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30 16:58
어제, 오늘 꽃향기를 맡으면 님이 올리신 긴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직장 동료에 관한 글들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읽기엔 늘 익숙한 모습의 동료가 보여준 새로운 스타일과 행태에 대한 일종의 낯섦에서 오는 거부감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정작 당사자에겐 말할 수 없어서 듀숲 비슷하게 게시판에 올리신 글일 것도 같은데, 오해와 반감을 부를 만한 어휘들은 어쩔 수 없이 눈에 띄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그 글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댓글들도 흥미로웠구요.
어떤 상황인 지 조금은 익숙한 건, 저의 경우도 최소한 3~4회 또는 숱하게 들었던 외모나 옷차림 관련 발언에 대한 기억이 나기도 했고 그때 내 기분이나 감정 또는 상황이 어땠는지 떠오르기도 하고 그랬네요. 영화 '화양연화' 를 봤을 때, 그 숨막히게 아름다운 치파오를 날마다 갈아입고 나오는 장만옥이 퇴근 후 밤길에 국수를 사러 나가는 장면이 느리게 지나갈 때, 그니의 튀동수에 따라붙는 듯한 한글 자막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마 정확할 거에요.
"매일 저렇게 차려입고 다녀?"
사람이 눈이 달린 이상 타인의 외양을 보고 무감하기란 쉽지 않기에, 집 밖으로 나서는 순간 저부터 타인들의 시선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을 전제하고 저 역시 마찬가지로 참 잘도 관찰하고 훔쳐봅니다. 대놓고 빤히 보는 건 당연히 예의가 아니고, 사실 또 그렇게 대놓고 넋을 잃을 만큼의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은 또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쨌든, 저는 그래요. 전날 잘 익은 김치에 쏘맥 좀 과하게 말았다 싶으면 냉장고에 얼려둔 숟가락으로 아침부터 눈두덩이를 한참 눌러주는 일부터, 그날그날의 화장이나 옷차림 같은 거 그에 맞는 가방들 구두들 액세사리들, 대부분은 전날 밤에 다 갖춰놓는 편인데 그때마다 이게 과연 누구를 위한 걸까 싶으면 누구긴 누군가요, 저 자신을 위한 첫번째 긴장이죠. 제 눈에 딱 갖춰져야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타인들의 시선에서 나오는 평가는 덤일뿐. 하지만 저도 그런 말을 듣고야 말았어요.
"왜 늘 옷차림이 결혼식 하객 복장이세요?"
집요하게 제 외모나 옷차림을 관찰하고 비슷한 류의 질문을 던지는 이가 회사에도 여럿 있어요.
왜, 맨날 하이힐을 신으세요? 왜 맨날 향수를 뿌리세요? 왜 맨날 네일케어를 받으세요? 등등등...
이젠 정장이 편한 나이가 되었고(그리고 진짜 결혼식 하객패션 같은 옷은 정장이 아니라, 집안 옷장에 다 걸려있으므로) 정장차림에 플랫은 제 기준에서는 도저히 용납 안되는 매칭이라, 향수는 겉에 입는 마지막 속옷 같은 거라서, 잡다한 집안 모든 일들 다 마치고 난 일요일 저녁 네일샵에 두 손을(또는 두 발을 맡기고) 멍 때리며 나를 맡겨보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아서 그 정도는 호사라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의 경제력이 있고, 또 그러기 위해 빡세게 일하고 있으니까... 이런 얘기들 일일이 다 해 본 적은 없네요.
