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작입니다. 2021년에 나온 코미디 영화 아니구요. 런닝타임 94분. 장르는 호러/슬래셔.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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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정직한 포스터상. 그냥 딱 이 그림이 많이 맘에 들면 보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



 - 불륜 남녀를 결박해 놓은 남자가 천천히 씻고 면도를 하고 산타 가면과 복장을 차려 입고 있습니다. 불륜남은 제발 용서해달라고 다시는 니 와이프 안 건드린다고 빌지만 우리 산타 아저씨는 도끼를 들고 말 없이 다가가구요. 문득 뉘늦게 눈치를 챈 남자가 외치죠. "너 남편 아니구나!! 그냥 미친 놈이구나아아아앜!!!" 


 그래서 크리스마스 시즌입니다. 배경은 미국 어딘가의 시골 마을 '크라이어'구요. 철자까지 정확하게 Cryer...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을 수 없는 마을인 거죠. ㅋㅋㅋ 암튼 이 곳에 갑자기 산타 차림새의 연쇄 살인마가 나타나 날뛰며 사람을 참 많이 죽이고요. 이걸 막으려는 보안관 말콤 맥도웰 할배와 부관 제이미 킹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내용의 슬래셔 무비에요. 더 자세한 설명은 귀찮네요. 스토리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 영화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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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주인공도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이미 킹씨 쏘리요.)



 - 눈치 채셨겠지만 크리스마스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어제는 크리스마스 로맨스. 오늘은 크리스마스 슬래셔. 어쨌든 크리스마스로 대동단결! 뭐 이런 건데요. 포스터부터 느껴지는 강렬한 싸구려, 모자란 영화 느낌이 맘에 들어서 골라봤습니다만. 알고 보니 이게 무려 리메이크네요? ㅋㅋㅋ 근데 이전 영화가 평이 더 나빠요. 이 영화도 구린데 그럼 대체 원작은... 이라는 호기심은 일단 넣어두고 영화 얘기나 마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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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영화의 정체이자 주제이자 존재 의미인 것입니다. '산타가 사람 죽여요. 열심히 다양하게 죽여요.')



 - 그러니까 정말 B급 영화입니다. B급 영화인 척하는 잘 만든 영화 같은 게 아니라 애초부터 B급이 될 운명을 타고나서 B급으로 만들어진 B급 영화에요. '산타 차림을 한 남자가 크리스마스에 사람을 그냥 막 죽인다! 그것도 엄청 잔인하게!!' 라는 단순한 아이디어에 목숨을 걸고 스토리는 걍 어떻게든 대애충 살인 장면들 이어 붙이는 역할 정도로만 존재하는 영화죠. 보다보면 나름 뭐 주인공의 사연도 나오고 범인의 사연도 나오고 반전 비슷한 것도 있고 그럽니다만. 하나 같이 다 그냥 이야기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아무 데서나 빌려온 클리셰들이에요. 그러니까 신경 쓸 것도 없고 걍 우리 산타가 얼마나 신나고 폼나게 사람을 죽이는가만 보면 되는 거죠. 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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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전등으로도 죽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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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염 방사기로도 죽여요. 싼타 뽜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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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엄... 암튼 죽여요. 계속 죽여요. 장르의 본질에 충실하게 사망자가 꽤 많이 나오는 영화입니다.)



 -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산타의 범죄 행각 역시 영화의 나머지 모든 부분과 큰 차이 없는 클리셰에 머물고 맙니다. 나름 최선을 다 해요. 사냥용 칼에서부터 시작해서 무슨 커다란 낫, 전기, 총, 그냥 육탄전에다가 화염 방사기까지 써가며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주려 노력합니다만 뭐 근본적으로 신선함이 없습니다. '연쇄 살인 산타'라고 하면 뭔가 오홋호호~ 하면서 크리스마스스럽게 씐나고 좀 코믹하게 죽일만도 한데 그런 것도 없구요. 정말로 그냥 '산타가 사람을 죽인다고!'에서 각본가의 사고가 멈춰 버린 느낌. 바꿔 말하면 범인이 산타 복장을 하고 다닌다는 걸 빼고 생각하면 정말 신선할 게 하나도 없는 허술 부실한 평범한 B급 슬래셔 무비일 뿐, 그 이상은 아닙니다. 이하일 수도 있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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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락한 성직자를 죽인다든가 하는 식으로 중간에 어설픈 사회 풍자도 시도하지만 말 그대로 어설퍼서 농담처럼 보일 뿐.)



 - 그나마 이 영화를 철저한 망작 분류에서 막아주는 것은 각본의 모자란 부분들입니다. 그냥 무난한 슬래셔로 평범하게 흘러가다가 중간중간 자꾸만 덜컹! 하고 말이 안 되는 장면들이 튀어나오는데, 그게 의도한 개그일 때도 있고 그냥 모자람일 때도 있습니다만. 그게 좀 불균질하게 오락가락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원래부터 웃기고 괴상한 영화'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특히 말콤 맥도웰이 연기하는 고참 보안관은 참 꾸준하게 웃겨줍니다. 전형적인 '주인공의 촉을 무시하는 무대뽀 꼰대 상사' 캐릭터인데 수시로 늘어 놓는 황당한 장광설들이 매번 상황과 엇나가면서 괴이한 웃음을 주더라구요. 뭐 가장 웃기는 건 그런 허접한 캐릭터를 말콤 맥도웰이 성실하게 연기하고 있다는 거겠지만 이 분이야 워낙 아무 영화나 출연하는 분이니(...)

 제이미 킹이 맡은 주인공도 이렇게 본의 아니게 웃기기론 만만치 않습니다. 캐릭터는 그냥 전형적인 이런 슬래셔 여주인공인데요. (뭔가 약점이 있다가, 사건 관련해서 비극을 겪고 각성! 하는 영웅 말이죠) 그걸 참 열심히 성실하게 연기하는데 각본이 미쳐 날뛰다 보니 배우가 곧통 받는 게 눈으로 보이는 기분이 들어요. 배우들 만나서 토닥토닥 해주고 싶어지는 영화였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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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금만 확실히 해준다면 그 어떤 역이라도 맡아주지!!! 라는 스피릿의 말콤 맥도웰옹. 오래오래 사세요.)



 - 바로 위 문단의 내용을 칭찬으로 이해하시는 분들은 없겠죠?

 그냥 싱겁기 짝이 없는 B급 슬래셔 무비입니다. 차라리 화끈하게 막 나가서 망가지기라도 해 보지 그랬니. 라는 코멘트를 마지막으로 짧게 끝.




 + 참고로 말콤 맥도웰의 필모 그래피를 보면 imdb 기준 현재까지 출연작이 271작품. 개봉 및 제작 대기 작품이 10작품입니다. 이제 갓 80인데 이러시니 아마 최종 스코어 300 넘기는 건 거의 확정적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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