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좀 바쁘지만, 왠지 여기 하루에 한 번 음식 글 안 올리면 안 될 것 같은 묘한 의무감이 들어서 예전 글 한 번 올려봅니다.
날짜 보니 2009년 초, 벌써 1년도 더 전의 글이군요. 세월 너무 빠르네요...-_- 저 때만 하더라도 필름카메라랑 폰카밖에 없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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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의 본가에서 하는 가게입니다만 객관적으로 봐도 레벨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제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무전취식 밥 먹은 이야기.
그 당시에 1차 응시 끝내놓고 고시원에서 멍때리느니 그냥 같이 내려가자길래, 내려가서 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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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이 친구네 집은 수원 외곽의 고색동이란 곳에서, 병천순대 전문점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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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수원역에서 비봉면 가는 쪽에 있는 고색동 새마을금고 옆입니다. 수원 사시는 분들은 한 번쯤 가 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수원역에서 버스/택시로 10여 분 걸린다 하네요. 저는 항상 서둔동 쪽을 들렀다 가기 때문에 수원역에서 바로 가는 버스노선은
모릅니다만(....)
고색초등학교나 비봉면 가는 버스가 닿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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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으로 가게 내부를 한 번 촬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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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손님이 뜸하여 한산해 보였습니다만, 그것은 곧 제 착각으로 드러났지요. 학교 단체 운동부의 러쉬... (두둥)
게다가 이 자리 맞은편에는 성인 축구팀이 또 한 팀 더 있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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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서빙을 주인장인 친구 부모님 내외분 두 분이서만 하기 때문에, 매번 제가 방문했을 때마다 이 친구는 아들네미답게(?) 식당일을
거들었지요.
저도 비록 객(客)으로 놀러가긴 했지만 왠지 객쩍어서 테이블 몇 개 조금씩 치우기도 하고, 그러자 객으로 왔으면 조용히 앉아
있거라고 때아닌 실랑이(?)도 좀 벌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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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깐 시간이 지나고 자리에 앉자 병천순대 한 접시는 금방 썰어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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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하긴 한데, 사실 바른대로 말하자면 이거 일반적인 6천원짜리 순대 한 접시 메뉴 정량은 아닙니다.(...) 저희가 그
자리에서 두 접시를 몽땅 비웠는데
(사진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 저 친구 먹성도 보통 아니고...;;) 어머님께서 평소보다 너댓 개
정도를 더 담아 주셨는 듯.;;;
어이쿠 이러실 필요는 없.... 지는 않.... (.....)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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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카라 화질이 좀 흐리군요. 병천순대는 부드럽고 탱글탱글합니다. 대개 순대가 크게 보이기 위해 소시지처럼 어슷하게 써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그렇게 썰지도
못할 정도죠. (뭐 타원형으로 썰어 봐야 전체 양은 "L=d*cosΘ" 수식이 성립하므로 결국 부피는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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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 하면 막장 아닌가!" 라는 동네에서 자랐긴 합니다만, 이 집에서 처음 먹었던 순대는 참... 별세계였지요;
그 시장통에서 파는
딱딱한 순대에 막장발라 먹는 것만 알았는데 꽃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의외로 맛있다는 걸 알았지요.
아니 그 이전에 뭐랄까 시장통
순대랑은 또 다른 차원이다? 랄까... (그래서인지 제 친구... 이 먹성좋은 놈이 바깥에서 순대를 안 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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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음식과의 시합에서 승리한(?) 단체손님은 빠지고 그 자리를 가족 단위 손님들로 채우기 시작합니다.
친구네 춘부장인 사장님 말로는 요즘
워낙에 시절이 뒤숭숭해서 솔직히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이처럼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찾아 주시기 때문에 그나마 이런 글로벌 금융 위기-_-에도
장사를 꾸려갈 힘이 된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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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두 접시를 해치운 상황에서 배가 좀 부릅니다만, 자비롭게 자비없이 나와주시는 순대국(....)
순대국은 상당히 진한 편인데,
어느 정도냐면 걸쭉함의 농도가 거의 부산의 돼지국밥을 연상케 하거나 그보다 약간 덜한 수준입니다.
어쨌든 저도 자비없이 들깨와
다대기를 팍팍 넣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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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 정식 1인상. 사실 위에서 잠깐 말한 순대 한 접시라는 것은 뒤에 보이는 저 정도가 정량에 가깝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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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좋은 여사장님(=친구네 자당).
어쩌다보니 제대로 사진이 초점맞아 나온 게 뒷모습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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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춘부장께서 할머님께 드릴 순대를 싸 주고 계십니다. 즉 포장 가능.
그러고보니 부모님 두 분 다 정면사진이 없구나...;; (찍사가 먹느라 개념을 놓아버린 듯;;;)
(*예전에는 거동 불편하신 할머니께서 가게에 앉아 계실 때가 종종 있었더랬습니다. 작년에 타계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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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ds10.egloos.com/pds/200902/26/32/b0007832_49a699eece381.jpg)
그러고보니 아직 올해는 저 집에 못 내려가봤네요. 밥값을 해야 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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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듀게 눈팅하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수요일쯤 전화 때려라 밥이나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