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4 12:47
바로 어제 올라온 따끈한 오리지널 신작입니다. 일본영화구요. 장르는 딱 일본 스타일의 바닷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힐링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래는 풍속업계(여기서는 이 표현을 선호하죠.)에서 일했던 주인공 치히로가 시골로 내려와 뜬금없이 도시락 가게에 알바로 취직하면서 각양각색의 현실적인 고민, 문제들을 갖고사는 일부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조금씩 천천히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간다는 내용입니다.
보통 주인공이 이런 설정이면 과거 직업을 처음에는 비밀로 하고 지내다가 나중에 밝혀지는 바람에 갈등이 생겨나고 뭔가 안좋은 전개로 가버릴 가능성이 높은데 이 작품에서는 시놉시스에도 나와있지만 이걸 처음부터 숨기지 않고 그냥 자기가 당당하게 말하고 다닙니다;;; 그래서 그런 솔직함 때문에 일부에게 선입견이 담긴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쉽게 찝찝할 걱정거리 없이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사실 이 주인공에게는 과거에 무슨 일을 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뭔가 좀 더 다른 사정이 숨겨져있는 것 같은데 작품 제목이 '치히로'가 아니라 '치히로 상'이고 영어 제목이 'Call Me Chihiro'라는 것에서 약간의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척 봐도 꽤 어둡고 좋지 않은 사연이라는 힌트를 여기저기 조금씩 흘려가면서 진행되다보니 지속적으로 약간의 긴장감을 안겨주기도 하는데 대체적으로 힐링물을 지향하는 작품의 톤 자체를 망쳐버릴 정도는 아닙니다. 부담없이 훈훈하게 물흐르듯 흘러가는 영화를 감상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와 상호작용이 중요한 영화이니만큼 조연들 앙상블이 잘 살아나는 것이 관건인데 적절한 캐스팅과 호연들로 채워져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치히로를 연기하는 아리무라 카스미가 자칫하면 비현실적으로 붕~떠있는 행복 전도사 같은 느낌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캐릭터의 중심을 훌륭하게 잡아주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 젊은 여배우 중에서 톱급으로 손꼽히는 스타라고 하던데 저는 봤던 출연작이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뿐이었는데요. 여기서도 꽤 잘해냈었는데 이번에는 훨씬 난이도가 높은 배역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낸 느낌이었습니다.
일본 힐링물의 필수요소인 음식과 먹방도 당연히 나옵니다. 주인공이 도시락 가게에서 일하는 만큼 다양한 도시락들도 구경할 수 있는데요. 재료 준비하고 다듬는 과정 등도 조금 나오는데 역시 이 사람들 도시락에 목숨 건 민족인가? 뭐 이런 생각을 또 했습니다 ㅋㅋ 촬영도 잘해서 중간 중간 이쁜 그림들 많이 뽑아내주고 있구요. 극 진행이 엄청 타이트하진 않고 루즈하게 2시간 10분 정도의 러닝타임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시간 많이 비는 주말 같은 때에 느긋하게 감상하시길 권해드립니다.
2023.02.25 00:33
2023.02.25 00:45
저도 '꽃다발...' 그 작품에서 한 번 봤던 것 말고는 잘 몰랐었는데 검색 좀 해보니까 인기나 위상이 그렇게 높다고 하더군요. 이 작품에서 보여준 매력이나 안정적인 연기력을 생각하니 저절로 납득이 됐습니다 ㅎㅎ
가끔 세상살이 각박하게 느껴질 때 한 번쯤 보면 좋더라구요. 이렇게 대놓고 다룬 작품 말고도 가끔 일본영화 보면서 느끼는데 도시락이 참 부럽습니다. 전문점이야 우리나라도 맛있는 가게가 있겠지만 편의점 도시락 퀄리티가 차이가 많이 나죠.
'아니 나 이 사람 나오는 거 뭔가 최근에 봤는데?' 하고 확인해보니 '스펙'에서 그 하찮은 역으로 나왔던 그 분이네요. ㅋㅋ 일본 연예계나 배우들 잘 몰라서 이 분이 그렇게 잘 성장(?)하신 줄도 모르고 있었구요. 하필 장르가 제 기피 장르이긴 합니다만. 이런 영화도 가끔은 땡길 때가 있더라구요. 또 세상에서 일본이 가장 잘 하는 장르이기도 하구요. ㅋㅋ 기억해 두겠습니다. 글 잘 읽었어요!
근데... 왜 포스터 이미지가 예고편 속 그냥 아무 장면보다 안 예쁘고 안 인상적인 거죠. 넷플릭스 일 좀 똑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