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1 10:23
Mary, Queen of Scots (1542-1587), 그림은 19세기에 그려진 역사화입니다. 초상화라기 보다는 이 시절에 유행한 삽화...정도로 생각하시면 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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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롤모델로 ‘엘리자베스 1세’를 이야기했다. 어머니가 불행히 돌아가셨고, 왕이 되기 전 오랜 고초를 겪었고, “잉글랜드와 결혼했다”며 독신으로 살았던 점 등에 감정이입됐을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사촌이자 스코틀랜드 여왕이었던 메리 스튜어트에 더 가까워 보인다. 메리는 아버지 제임스 5세가 세상을 떠나 1542년 생후 7일 만에 왕이 됐다. 어린 시절을 프랑스에서 지내 영어도 못 했고, 음악과 가면극을 좋아했다. 정치는 ‘비선 실세’들 몫이었다. ‘정치’는 싫었지만, ‘여왕’은 좋아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76500.html#csidx7c803e3ecfabd7287f8e1274fa445d0
오늘날 민주 공화국의 대통령을 신분제 사회의 임금들과 비교하는게 별로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당대에 그려진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초상화
메리 스튜어트가 통치력이 없음에도 부모에게 물려받은 왕위에 너무 집착했던 것이 화근이었지요. 물론 400년전 전제왕정 시절의 군주이니 그런 사고 방식을 가졌던걸 아주 이해 못하는바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메리 스튜어트의 남자 관계의 문제는, 그 보다는 남편감을 잘못 골랐다는데 패착이 큰 것이죠. 메리의 두 남편 모두 자기가 여왕의 남편일 뿐이라는걸 생각 못하고 진짜 무슨 왕이라도 된 것처럼 행세하려다 신하들의 반발을 사서 본인들 목숨은 물론 아내 메리 스튜어트 여왕까지 파멸로 몰아갔으니 말입니다.
엘리자베스 1세가 사실 결혼을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죠. 아무리 '여왕의 남편이라 한들 일개 신하에 불과'한데 본인들은 '남편된 권리로 아내의 통치권을 대신 행사'하려 한단 말이죠. 그런데 이를 용납할 신하들이 어디 있겠습니까…다 똑같은 신하였는데 갑자기 여왕과 결혼하여 왕이 되려 한다니! 엘리자베스 여왕은 바로 이 점을 언제나 걱정했고 실제로 자신에게 결혼을 독촉하는 신하들에게 저렇게 일갈한적도 있습니다. 그랬더니 신하들이 진짜 아무 대답을 못하더라는…
1548년, 공주 시절 반역죄로 런던탑에 투옥된 엘리자베스 1세, 메리 에반스, 19세기 역사화
실제로 엘리자베스 1세는 공주 시절에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 연루되어 런던탑에 투옥된 적도 있었습니다. 그 때는 엘리자베스의 남동생 에드워드 6세가 왕이었고, 왕이 아직 어려서 왕의 외삼촌이(서머셋 공작 에드워드 시모어) 섭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만 왕의 작은 외삼촌이(토머스 시모어) 형의 섭정권력을 질투하여 반란으로 형을 몰아낼 음모를 꾸미다가 사전에 발각되어 처형됩니다.(1548년)
그런데 그 작은 외삼촌이 엘리자베스 공주의 연인이었습니다.(물론 진짜 연인이었었는지는 논란이 있습니다. 사건이 났을 당시 본인들은 서로의 관계를 철저히 부인했거든요. 게다가 당시 공주 나이가 넘 어림...그래도 당시 사건을 담당한 추밀원은 두 사람 사이를 확신하고 있었죠.)
이 때문에 일이 커집니다. 단순 궁정반란이 아니라 공주와 결혼하여 왕이 되려는 대역 사건으로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 사건 때… 물론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런던탑에서 간신히 살아납니다만, 이 때문에 알게 된 것이죠. 공주 - 여왕과 결혼하여 임금이 되려는 자들에게 왕국의 신하들이 얼마나 반발하는지…얼마나 똘똘 뭉쳐서 난리를 치는지...실제로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섭정 에드워드 시모어는 동생의 반란 사건을 사전에 진압했음에도, 오히려 반대파들에게 - 반역에 동조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함께 - 거센 공격을 당해 곧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런데...이런 일이 다시 한번 더 반복됩니다. 아니 두 번이군요. 엘리자베스 1세의 언니 메리 1세의 남편 필리페 2세도 여왕의 남편이 아니라 영국 왕으로 군림하려고 하다가 영국 신하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그 전에 제인 그레이에게는 더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남편과 시아버지 더들리 부자에게 역시 영국 전체의 귀족들이 들고 일어남...제인 그레이가 여왕이 되면 더들리 왕조가 시작된다고 집단 반발....결국 제인 그레이를 비롯한 그녀의 남편과 시아버지 더들리 부자 모두 대역죄인으로 몰려 처형...(9일의 여왕 제인 그레이...T.T ) 아무리 남성 우월주의 사회라 하더라도 가정내에서의 권력이 국가 권력으로 자동 전환되지는 않는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들 같습니다.