왜냐하면 내 신체에 가하는 내 모든 행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부모자식형제부부사이라도 그런 지적질은 월권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갖고 있고, 남이 하는 그런저런 말들 사실은 웃기고 귀찮기 때문이지요. 혹시라도 힐소리가 거슬릴 수도, 제 향수 냄새에 머리가 아프다거나 관리받은 손발톱에 역겨움을 느끼지만 차마 대놓고 말은 못하니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그런 부분 감안하여 최대한 배려하고 조심하며 지내는 제 노력을 쓰자면 제 꾸미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제가 신경쓰는 부분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저는 관대한 편이에요. 저라면 회사안에서도 신지 않지만 더욱이 밖으로는 한 발자국만 나간다 해도 도저히 신을 수 없을 것 같은 삼선쓰레빠를 아무렇지 않게 신고 돌아다니고 겨울이면 지급되는 회사로고가 새겨진 두툼한 솜잠바 안에 어제 입은 옷을 오늘 입고 내일 또 입는다 한들 저는 그러려니 해요. 사실 따지고보면 단정하고 깔끔한 차림보다, 회사가 무슨 동아리방도 아닌데 너무 프리하고 캐주얼한 차림으로 활보하는 직원들이 더 지적받아 마땅할 법도 한데 대부분은 후자들이 뭉쳐 전자를 뒷담화 한다는 게 아이러니지요. 그래도 저를 바꿀 생각은 없으니... 그냥 그러려니 해왔습니다만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어쩌면 저더러 사치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돌려 말하는 걸까요?
단지 질투나 시샘(설마!)이라고만 하기엔, 너무 뿌리 깊은 인식과 개념의 차이인 지, 정말 취향의 차이가 너무 확연해서? 아니면 경제력 또는 투자를 어디에 하느냐에 따른 가치관의 차이? 그건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는 하고 싶으면 하고 사고 싶으면 사는 것입니다. 이 발언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위화감이 느껴질 수 있는 지 모르지는 않지만, (그렇다한들 제가 연예인이나 힐튼 만큼 하겠습니까?) 자신의 욕망을 알고 인정하고 그렇지만 그것을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맘껏 발산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꼭, 꽃향기님을 겨냥해서 쓰는 건 아니지만, 저는 자신의 눈에 좋아보이고 새로워보이는 타인의 것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부러움이든 동경이든 뭐든 그 부분에 솔직하지 못하고 유연하지 못한 사람들이 갖는 피해의식은 일종의 게으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중요한 건 저와 다른 유형의 인물들에 대한 해석 또는 분석이나 제 안에서의 감정이 부정의 형태로 출렁일 때는, 그것이 특히나 동성간에 외양에 관련된 것이라면 그게 얼마나 민감하게 작용하는지 제 스스로 너무 잘 알기에 그냥 마음의 소리로만 담아놓습니다. 또한 설사 그게 칭찬의 형태라고 해도 꽃노래 삼세번이라고 좋은 의미를 액면 그대로 좋게만 전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도 알기 때문이죠. 대부분은 그게 뒷탈이 없었고요. 그러나 무엇보다 저 스스로 몸과 정신을 아무리 관리하고 단속해본들 남이 봤을 때도 저에게 이상하고 재섮는 포인트가 최소 한 두개는 있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2014.07.30 17:06
2014.07.30 17:42
꼭 그건 아닐 겁니다. 사람이 그렇게 단순하진 않겠죠. 감정의 연원이 수십, 수백 가지로 표출될 수도 있는 건데요.
2014.07.30 17:11
솔직히 넘사벽 멋장이세요 난 보통보다 좀 지저분해요.
보통을 향해 뛰는 행색이라니 좀 반성이 되긴 합니다.
이쪽이나 그쪽이나 생각하는건 마찬가지겠죠 저쪽이 수가 많다는 것뿐.
2014.07.30 17:43
절 보셨군요 ㅎ ㅎ
2014.07.30 17:12
그렇죠...자신이 안 하는 것이나 못 하는 것을 하는(해내는) 사람을 아니꼽게 보는 경우가 우리 사회에 참 많아요.
2014.07.30 17:13
한국은 타인에게 관심(이라 읽고 오지랖이라고 생각하는)이 '너무' 많아요.
