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6 18:00
오늘 밤 10시 30분 OCN Movies 채널에서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를 방송합니다.
혹시 같은 제목의 다른 영화인가 하고 검색해 봤는데 이 제목의 영화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밖에 없는 것 같아요.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TV에서 방송해 주니 좋네요.
metacritic 평론가 평점 91점, imdb 관객 평점 7.6점으로 평론가 쪽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군요.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후보였고 국제영화상 수상작입니다.
2022년 BAFTA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2021년 칸영화제에서는 각본상을 받았네요.
3시간짜리 영화이니 광고하는 시간 빼고도 새벽 1시 반에 끝나고 광고 시간 포함하면 아마도 새벽 2시 가까이 방송할 것 같은데요.
예고편 보니 제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요.
궁금하신 분은 같이 봐요.
2022.11.06 18:59
2022.11.06 19:34
처용가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검색해 봤어요.
東京明期月良, : 동경 밝은 달밤에
夜入伊遊行如可. : 밤늦도록 놀고 지내다가
入良沙寢矣見昆, : 들어와 내 자리를 보니
脚烏伊四是良羅. : 다리가 넷이로구나
二肹隱吾下於叱古, : 아아, 둘은 내 아내것이나
二肹隱誰支下焉古. : 둘은 누구의 것이가
本矣吾下是如馬於隱, : 본디 내 것이다만
奪叱良乙何如爲理古. : 빼앗긴 것을 어찌하겠는가
불륜 영화라니 재밌겠어요. ^^
2022.11.06 20:11
2022.11.06 20:30
제가 김소진 작가의 <자전거 도둑>을 읽고 영화 <자전거 도둑>을 봤는지 아니면 그 반대였는지
지금은 소설의 내용조차 가물가물한데 참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네요. 일찍 돌아가셔서 안타까운...
이 분이 처용가를 모티브로 쓴 소설이 있었군요.
<김소진 전집>도 빌려봤던 것 같은데 빌려만 놓고 읽지를 않았나... ^^
2022.11.06 20:35
2022.11.06 21:55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요즘 하도 소설을 안 읽어서 그런지 처음엔 읽기 싫어서 안 읽고 버티다가 조금씩 읽어봤는데 재밌더라고요. ^^
오탈자가 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고... 김소진 작가 고향이 전라도였던가 하고 검색해 보니 강원도 분인데
뭔가 전라도 느낌이 나는 구수하고 찰진 어휘 사용에 읽으면서 몇 번을 웃었어요.
김소진 작가가 이렇게 유머감각이 있는 분이었던가...
'블렌딩'이라는 암호 재밌네요.
2022.11.06 22:26
좋은 이야기꾼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저거 읽고 블렌딩은 딱 기억에 박혔죠 ㅎ
2022.11.07 10:46
(아래 글은 제가 영화를 보고 쓴 감상이라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 재미있게 봤어요. 특히 전반 1시간 30분은 아주 신선하고 흥미진진했어요.
아내가 녹음한 대본 테이프를 반복해서 들으며 그것에 응답하듯 주인공이 대사를 연습하는 장면은 아주 멋졌어요.
마치 아내가 죽고 나서야 아내의 얘기를 반복해 들으며 제때 하지 못한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 듯했죠.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심지어 수화까지, 각기 다른 언어를 하는 배우를 뽑아 그 언어로 된 각자의 대사를 반복해
말하게 하는 부분은 무슨 의도인지는 알겠지만 관객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이었는지는 좀 의문이에요.
배우들이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각자의 언어로 말하면서도 최대한 상대에게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게 하는 연습은
마치 우리가 삶 속에서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만의 언어로 얘기할 때 서로 소통하는 데 실패하더라도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상대방이 최대한 느낄 수 있게, 그 말을 받아들이고 응답할 수 있게
최대한 느리고 분명하게 자신의 말을 반복해 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같은데
감독의 이 메시지가 단지 메시지가 아닌 영화적으로 잘 구현되었는지는 좀 의문이에요.
그 대사 연습을 견디지 못하고 표정과 몸짓으로 액팅을 하려고 했던 다카츠키와 재니스는 결국 좋은 액팅을 보여주지 못했고
왜 그 액팅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깨달은 재니스는 나중에 수화를 하는 유나와 서로 소통하는 액팅에 성공하죠.
대사 연습보다는 행동이 앞섰던 저돌적인 다카츠키는 결국 사람을 죽이는 행동을 하고 말았고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고 늘 엄마의 말을 들어야만 했던 운전수 와타리는 엄마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고
아내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회피했던 주인공 가후쿠는 아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죠.
제때에 들어야 할 말을 듣지 못하고 제때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그들이 누군가를 죽였다는 것, 죽음을 초래하거나 방관하거나 회피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그들이 살아가는 내내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 될 수밖에 없죠.
영화는 그 짐을 회피하지 말고 그것을 지고 끝까지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왜 끝까지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이
영화적으로 잘 구현된 것 같지는 않아서 결말이 약간 웅변으로 그친 듯한 아쉬움은 있었어요.
결말에서 수화를 하는 소냐는 <죄와 벌>의 소냐를 연상시키더군요. 수화 덕분에 결말의 웅변이 조금은 부드러워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