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0 08:59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인투 더 스톰]을 봤습니다. 알고 있는 거라고는 토네이도 소재 영화라는 것이었죠. 그 때문에 [인터스텔라]와 [호빗] 예고편이 끝나고 사이드 마스킹이 되자 전 좀 실망을 했습니다. 물론 극장이 제대로 마스킹을 해준다는 건 좋은 일이죠. 전 단지 화면을 꽉 채우는 와이드스크린 액션을 원했던 겁니다. 메가박스 코엑스 M2관에서 그런 걸 기대하는 건 정상이 아니겠습니까.
토네이도 판 [크로니클]을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가짜 다큐멘터리 영화예요. 엄청난 토네이도가 지나간 뒤, 토네이도 추적자, 동네 학교 졸업식을 찍던 학생, 동네 백수들이 찍은 푸티지들을 모아 편집한 형식을 취하고 있죠. 당연히 쨍쨍한 영상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텔레비전으로 볼 때 영상의 현장감이 더 잘 살아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돌비 애트모스의 음향을 들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이런 종류의 영상을 보면서 돌비 애트모스 음향을 듣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야기는 지루하고 평범합니다. 위에 언급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모두 클리셰예요. 아내가 죽은 뒤 두 아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교감, 새로 온 과학자를 믿지 못하는 토네이도 추적자 리더,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함께 고립된 소년과 같은 것들은 모두 이전 재난 영화에서 별다른 가공없이 그대로 가져왔죠. 영화는 가짜 다큐멘터리 틀 안에 이들의 이야기를 넣으면서도 최소한의 신빙성을 만들 생각도 안 합니다. 다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걸 알고 왔으니 알아서 받아들이라는 거겠죠.
특수효과는 [트위스터] 시대 이후 발전했지만 그래도 효과는 어느 정도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디오 화면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이상 시각효과를 통한 경이의 감각 자체를 느끼기가 어려워요. 그럴 수 있는 시대가 간 것 같습니다. 눈 앞에서 괴물 토네이도가 비행장의 비행기들을 쓸어가도 '그냥 그러려니'할 뿐이죠. 단지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토네이도의 눈 장면은 상당히 좋습니다. 단순한 스펙터클을 넘어 주인공이 품고 있던 평생의 꿈을 담고 있어서 그랬겠죠. 이런 장면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14/08/20)
★★
기타등등
4D 버전도 있다고 하고 소재를 고려해보면 이치엔 맞는데, 그래도 파운드 푸티지 가짜 다큐멘터리 영화를 4D로 본다는 건 괴상합니다.
감독: Steven Quale, 배우: Richard Armitage, Sarah Wayne Callies, Matt Walsh, Max Deacon, Nathan Kress, Alycia Debnam Carey, Arlen Escarpeta, Jeremy Sumpter, Lee Whittaker
IMDb http://www.imdb.com/title/tt210636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0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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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스토리에 신경 안쓴 재난 영화 참 간만에 봅니다. -_-;; 자연의 대 환란을 극복하는 인간 승리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인물들간의 갈등관계와 그걸 해소하는 과정을 재난과 잘 엮었다면 정말 괜찮았을텐데...그런거 진짜 안하더군요.
어쩌면 진짜 다큐처럼 찍고 싶어서 그랬나 싶군요.
리처드 아미티지, 진짜 크더군요. 키도 훤칠하고 덩치도 거의 태산....주변의 남고생들이 진짜 애들로 보일 정도로.^^;; 호빗의 드워프 역할 때문에 실제로 저렇게 큰 사람이었다는거 알고 있었음에도 전혀 실감이 안났었는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