2014.07.30 17:13
와, 정말 오랫만에 보는
문단 나누기가 읽기 좋게 잘 된 글이다~~
저는 자신의 눈에 좋아보이고 새로워보이는 타인의 것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부러움이든 동경이든 뭐든
그 부분에 솔직하지 못하고 유연하지 못한 사람들이 갖는 피해의식은 일종의 게으름이라고 생각해요.
===>>> 아 뭔가 뜨끔하기도 하고 머쓱하기도 하고, 확 올라오기도 하는 부분이네요, ㅠ.ㅠ
2014.07.30 17:28
내가 어떤 재화나 활동에 돈이나 노력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로 인해 다른 재화나 활동에 투자하지 못 하는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죠. 뭔가 한다는 것은 다른 것을 포기하고 하는 것인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령, 필라테스 강습을 듣는다고 하면 그 강습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지출하느라 다른 것-옷 사 입기나, 영어 학원 수강이나 소액 저축 등등-은 그만큼 포기하고 한다는 것일 수도 있는데 필라테스 강습들어? 난 듣고 싶은데 그럴 여유없어, 넌 시간과 돈이 많으니까 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은 기분이 참 그렇죠. 듣고 싶으면 자기도 다른 것 포기하고 하면 될 텐데요.
그리고 저는 님처럼 잘 차려입고 꾸미고 하는 사람 주변에 있으면 저는 그렇지 않더라도 기분이 좋더군요. 자기한테 신경쓰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전해져서요.
2014.07.30 17:45
글 잘 읽었습니다. 평소 그사람의 외양이 그 사람을 일정 부분 규정한다고 생각해요. (전부야 아니겠지만..) 글까지 읽어보니 사려깊고 우아한 분일거라는 추측을 멋대로 해봤습니다.
닉네임으로 쓰시는 쿠델카가 궁금해서 네이버에 물어보니 무용수, 사진작가, 스키 점프 선수가 나오네요. 의미없지만.. 왠지 무용수 쪽에 한표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2014.07.30 17:48
전에 얼핏 글 읽은 기억으론 뭐랄까, 딱 떨어지는 핏의 정장류를 좋아하신단 느낌이었는데 그건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결혼식 하객복장하고는 다르지 않나요? 후자는 레이스나 리본 장식에 색은 핑크, 뭐 이런 게 떠오르는데 말이지요.
저도 옷 갖춰입는 걸 (제 자신도 남도 다) 좋아해요. 그러다보니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나가야할 땐 뭘 입어야 하나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ㅅ'
2014.07.30 17:55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객패션이 블랙정장이죠 여자도 그렇고요 드레스라고 해도 톤이 다운된 옷을 주로 입고요
레이스나 핑크는 소개팅 데이트 선자리에서 주로 많이 입죠
2014.07.30 17:58
신부보다는 덜 튀는 색으로 입는 것...이건 들러리한테만 적용되는 것일까요?
2014.07.30 17:58
2014.07.30 18:08
저는 블랙이나 화이트는 피해서 입는다고 알고있는데요 (블랙은 축하의 느낌이 별로 안나고 화이트는 웨딩드레스 색이 주로 흰색이라). 근데 이것도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은 아닌지, 작년 서울 들어갔을 때 친척 결혼식에서 화이트 드레스 입고온 다른 친척을 보고 엄마님한테 이상하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또 별 신경 안쓰시고...
2014.07.31 00:53
그냥 제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외국생활 n년 하면서 결혼예식이 얼마나 신성하고 다채롭고 즐겁고 허심탄회 할 수 있는지 보고 듣고 느꼈읍니다. 한국 대부분의 결혼식 정서의 기본은 신부보다는 튀어서는 안 되며, 모노톤 일색일 것, 그리고 제 눈에는 하나같이 촌스러웠던 여자측 하객 대부분의 A라인 원피스의 남용이었습니다. 뭐... 돈 보태준 적 없으나 입 다물고 있었지만 그 천편일률의 하객 차림엔 블랙을 바탕으로 한 정장차림이 기본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 안전하고 무난하니까. 저는... 신부보다 당연히 튀지는 않지만 나름의 하객패션을 선보여도 한국에선 그닥 환영받지는 못했던 것 같구요.
