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5 01:59
책 얘기 대신 제 얘기 좀 해도 될까요.(꾸우뻑!)
순한 자연 속에 자란 한떨기 채송화 같은 시골 처자,
27살에 500만원 들고 겁없이 독립하여, 단칸방, 지하방, 지층방, 전세방을 옮겨다니며 지금까지 거의 15년을 혼자 살았습니다.
음... 가끔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비교적 좋았습니다. 상당히 좋았다고 해야 더 맞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욕실에서 샤워중 미끄러져 넘어진 적이 있습니다.
벽에 한번 쿵, 바닥에 한번 쿵!
깨어보니 꼬박 하루가 지나 있었고 몸은 늦여름이었는데도 저체온.....
음..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좀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뭐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니 쫄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때부터 컴퓨터 바탕에 유서를 써놓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주 가까운 몇명에게 "나에게 뭔 일 생기믄 무조건 저 유서를 꺼내봐"라고 못박아뒀죠.
‘난 죽음도 깔끔하게 맞고 싶어.’ 으흐흐..
혼자 살기 15년이 넘어가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혼자 사니 당연하게 친구들이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언젠부턴가 친구들이 와도, 제가 배가 고프지 않으면 뭘 챙겨줄 생각조차 못하는 겁니다.
"밥은 먹었어?" "차 한잔 줄까?" 그런 기본적인 것조차 잊고 그냥 얘기를 계속 하는 거죠.
그런 일이 몇 번 거듭되자 각성이 생겼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욕실 쇼크보다 더 충격적이었어요.
이건... 뭐랄까... 혼자 오래 살면서 나만 생각하다보니, 타인의 입장이나 생각에 대한 배려가 점점 줄다가, 거의 없어져가는 느낌이랄까...
이건 제게 있어 혼자 죽는 것보다 훨씬 무섭고 두려운 현상이었어요.
역시 어울려 살아야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건가'
음.. 그래도 혼자 사는 삶을 포기하기엔 절대적인 요소는 아냐.. 문제를 알았으니 좀더 신경쓰면 되지...
몇개월전, 너무 건강해 탈이던 몸이 갑자기 혈압 170을 찍더니 뇌출혈 증세를 보였습니다.
완전 당황했죠.. 말도 못할 엄청난 두통이 급습했어요.. 담배를 너무 폈 -_-;;
음... 무조건 응급실로 가야 하는 초위급 상황이었습니다. 마비가 오고 있었으니까요.
삐뽀삐뽀... 병원도착...
저 : 아파요. 머리가 터질 것 같고 구토가 나고 마비가 와요.
접수처 : 어이쿠.. 응급환자네요. 보호자!
저 : 에?
접수처 : 보호자 없어요?
저 : 꼭 그런게 필요해요?
접수처 : 이거 없으면 진료가 안됩니다.
저 : ........ (보호자 따위.. 내가 나의 보호자다 어쩔래!)
친구에게 전화했습니다. 한걸음에 달려와주더군요.
하긴 난 이런 때 연락하면 두말 않고 달려와 줄 친구가 10명은 되지...든든했습니다.
나 힘들 때 두말 않고 달려와준 친구들이 그런 것처럼 저도 그들에게 그런 친구가 되자.. 으으으리..
치료받고 집에 돌아와 가장 친한 친구와 언니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내가 이틀 이상 연락이 안되면, 우리집 현관 비밀번호는 ******야."
이 작은 해프닝은들은 지금까지 혼자 살면서 조금 심각하게 혼자 사는 삶과 함께 사는 삶에 대해 고민해본 계기가 된 사건들입니다.
그밖에도 소소하게 나를 흔드는 사건들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인 건 분명하고요..
엊그제 청춘이었던 나도, 이제 마흔중반.. (금방입니다.)
가끔.. 체력적인 이유로, 정서적인 이유로, 위급상황에 대한 이유로, 불안한 이유로..
지금 이후 삶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좀더 늘었습니다.
정부의 연금을 믿을 수도 없고, 민영화 길을 걷고 있는 의료정책을 믿을 수도 없고,
자기 살기 바쁜 가족을 믿을 수도 없고. 아니 원천적으로 누구에게 기대하질 않습니다.
이런 문제가 누군가와 함께 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고 생각하는 편이고,
지금까지도 혼자 잘 살았는데 괜히 뭔가 모색했다가 귀한 친구까지 잃을까 겁나고
혼자 살다가 저런 사고를 당해서 잘못되면, 음 그건 오히려 깔끔한 마무리? ^^
아직까지는 이렇게 혼자 사는 게 좋습니다...
꼭 누구랑 살아야해? 라는 생각이 아직 강한 편인거죠.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은 듭니다.
