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8 10:06
구석에 있는 큰 상자를 열어보니...
초딩때 노트도 나오네요.ㅎㅎ 그때부터 쓰던 일기장이랑ㅎㅎ
20년 된 주소록은 안 찢고 그냥 버려도 괜찮겠지요? 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한 친구들이랑, 전화번호 국번이 세상에 한 자리인 친구도 있어요.
요즘 만나고 싶은 친구 주소가 나왔는데, 이사갔겠죠ㅜㅜ
성적표도 나왔습니다. 논술 점수는 97점인데 수학 점수는 3점이에요(...) 저 어떻게 공대에 간 걸까요(...) 아 그래서 공부를 못했나(...)
게다가 저때는 나름 글도 잘 썼나 본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암튼 이건 잘게 찢어서 버려야겠습니다(...)
일기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어머니는 싹 갖다 버리시길 바라시지만... 아마 다시 상자 속으로 들어가겠죠.
신문 스크랩한 노트들도 잔뜩 나왔어요.
91년 5월의 학생 시위들 기사를 스크랩한 페이지 바로 뒤에는 박정희 사진을 붙여두었고 다시 그 뒤에는 해바라기밭 사진이 나오는 종잡을 수 없는 분류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제가 대학생이 되고 한겨레 신문을 스크랩하면서 좀 더 일관된 취향으로 스크랩을 하는데... 오륙년전까지는 노트에 붙이지는 않았지만 착실하게 기사를 모으고 있었네요.
한겨레 구독하기 전에는 집에서 중앙일보를 봤었지요.
옛날 통장들도 나왔는데... 이건 찢어서 버려야겠죠?
방은 이렇게 해 놓고 문서 세단기를 사러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온라인네트 메뉴얼'이라거나 '시스템 관리자' 등등의 책을 제본한 노트들도 나왔습니다.
한 면에만 인쇄가 되어 뒷면은 이면지로 써도 될 것 같은데... 요즘은 사실 종이에 손글씨를 쓰는 일이 없네요.
제가 갑자기 수학공부를 다시 한다면 모를까요. 하지만 (이면지를 쓰기 위해서) 수학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다시 상자안에 넣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한창 읽던 동인지들도 나왔어요.
지금은 안 읽는데... 예전에 동인지 시장이 살아 있을 때 팔아버렸으면 다른 책 살 돈이라도 될텐데,, 얘네도 그냥 다시 상자 안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옛날 달력과(...)
옛날에 갔던 행사나 전시회의 리플렛들이라든가(...)
학기가 끝나고 몇페이지에서 몇십페이지까지 남았길래 수학 공부할 때 쓴다고 두었다가 오늘날까지 상자 안에 남아있던 노트들도 나왔습니다.
이 상자 참 보기보다 크네요. 안에 블랙홀이라도 들었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