2014.07.30 17:54
이글 좋아요 눌러야겠어요.
2014.07.30 18:11
2014.07.30 18:13
맞아요. 쿠델카님, 저도 쿠델카님의 입장과 비슷한 맥락으로 갖추어진(혹은 단정된) 느낌의 복장을 취하지 않으면 개운치 않게 출근길을 나섭니다. 회사라는 부분이 업무적 공조를 위하여 이루어진 공적인 관계라 저도 제 기준에 맞추어진 느낌의 옷차람이 아니면 개운치가 않더라구요. 그것 또한 쿠델카님과 동일하게 남에게 보여지기 위한 부분이 아니라 그냥 제 기준에서 용납이 안되더라구요. 그렇다고 해도 요즘에는 늦잠이나 게으름으로 인하여 대충 입고 가는 일도 많지만. 쿠델카님 글을 보며 다시 정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근 전 옷을 다리거나 옷을 미리 정해 놓는 일들은 또한 뭔가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 안심한 느낌도 들면서. 쿠델카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4.07.31 16:18
말이 그렇지 저도 어떨때 너무 피곤하고 늦잠이라도 자면 허겁지겁 손에 닿는대로 걸치고 나갈 때가 종종 있어요, 그렇죠, 다음 날 출근할 때 입을 옷을 미리 정해놓는 사소한 행위 같지만 뭔가 열심히 살고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죠. 감사합니다.
2014.07.30 18:16
2014.07.31 16:17
저 그거 뭔지 알아요. 제가 그렇게 쫙 빼입고 다니는 애 엄마와 같은 입장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남 생각 해주느라 바쁜 사람들이 많죠.
2014.07.30 18:18
honeydew, bogota 님/ 대부분의 국민정서상 다분히 그런 경향이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Harper님/ 맞아요. 하나를 선택해서 행할 떈 나머지는 포기하거나 생략할 수도 있는 건데 가시적인 것에만 많이들 집착하긴 하죠.
컬리토님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제 닉의 기원은 사진가입니다. 그나저나 무용수 이름 중에도 있군요.
yayaya /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07.30 18:22
active님/ 어쩌다 한 두번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늘상 반복적으로 듣는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개의치 않는다고 해도 신경 번거롭죠. 입장 바꿔서 제가 그런 사람들에게 너는 옷이 그거밖에 없니? 발뒷꿈치 각질 제거 좀 해라, 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제가 그들의 질투와 시샘을 받고 싶을 만큼 궁하지는 않습니다.
2014.07.30 18:29
결혼식 하객 복장;이라는 요상한 대명사라니. 저도 너무 궁금해져서 다른 방식으로 결국에 묻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 대답이 이 글에 들어 있네요. 제 궁금증은 부지런함에 대한 경외감이나 놀라움이 어린, 그런 질문이었을 겁니다. 외견을 조금만 생각해도 엄청나게 지치게 되는 저로써는 엄청나게 많은 자원을 소모해서야 가능한 일을 매일 같이 하는걸 본다는건, 그 많은 자원을 매일 같이 재생산한단 걸 상상해야 하는 것과 같을테니까요. 그런데 자신에게 동의받고 용납받기 위해 그런 일들을 하실 수 있는 거군요. 그래도 대단해요.
2014.07.30 23:34
'외견을 조금만 생각해도 엄청나게 지치게 되는' 사람들에겐 놀랍고 신기한 일일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자신에게 동의받고 용납받기 위해 그런 일들을'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은 그게 그렇게 날마다 체크당하듯 들어야 하는 말이라면 참 피로한 일이라는 걸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네요.
2014.07.30 18:31
저는 전에다니던 회사에 그런아주머니가 계셨는데 호감이었어요.
멋있더라구요.
근데 그걸 자기관리 잘하는 기준에 놓고 그사람을 비교대상으로 설정한뒤
안꾸미는사람을 깎아내리는 사고방식은 반대구요.