나는 이런 꼿꼿한 생각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내 몸이 언제까지 나를 품위있게 바쳐줄까?
고집스럽게, 나만 아는 꼰대 늙은이가 되어가는 건 아닐까?
인간답게 잘 나이들어간다는 건 대체 뭘 필요로 하는 걸까..
나는 과연 이 삶에 언제까지 만족하게 될까...
그런 고민 끝에 만들게 된 책입니다...
책의 자세한 소개는 생략합니다.
저처럼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 간접적 관심이 있는 분들이 신청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나미(서울대학교 교수,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 원장, 『한국사회와 그 적들』 저자)
최근 1인 가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서 대안적·공동체적 삶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삶은 여러모로 유의미해보이지만 당장 현실로 실천하려 하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이 책은 그런 고민을 일거에 해결해준다. 타인과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 질문부터 공동주거를 완성하기까지 필요한 절차와 방법, 서로에 대한 경계설정과 감정처리까지 참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가득하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극 권한다.
•노명우(아주대학교 교수, 사회학자,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저자)
이들의 이야기는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상상만 하던 삶을 현실로 옮겨놓기 위해, 난관을 넘고 온갖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은 로드무비처럼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한다. 때론 수많은 이론보다 실제 성공사례가 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법이다.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책은 여럿 읽었지만 그것을 실현할 용기가 없고, 구체적 매뉴얼이 부족했던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정유희(문화 매거진 <PAPER> 편집자, 『함부로 애틋하게』 저자)
가족이나 국가의 도움 없이 자주적이면서도 안락한 노년의 삶을 사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칠순이 된 모친을 모시고 사는 나는 시시각각 느낀다. 나만 하더라도 나이 들수록 에너지를 가치 있게 쓰며 끝까지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이상적인 노년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이 책의 특장점은 독신생활과 가족생활의 맹점을 훌륭하게 커버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디테일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는 데 있다.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으면서도 외롭지 않는 삶, 활력 넘치면서도 가치지향적인 삶을 꿈꿀 수 있다는 건, 공동생활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응모방법 : 댓글로 받고 싶은 이유를 적어주세요. 책 만든 에디터가 직접 선정하겠습니다.
-응모기간 : 2014년 8월 15일~2014년 8월 20일
-추첨인원 : 10명
-발표 : 2014년 8월 21일
-역할 : 책을 읽으신 후 예스24, 알라딘, 교보 서점이나 듀나 게시판에 소감을 써주시면 됩니다.
-도서발송 : 선정되신 분은 편집자 이메일로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보내주세요.
-이메일 : simplebooks@daum.net /문의 02-338-3338 (오전 10~오후 6시)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2014.08.15 08:23
2014.08.15 18:07
글쓴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샤워하다 넘어져서 턱이 찢어졌는데 아무렇지 않게 출근한 다음 사무실 직원들이 응급실 당장 가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주변에 자의든 타의든 비혼의 형태로 가는 친구, 후배들이 공동체 마을에 입주하자는 제안을 끊임 없이 하는데 이 책에서도 이러한 비혼자들의 다양한 삶의 형태에 대해 여러 고민과 가능성을 제시하지 않을까 싶어 읽어 보고 싶습니다.
2014.08.16 11:12
2014.08.16 11:15
2014.08.18 12:10
목전에 당도한 절박한 이슈입니다만 그간 외면만 하고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평소 그것이 제 인생의 중요한 문제라고 할지라도 누가 시키거나 숙제가 내려져야만 시간 내어 고민하는 타입입니다. 대신 범생이로 자라온 탓에 주어진 숙제는 엄청 열심히 합니다. 모쪼록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숙제를 주세요.
2014.08.18 12:38
TV에서 고독사 뉴스가 나올 때마다 몹시 심난해지는 일인입니다.
이런 책을 일부러 손에 잡으면 뭔가를 확인받게 될까봐 더 두려워지기는 한데
이벤트를 빙자하여 함 신청해 봅니다.
사소할지도 거대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기대해 봅니다.
2014.08.19 10:12
35살. 부모님과 떨어져 산것은 일때문에 4개월정도 지방에 머물때 뿐 항상 함께 살았습니다.
이번 연휴에 엄마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엄마가 40되기전에는 꼭 나가 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동안 티격태격하면서도 부모님 그늘아래 사는것이 정말 편하고 좋았는데!!!!
나가야 한다니!!!!