미드<Reign>중 메리 스튜어트의 대관식 장면
2017.03.11 11:49
2017.03.11 12:38
2017.03.11 13:19
2017.03.11 14:17
사실 박전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7.03.11 16:12
오, 그렇잖아도 넷플릭스에서 <Reign>을 보고 있었는데 마침 글이!^^ 전 처음에 메리라기에 피의 메리인가? 하며 보다가 스코틀랜드의 메리였구나; 란 걸 뒤늦게 깨달았다지요. (-스코틀랜드의 메리는 미인으로 유명했고 (그 시대에) 키가 180이나 되었다고!ㅇㅇ)
그런데 보면서 계속 ???하게 되는 게, 아무리 그래도 공식 파티장인데 단체로 저기서 신발 벗고 놀아도 되나 싶고... 아무리 그래도 여왕인데 (아무리 같이 자란 친구라지만) 너 때문이야!라니... 저 동네는 원래 저런 하극상이 가능한 동네인가, 아니면 쟤들이 특이한 관계인 건가 란 생각이 계속 떠나질 않더군요. 그외에도 중간중간 보면서도 계속 ??? 싶은 부분들이... 그러다 보니 김태희 나왔던 장희빈이 자꾸 떠오르고... (대갓집 앞마당에서 하이힐 고무신 신고 패션쇼하던...) 뭐 배경음악도 편집도 진행도 굉장히 트랜디해서 나름 보는 재미는 있습니다만.
1) 그나저나 왕-신하와 남편-부인의 권력구도가 뒤섞이게 되었을 때 과연 어느 쪽이 먼저 작용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사례는 확실히 흥미롭네요.
2) 살면서 제대로 나이를 먹는 것은 확실히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분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그냥 계속 꿈 속에서 사는 편이 나으려나요. (깝깝)
2017.03.11 16:38
2017.03.11 16:50
(아, 댓글을 살짝 수정하고 있었는데 답글이...;) 저도 아직 앞부분만 본 거라 뒤로 가면 어찌될진 모르겠습니다. 실제 역사야 그렇다지만 아직까진 전개가 꽤 트랜디해서... 그냥 역사물이라 한 번 클릭해 본 쪽에 가까운데 아직까진 궁중 음모가 뒤섞인 그냥 로맨스 드라마처럼 보입니다. 사실은 (그 트랜디함이) 좀 신기해서 보고 있어요.
2017.03.11 17:09
시놉을 봤더니 메리의 아버지가(스코틀랜드의 제임스 5세) 프랑스 측의 음모에 의해 독살됐다고 하지않나…이런 터무니없는 내용들이 있어서 좀 보기가 망설여지더라구요. 그래도 트렌디 드라마라 하시니 살짝 땡기는군요.
2017.03.12 09:11
15세 때 외삼촌과 연인 사이라고 발각되었단 건가요. 15세면 아주 어린 건 아니네요.. 외삼촌이 충격이지...
2017.03.12 09:38
사실은....의붓 외삼촌이고 의붓 아버지입니다...(이게 더 충격이실듯...^^;;)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 엘리자베스의 아버지 헨리 8세가 엘리자베스의 어머니 앤 볼린을 반역적인 간통죄로...처형하고...(이 가족 막장사 나오네요...T.T) 제인 시모어라는 여인과 재혼을 했는데, 본문에 나온 엘리자베스의 남동생 에드워드 6세가 바로 이 여인의 아들입니다. 그러니까 어린 왕의 섭정 형제들인 에드워드 시모어, 토머스 시모어는 모두 엘리자베스의 계모의 남동생들이라 문제의 외삼촌은 친삼촌이 아니고...혈연으로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딱하게도 엘리자베스의 진짜 외삼촌은(앤 볼린의 남동생 조지 볼린) 누나가 처형될 때 같이 처형됐기 때문에...(무려 누나와 근친상간을 저지른 혐의입니다...T.T...그런데 이거 다 거짓으로 꾸며진 겁니다. 헨리 8세는 이렇게 끔찍한 거짓으로 조작하여 아내와 매제를 죽임...)
그럼 의붓 아버지 얘기는...이렇게 된겁니다. 헨리 8세에게는 왕비가 무려 여섯 명이 있습니다. 물론 한꺼번에는 아니고 차례 차례 결혼을 했지요...에드워드 6세를 낳은 세번째 왕비 제인 시모어가 출산 후유증으로 사망한 뒤 그 후 재혼을 세 번을 더 하는데...마지막 왕비 캐서린 파는 헨리 8세가 죽은 뒤 어린 왕의 외삼촌과 재혼했습니다. 바로 본문에 나오는 문제의 토머스 시모어와 말입니다. (서양은 우리 동아시아와 다른 가족 문화가 있어서 왕비라 하더라도 과부가 되면 재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관례입니다. 다만 너무 일찍만 안하면 됩니다....;;) 그런 뒤에 새로 재혼한 남편을 데리고 궁에서 나와 신접 살림을 차렸는데 그 때 의붓 딸이었던 엘리자베스를 함께 데리고 나와 키웠지요. 그랬는데...그만 캐서린 대비가 죽은 뒤에 이런 일이 터진겁니다...
당시 정황을 봐서는 아직 어린 십대 아이를 삼십 대 후반의 원숙하고 멋있는 남자가 홀린 것 같기도 하고...(그러니 정말 추밀원의 주장 대로 왕위 계승권이 있는 공주랑 결혼해서 왕이 되려고 했던것일 수도 있구요. 헨리 8세가 딸들을 정략 결혼 시장에서 높은 값을 받기 위해 - 이런 표현 써서 죄송합니다 - 엘리자베스와 메리에게 왕위 계승권을 인정해 주었거든요. 둘 다 폐위된 왕비의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아니면 두 사람 주장대로 아무 사이도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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