꾸미는 건 정말 성격이거든요.
그리고 재주이기도하고.
부지럼함과 게으름으로 이분법해 보는사람들이 언제나 문제지요.
근데 전 안말린 머리로 밖에나오는 제친구가 항상 챙피합니다.
안꾸미더라도 머리는 좀 말리고나왔으면.
2014.07.30 18:43
2014.07.30 18:52
2014.07.30 20:18
2014.07.30 21:12
2014.07.30 23:57
제 글을 읽으셨고 이미 여러차례 댓글 달으신 건 같으니 여쭙겠는데, 제 글이 단지 네일(페디) 케어를 받는 게 어느 부분에서 경제적 우월성이 느껴지셨나요? 그래요, 같은 직군 같은 직장에 속해 있으니 받는 월급(연봉) 도찐개찐이라는 전제하에, 제가 듣고 겪은 사례 하나 들려드릴까요? 저에게 늘 그렇게 외모관련 지적하는 핵심멤버가 어느날 그런 얘기 하더군요. 자기는 돈 있으면 명품사고 관리하고 그러는 것보다 해외여행에 투자한다고. 네, 제가 묻지도 않은 얘기입니다만 대놓고 그러길래, 아 당신은 그렇군요. 그게 또 의미가 클수도 있고 남는 게 더 있을 수 있어요. 멋집니다 그 취향.
제 글 어느 문장에서 경제적 우월성인지 묻고 싶네요, 한 번 내뱉은 말이니 이미 제 원래 의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쳐도... 반대로 저는 한 번도 그니가 제게 말하는 대로 그대로 돌려주자면 "왜 n년째 같은 시즌 같은 옷이에요? 왜 아무리 취향이 그래도 그렇지 나이도 서른 중반인데 남의 결혼식 갈 때는 하다못해 메이크업에 최소한 키튼힐은 신어줘야죠?" 라고 말한 적 없습니다. 그 사람 사는 스타일이고 제가 사줄 것도 아니면서 끼어들 권리 아니어서요. 반면에 구두 하나 원피스 하나, 스카프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대방을 보며 저는 언제까지 무상하게 넘겨야 하는데요? "우와, 이거 어디서 사셨어요? 넘 이뻐요!" 이런 칭찬을 들어본 적도 없고, 꼭 그런 반응 바라지도 않았지만 날마다 아침 출근 첫미팅이 휴렛팩커드 스캔 기능이라면 acrive님 기분은 단순히 네일케어나 컬러의 기분으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지요?
2014.07.31 02:44
2014.07.31 09:30
네일케어를 받을 경제력은 있다고 굳이 원문에 언급하신 것 보고 저도 뜨악하긴 했습니다.
경제력이 있어야만 받을 수 있나,굳이 경제력을 언급하는 건 뭐지 하고요.
2014.07.30 19:21
이 글 전반에 대한 제 생각은요.
첫번째, 그런 것쯤이야 물어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궁금해서 못 물어볼 일도 아니고, 상이함에 반응할 수도 있다 봅니다.
꼭 치부를 드러내거나 무례하다고 볼 만한 질문도 아니고, 가시적인 것에 대한 반응과도 같은 것인데 굉장히 예민하고 과민하시다 느꼈어요.
두번째, 왜 그것을 빈자의 부자에 대한 시샘이나 반발감으로 받아들으시는 지는 의아합니다.
2014.07.31 00:14
'그런 것쯤이야 물어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싶' 은거 아닌가 싶기엔 솔직히 여자들 특유의 호감을 바탕으로 정보를 공유했으면 하는 객관적 느낌을 한 번 도 받아본 적 없어서요.
'두번째, 왜 그것을 빈자의 부자에 대한 시샘이나 반발감으로 받아들으시는 지는 의아합니다' 에 대해서는 저는 그것을 시샘으로 받아들일 만하 부자도 아니라는 것을 구차하게 말씀드려야 하겠으며, 제 글 전반적으로 그것을 반발감으로 느낄 만한 글을 썼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만 느끼셨다면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미 한정되어 있는 듯 하네요.