갑자기 걱정되어 공동체 마을을 찾아보고 내가 만들려면 무슨 지원을 받을수 있는지
열심히 찾아보다가
휴일마지막날을 다 보내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혼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2014.08.19 12:52
혼자 사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게 되긴 어렵겠죠.. 늘 혼자사는 삶을 꿈꿔 왔습니다만 아직까지 현실이 된 적은 없어요. 저는 누구와 같이 살고 있다는 게 타의에 의한 것이라서... (반은 제 책임입니다. 제 탓도 분명 있죠.) 늘 동경하고 갈망하던 혼자 사는 삶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고 점검해보고 생각해보고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등...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일이니까요...
2014.08.19 15:17
만으로 24살에 독립해서 경제적으로 완벽하게 독립하기 까지 5년이 걸렸어요. 완벽하게 독립이란건 그야말로 방세나 생활비의 일부를 전혀 보조받지 않는 상태인거죠. 오로지 경제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더니 독립하고 7년째 까지도 자유를 만끽하고 독립생활의 낭만과 정서적인 측면은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10년째 되던 해 친언니와 잠깐 같이 살았는데 크게 싸우지는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자주 하던말이 있죠. '떨어져 살아야해!'였어요. 방이 나뉘어져 있어도 이미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해진터라 경제적으로 다소 어렵더라도 철저하게 내공간이어야만 집이 휴식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곧 마흔인데 정말 혼자살아야 하는건 아니겠죠? 좀 걱정되네요. 아님 쿨하게 혼자살아도 된다고 말하는 책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2014.08.19 20:15
며칠 째 비는 계속 구질스럽게 내리고 마음까지 우울한데, 이렇게 아름다운 표지와 환상적인 제목의 책을 만나게 되다니 감동이네요. 눈에 뜨이는 초록색 책제목과 비어있는 두 개의 의자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금의 저에게 딱 들어맞는, 정말 꼭 읽고 싶은 책이에요!! 현재 배우자나 자식도 없이 늙어가고 있는데 ㅠㅠ 정말 마흔 이후에는 누구와 어찌 살아야 할지 생각이 많은 때라서요. 좀더 나은 인간으로 살다가 후회 없이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잘 모르겠네요.
적절한 때에 이렇게 좋은 기획의 책을 만나다니 행운인 것 같아요.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가' 세 여자의 유쾌한 실험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잘 읽어보고 진심어린 소감 남기도록 할게요~~
2014.08.20 11:49
몇 년 전에는 마흔 이후의 삶에 대해서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리고 어리석었죠. 서른살을 목전에 둔 지금은, 정체성의 문제 때문에 일반들보다는 마흔 이후의 삶을 더 적극적으로 설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파트너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 이 생활이 깨질지 모르니까요. 언제나 흔들다리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혼자 살아도, 같이 살아도 이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을까요? 요즘은 이반 친구들하고 나중에 건물 하나 같이 사서 커플들끼리 한 층씩 점유하고 살자는 이야기를 농반 진반으로 하고 있는데, 글쎄요. 전세방 하나 얻기 힘든 한국에서 그게 가능할지, 설령 건물 하나 산다 해도 나랑 같이 들어갈 사람이 지금의 파트너일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삶', '독신의 삶'으로 보일 나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고 적당히 위장할 것인지도 고민입니다. 이 책을 읽고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좀더 고민해 보고 싶어요. 저에게 지금 이 순간 꼭 필요한 책입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서평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2014.08.21 12:17
당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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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 >
잔인한 오후님 / lea님 / 칼리토님 / 스르륵님 / 잠익 123님 / void님
새콤달콤 젤리 님 / 리제 님/ 초록색기억님 / 연두색 건반님
simplebooks@daum.net 로 책받으실 주소, 전화번호, 이름 보내주세요. 늦어도 8월 24일 오전까지 부탁드립니다.
사연 읽어보니 댓글 써주신 모든 분들께 드리고 싶지만, 그럴 형편이 안돼 고민 많이 했습니다.
이 책은 혼자 사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기 보단 함께 사는 삶에 대한 구체적 조언을 담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더 가깝게 고민하시는 분 중심으로 뽑았습니다. 양해해주세요.
감사합니다.
2014.08.22 18:08
꺄~~~감사합니다!!
2014.08.29 14:32
책 잘 받았습니다. 처음 서평써보는거라 쉽게 써지지는 않네요.@@
2014.09.03 17:36
소개글을 보고 잠시 멈칫했지만, 따로 검색해 본 결과 책의 편집과는 관계가 없는가 보군요. 개인적으로도 가구 구성의 변화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꽤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책이라 생각해 신청해봅니다. 앞으로 결혼이 계속 뒤로 밀리거나 선택되지 않을 경우, 그만큼의 1인 가구가 증가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런 식의 우회로도 있을 수 있겠죠. 한국에서도 주거 형태에 대해 땅콩 주택 등으로 접근해보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동거가 일상화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