로 쓸까요. 성질은 불같고 단순무식하지만 동생들을 엄청 사랑했던 다혈질 소니 콜레오네도 좋아했고,
2편에서 저는 교차편집하면서 비토의 과거와 마이클의 현재를 오가면서도 양쪽 모두 심도깊게 다룬 연출도 전혀 이질감없이 훌륭했어요. 2편에서 갑툭튀 등장하신 비토의 오랜 파누치(?????) 아저씨도 인상깊은 역할이죠. 그가 죽기 전에 톰 하겐과 하던 대화와 미련도 없이 깔끔하게 작별악수를 나누던 모습도 눈에 선하군요.
마이클의 비정함을 어떤 책에서는 그도 역시 싸이코패쓰적인 인간이라고도 했지만(배트맨도 싸이코패쓰,,,,싸이코패쓰 너무 남발되는 듯) 저는 그의 지독한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엄청난 에고, 비정함에도 이 모든 상황에서 가장 비극적인 인물은 역시 마이클이고 그에게 남은건 절대 고독이니까요. 그 자신 스스로 만들어낸 비극이니 더욱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비극이죠. 왜 형을 그렇게까지 끝내 살해했는가, 영화의 비장미를 위해서?
제 하잘것없는 감상은 뒤로 하고 대부 3편 보러갑니다!
2022.12.27 11:13
저처럼 아무렇게나 용감하게 막 쓰시면 됩니다!! ㅋㅋ 우리 평론가 아니잖아요. 그리고 지금 적어주신 댓글도 충분히 좋은데요.
2편 후반 마이클의 폭주는 사실 이해해줄만한 부분이 있다고 봐요. 갑작스럽게 중책을 맡고 하루하루 본인 포함한 사람들 목숨이 오가는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신 차리고 잘 해보려고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오버가 따라오고 판단 미스도 따라오게 마련이겠죠. 게다가 프레도를 죽이려고 결심하기 직전엔 믿었던(자기 잘못이지만) 아내에게도 사실상 버림 받아서 멘탈도 완전히 나갔을 거구요.
암튼 3편도 재밌게 보시길!!!
2022.12.27 16:08
넵!!!! 대부 3편보고 짧은 감상이라고 올리려구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34335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53627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64058 |
122254 |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상 [4] | 영화처럼 | 2023.02.02 | 400 |
122253 | '애프터썬' 봤습니다. [11] | thoma | 2023.02.02 | 535 |
122252 | 슬램덩크에서 좋아하는 서사 [5] | 첫눈 | 2023.02.02 | 510 |
122251 | 프레스티지 (2006) | catgotmy | 2023.02.02 | 143 |
122250 | [영화바낭] 뭔가 비슷하게 이어가서 이번엔 '자귀모'를 봤구요 [19] | 로이배티 | 2023.02.01 | 569 |
122249 | 에피소드 #22 [2] | Lunagazer | 2023.02.01 | 99 |
122248 | 프레임드 #327 [4] | Lunagazer | 2023.02.01 | 115 |
122247 | 쉬운 성경을 보다가 [4] | catgotmy | 2023.02.01 | 324 |
122246 | 후쿠오카에 다녀왔습니다 [5] | 칼리토 | 2023.02.01 | 634 |
122245 | [허트 로커]를 보고 [7] | Sonny | 2023.01.31 | 548 |
122244 | [왓챠바낭] 망했지만 뭔가 의미는 많은 영화, '구미호' 잡담입니다 [18] | 로이배티 | 2023.01.31 | 695 |
122243 | 휴고 (2011) | catgotmy | 2023.01.31 | 216 |
122242 |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8] | 조성용 | 2023.01.31 | 756 |
122241 | 김연경, 남진, 김기현, 사진, 꽃다발 | 왜냐하면 | 2023.01.31 | 489 |
122240 | 연기와 진짜실력 사이 [2] | 예상수 | 2023.01.31 | 428 |
122239 | 연애도 수학으로 [1] | Sonny | 2023.01.31 | 311 |
122238 | 프레임드 #326 [8] | Lunagazer | 2023.01.31 | 119 |
122237 | '성관계는 부부만 가능' 조례 검토에 서울시의회 '시끌' [6] | ND | 2023.01.31 | 813 |
122236 | [영화바낭] 어쩌다 보니 장현수 3연타. '본 투 킬' 잡담입니다 [14] | 로이배티 | 2023.01.31 | 478 |
122235 | 영화, 게임 스포일러 [1] | catgotmy | 2023.01.30 | 186 |
하긴 이게 진짜 '패밀리' 영화이긴 하죠. 원조 분노의 질주!!!