2014.07.30 19:29
2014.07.31 00:23
오지랖에 대한 님의 의견은 저도 이미 다년간의 해외생활을 겪어봤으니 살다 보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쯤 조금은 알 것 같고요...그런데 제 글 어디에 튀는 복장에 대한 힌트가 있으셨는지요? 저는 직장생활 하면서 한 번도 어깨, 등, 팔 전체, 허벅지, 똥꼬치마 같은 옷을 입어본 적이 없고 지극히 다 가리고 어찌보면 보수적인 옷차림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요. 정말 까놓고 말해서... 아무리 젊음과 발랄함을 전제로 이해한다 쳐도 며칠을 입었는지 모를 무릎나온 청바지, 겨땀이 밴 슬리브리스, 팬티가 보일락말락한 짧은 치마를 입는 친구들이 저에 대해 옷차림 지적을 할 수 있는 건가 싶은 건, 역시나 다른 분들 평가에 맡겨야 하는군요.
2014.07.30 19:57
그냥 자신이 그만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분야에 그만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이 신기한 것 아닌가요? 지인 중에 모 아이돌 열성팬이 있는데 휴가 내서 일본 투어도 따라가고 하는 것 보고 왜 그렇게까지 해서 모든 공연에 따라가는지 신기해서 묻는 것과는 다른가요?
물론 그런 질문도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들으면 개인적 취미에 대한 오지랖으로 느껴져 불쾌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취미 생활에 대해서 뒷담화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기도 하고요.
2014.07.30 20:03
2014.07.31 10:32
그게 신기하고 놀라워서 그런 것인지 아닌지의 어감은 본인이 느끼겠지요. 평가해 달라고 한 적 없는 개인적 취향에 대한 리뷰를 끊임없이 당하는 고역도 본인이 알겠구요.
2014.07.30 20:27
글에 나온 것처럼 "왜 늘 옷차림이 결혼식 하객 복장이세요?"같은 질문은 순수하게 궁금해서, 또는 아무런 의도나 의미 없이 질문했다고 보기에는 이미 나름대로 상대방에 대해 모종의 판단을 내린 후 던진 질문처럼 보이네요. 보이는 것에 대해 반응을 할 수는 있죠. 그런데 혼자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과 드러내서 표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지 않나요. 외모에 대한 지적은, 특히 글에서 예시된 것처럼 "왜 당신은?"이라고 해명을 요구하듯 물어보는 건 제 기준에서 볼 땐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네요. 그리고 댓글들 중 인간사회의 습성이 언급되었는데 그러한 습성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렇다 해서 그것을 용인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어딜 가든 오지랖이나 뒷담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2014.07.30 20:43
2014.07.30 21:01
꼭 건방지게 멸시하듯 조소를 담아 말해야만 무례한 건 아니지요.
2014.07.31 00:37
"왜, 맨날 하이힐을 신으세요? 왜 맨날 향수를 뿌리세요? 왜 맨날 네일케어를 받으세요? " 써놓고도 참 유치하지만 이런 류의 질문이 결론은 "뭘 해도 예쁘고 좋아보여요' 라는 느낌이라면 누가 기분이 나쁘겠나요? 평균 연령 10세 이상 차이나는 친구들이 그러는데 저는 그들이 원한다면 짬을 내서 제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고 더 나아가 나름의 차밍강의라도 하겠죠. 그런데 그것이 하루 출근 첫 타임, 식전 댓바람때부터의 네거티브한 뉘앙스의 직설적인 리뷰라면 Gappa님의 기분은 어떨 것 같은지요?
