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신작] 그 남자, 좋은 간호사

2022.10.27 16:28

LadyBird 조회 수: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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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여러 병원을 옮겨다니며 아주 심플하면서도 교묘한 방법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환자들을 사망시켜왔던 충격적인 '연쇄살인간호사'의 실화를 다뤘습니다. 원제는 <The Good Nurse>인데 처음에는 왜 굳이 저렇게 그 남자를 추가해서 번거롭게 번역제를 했을까 생각했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제법 센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시카 채스테인과 에디 레드메인이 주연을 맡았는데 누가 살인범인지를 추리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냥 오프닝씬에서부터 보여주거든요. 그것보다 영화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도대체 이 남자가 간호사로서 어떻게 이런 끔찍한 짓을 별다른 제지없이 계속 병원을 옮기면서 저지를 수 있었고 그걸 방관한 것은 무엇이며 마침내 꼬리가 잡히게 된 것에는 어떤 뒷사정과 어떤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는가입니다.


기본적으로 범죄 스릴러 장르의 외향을 하고 있지만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한 진지한 캐릭터 스터디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채스테인이 연기하는 에이미 캐릭터가 여러모로 개인사정과 병원 직장생활에서 힘겨운 상황에 처해있는 가운데 마치 구세주처럼 나타난 레드메인이 연기하는 찰리가 많은 도움을 주게 되면서 서로 급속도로 가까워지는데 결국 이 병원에서도 수상한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병원측의 대응이 나오고 사건을 수사하는 두 형사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떤 영화에서 연기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만 이런 톤의 진지한 캐릭터 스터디는 관객들이 인물들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에 배우들의 역할이 특히나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자기 이름값에 맞는 제몫을 해주는 두 주연배우는 물론이고 조연배우들까지 아주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반가운 오랜만에 보는 얼굴도 있었구요. 


이미 누가 범인이고 결과적으로 나중에 어떻게 될지가 뻔히 보임에도 이 두 주인공의 복잡미묘하면서도 각별한 관계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 자꾸 불안하게 만들며 심리적인 서스펜스를 주는 스릴러 장르적인 재미도 어느정도는 잘 챙기고 있는데요. 다만 후반부와 엔딩은 약간 안티 클라이막스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실제 사건도 그렇게 마무리됐고 범인의 자신에 대한 입장고수도 그랬었기 때문이었겠지만 어쨌든 빌드업을 잘 쌓아온 것에 비하여 영화를 즐기는 관객입장에서는 다소 허무하게 맥이 풀리는 면이 있습니다.


대신 그 클라이막스의 결정적인 씬에서 감독은 두 주연배우의 연기력에 하드캐리를 맡기고 있는데요. 채스테인이 그전까지 작품의 심장과 영혼으로서 잘 끌고왔다면 계속해서 미묘하게 불안함을 내비치던 레드메인이 마침내 뭔가를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순간들에 상당한 전율이 있습니다. 포스터에도 홍보용으로 박아놓은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화 범죄물로서 엄청 재밌다거나 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진중한 톤의 출연진들의 훌륭한 연기를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추천드립니다.


실제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에서 오히려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느나라, 어느곳에서나 어떤 나쁜 일들이 벌어졌을때 진짜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은 항상 그걸 피해간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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