정말 그러고보니 1편 결혼식 시퀀스를 그렇게 길게 이어가면서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이 참 대단한 배짱이네요. 스튜디오에 여러 태클과 압박을 받아가며 아직 초짜감독이던 시절에 흥행부담도 컸을텐데 말이에요. 거의 3시간 달하는 작품인데 정말 위대한 씨네마이면서 취향도 크게 가리지 않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오락물로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이 시절 코폴라 옹의 폼은 절친 스필버그랑 스콜세지도 반 수 정도는 접어줘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저도 똑같이 처음 볼 때는 순진한(?) 마이클이 억지로 집안 사업에 말려들어간 비극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재감상을 하면 할 수록 그냥 타고난 갱스터였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나마 순수함도 어느정도 간직하고 있던 것이 아버지의 피습과 시칠리 아내 폭사가 이어지며 완전히 어둠에 잠식되어버린 느낌이랄까 곧바로 케이한테 돌아가던 장면은 저도 다시 볼 때마다 이건 좀...하게 됩니다 ㅋㅋ
지금이야 알 파치노 아닌 마이클을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지만 스튜디오에서는 이름값 있는 스타를 고용하라고 그렇게 압박을 가했다는 것도 유명한 비화죠. 외모도 끝내주게 잘 어울리고 연기도 환상적인데 "아 됐고 이미 유명한 스타배우!" 하는 걸 보면 스튜디오 윗분들 사고방식은 5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기서 거기네요. 나머지 출연진 캐스팅도 정말 이보다 더 완벽할 수가 있을까 싶죠. 지난 수십년간 수없이 회자됐고 앞으로도 불멸로 남을 말론 브란도에 말씀대로 전혀 호감형 캐릭터는 아닌데 정이 가는 소니 역의 제임스 칸(올해 돌아가셨죠. 명복을...), 비중은 정말 별 것 없었는데도 나오는 장면마다 존재감이 확실해서 무비스타라는 것이 느껴졌던 다이앤 키튼, 일찍 돌아가신 게 너무도 안타까운 존 카잘, 3편에서 욕먹은 조카랑은 달리 성공한 감독의 가족찬스 캐스팅 탈리아 샤이어 등등 그 외에도 죽는 장면이 영원히 기억될 루카 브라시 역할 배우나 코니에게 폭력 휘두르는 남편, 그 막판에 배신자로 밝혀지는 역할(이름 까먹음ㅋ)까지 빈틈이 없었던 것 같네요. 다 쓰고나니 로버트 듀발을 빼먹을 뻔 ㅋㅋ 정말 미친 캐스팅이네요.
1편 제작비화만으로도 영화 한 편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죠. IMDb 트리비아 항목만 봐도 후덜덜한데 이걸 다룬 시리즈가 올해 초에 나왔었죠. <The Offer>라고 마일스 텔러, 주노 템플, 매튜 구드, 지오반니 리비시 등이 출연했는데 평도 그냥저냥이고 묻힌 모양이더라고요. 국내에도 웨이브에서 들여온다고 본 것 같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댄 포글먼이 연기한 코폴라 감독의 싱크로율만큼은 대단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