2014.07.31 00:30
저의 심정을 가장 가깝게 이해하고 있는 미치르님의 댓글에 일단 감사 드립니다. 그렇다고 다른 분들의 댓글이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겠지만... 까놓고 말해 저는 많은 여자들이 나름 패션/ 명품 기본 기준치로 치는 샤넬백이나 루이비통백조차 갖고 있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뭐든 그냥 제 눈에 예쁘고 좋으면 사는 거죠, 그게 옷이든 가방이든. 그리고 필요할 때 조용히 꺼내 입고 들 뿐, 양심상(?) 과시한 적도 없어요. 그런데도 매의 눈 같은 어떤 이들의 시선엔 네게티브하게 걸린다는게... 조금은 불편하고 유감이죠.
2014.07.31 00:48
잘 읽었습니다. 본인의 이야기를 해 주신 점도 잘 읽었어요. 아마도 말씀하셨다시피 낯설어서 그런 의아함을 가졌겠죠. 동시에 평소에 다소 지저분한 느낌으로 가졌던 편견도 작용했겠고요. 다만 그 낯선 타인이 아예 타인이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무신경한 편이라 깊이 생각하진 않았을 것 같기는 합니다. 하는 일과 공부한 배경도 작용한 것 같고요. 사람은 다양하다, 그 자체를 인정하면 별 탈 없다. 는 단순한 이치를 다시 떠올립니다.
2014.07.31 02:25
2014.07.31 10:28
잘 짚어주신 댓글입니다. 그리고 저도 어느 부분 직감하고 있었고요, 그랬기에 어떨 땐 더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는 것도 말씀 드리게 되네요. 젊다는 것, 젊어서 뭘 입고 뭘 신어도 머리를 어떻게 해도 자신들이 늙은 상급자여성보다 세련되고 발랄하다는 믿음을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 시절 그 나이 참예쁘죠. 그런데 칼정장 못지 않게 일주일에 한 번쯤은 스키니진을 입는 저를 보면서도 같은 반응이면 그건 도대체 뭔가요. 뭐 저런 나이든 여자가 젊어보이려고 발악하나 그런 걸까요? 그들의 본말이 어떤 의미든 애들 참 유치하구나 싶었어요. 솔직히 저는 여기서 일하면서 그 또래 여자들에 대한 애정이나 신뢰가 바닥났어요. 세상이 이래서 젊은 애들이 고생하느라 저렇구나 라고 하기엔 이건 인성이나 교양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네요. 나이를 더 먹으면 더 성숙해질 것인가 싶으면 그것도 회의적인 것 같아요.
2014.07.31 10:18
그거아냐님/ 대댓글을 쓸 수 없어서 여기에 답니다. 제가 본문에 언급한 경제력에 대해서 부연하자면, 그리 거창한 의미를 담은 건 아니었습니다. 굳이 네일케어로만 국한하자면, 다른 분들처럼 님도 네일케어 받는 가격을 아시겠으니 그게 무슨 경제력 운운이나 할 소린가 하시겠지만,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먹고사는 데 꼭 필수적인 요소에 소요되는 비용 말고,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여타의 관리비용들(작게는 네일케어부터, 헬스나 요가 같은 운동, 피부관리나 그 밖의 기타등등)을 지불할 수 있는 여력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꼭 회사 동료 아니라도 꼭 관심사가 그 쪽이 아니어서라기 보다는 네일케어든 뭐든 꾸준히 받을 만한 여유가 안 되는 사람들도 은근히 있습니다. 물론 제가 받으니 그걸 못받는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건 당연히 아니지요. 어쨌든 자기관리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의미의 경제력과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제 근로에 대해 언급했을 뿐인데,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되네요.
2014.07.31 10:31
2014.07.31 16:15
원글 쓰고 댓글들 달다보니 저도 뭐 그들 못지 않게 편협한 사람인 건가 싶어 내심 찔렸는데, 그래도 본말을 이해해 주신다니 제가 다 위로를 받네요. 감사합니다.
글이...참 잘 읽히는군요/ 결국 모든게 질투로 귀결되려나요 남과 다른 모습->물질적 여유(혹은 시간적 여유)->부러움, 질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