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에서처럼

2022.11.07 14:16

칼리토 조회 수:308

요즘 네이버 시리즈에서 괴력난신이라는 웹소설을 보고 있습니다. 


특징이라면 주인공이 어마어마한 살인마라는 걸까요? 게다가 인간적인 감정이나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빌런이냐 하면.. 이게 또 애매해서 죽이는 상대중에 힘없고 돈없고 빽없는 평민은 없죠. 다들 죽을만한 이유가 있는 사연으로 얽혀있는 인간들인데 그렇다고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맥락 없이 자신의 이해 관계 때문에 죽여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죠. 


댓글을 보면 주인공에게 이입하기 힘들다는 평부터 사이다라 시원하다는 평까지 극과 극인데.. 작품 자체는 꽤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태원 관련 기사와 영상은 눈 똑바로 뜨고 못 보겠다 싶어 흘려 보고 흘려 듣고 있습니다. 저 자리에 가족이나 친구, 친지들이 있을수도 있었고.. 만약 그랬다면 제 마음은 지금쯤 천갈래 만갈래 복잡하겠죠. 


그 와중에 이 책임이 어디에 있고 누구에게 있는가.. 생각하다 보면 정체 모를 분노가 스물스물 올라와서 정말 그런지 아닌지를 떠나 가능성이 높은 대상을 상대로 한 폭력 혹은 증오와 분노가 솟아 오릅니다.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이런 감정으로 동족에게 총뿌리를 들이대고 죽창으로 찔러대고 하셨겠구나 싶기도 해요. 


이런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모른 척 외면하거나 다른 관심 거리를 찾아 관심을 돌리면 될까요? 무작정 슬퍼하고 분노하기만 해서는 스스로만 피폐해질 거 같고 그렇다고 가만히 닥치고 있자니 끓어 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너무 거세기도 합니다. 


영화 킹스맨의 마지막에서 상류층 사람들의 머리가 펑펑 폭죽처럼 터지는 광경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망상에 불과하지만 그 장면처럼 누군가의 머리가 펑펑 터져나가는 상상을 하면 속이 좀 시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이 다르고 나랑 정치색이 다르며 훌륭한 일베충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머리가 펑펑 터져나가기를 기원하는 건 너무 폭력적이고 인명을 경시하는 것이죠. 나 스스로 괴물이 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알아요. 알긴 아는데..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것 같은 시대에.. 그런 상상이라면 그나마 해를 덜 끼치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 펑 *** 도 펑... 바야흐로 괴력난신의 시절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82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16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576
121865 듀게의 소수자, 에반게리온 덕후들에게 바치는 '에바 Q' 리뷰 [8] cadenza 2013.05.26 5319
121864 넌 아빠 돈 많아서 좋겠다 [6] 닥터슬럼프 2013.04.03 5319
121863 용기내서 물어봅니다. 면접에서 여자 외모요. [12] D.S 2012.01.04 5318
121862 뽀로로의 인기비결이 뭔가요? [22] troispoint 2011.05.05 5317
121861 왜 강우석 영화는 거의다 흥행에 성공할까요 [9] 감동 2010.07.17 5317
121860 고아성 [6] 가끔영화 2011.02.18 5316
121859 이씨성과 리씨성 [12] soboo 2010.12.06 5316
121858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스포유) [19] 자본주의의돼지 2013.07.16 5315
121857 누가 작정하고 나를 유혹한다면 [18] loving_rabbit 2012.05.17 5315
121856 방금 뉴스 헤드라인 보고 기겁 [6] 한여름밤의꾸움 2011.05.23 5315
121855 이효리&이상순 최근 근황.jpg [3] 사과식초 2013.10.30 5314
121854 타블로 + 강혜정 딸 정말 예쁘네요!! [11] 삼각김밥 2012.11.07 5314
121853 '학벌'의 심리적 하한선은 어디인가요? [24] 미리 2011.05.04 5314
121852 오비완 캐노비가 죽은 이유 [17] 무비스타 2011.01.13 5314
121851 심상정 징계안 부결, 인터뷰이가 된 인터뷰어 김혜리 기자. [3] soboo 2010.06.20 5314
121850 듀나인) 맞춤 원목 책장 공방을 찾아요. [5] 이익명씨 2015.07.26 5313
121849 유족들께서 4월16일 저녁 6시38분 아이들 생존동영상 지금 모자이크 없이 공개한다고 합니다. [23] 잠수광 2014.05.09 5313
121848 걸그룹 레이디스코드 빗길사고.. [14] 루아™ 2014.09.03 5313
121847 런던하츠가 몰래카메라 찍으려고 한국에 경찰서를 지었... [12] loving_rabbit 2010.12.31 5313
121846 라디오스타 - 야예빈의 역습 [12] 자본주의의돼지 2013.02.08 531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