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에 관한 잡담

2010.10.18 15:21

매카트니 조회 수:5301

 

 

 

'한석규'란 이름 석자가 관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은지가 좀 됐죠.

2003년 이중간첩을 시작으로 아홉편을 찍었는데 그 중 전국 관객 200만명을 넘긴 영화가 달랑 두 편.

 

'음란서생'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마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대충 계산을 하면 편당 전국 100만명쯤 되는 듯.

 

지금의 한석규를 이야기할때 9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후반 아니 정확히는 97년부터 99년까지의 3년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것 같은데

이 기간 그는 90년대 가장 성공한 한국영화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그 작품 목록을 보자면...

 

초록물고기 (97)

넘버.3 (97)

접속 (97)

8월의 크리스마스 (98)

쉬리 (99)

텔미썸딩 (99)

 

작품적으로나 흥행적으로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잘 잡은 다시 봐도 꽤 그럴듯한 필모그래피입니다.

이 시기를 그의 최전성기로 보면 될 것 같구요.

 

그 후 그는 약 3년간 쉬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그 휴식기가 그에게 독이 된게 아니냐는 평이  많습니다.

그 사이 송강호,설경구,최민식 트로이카가 좋은 영화들을 그들의 필모에 야무지게 챙겨넣었고 그의 빈자리는 어느새 다른 배우들로 메꿔지고 말았는데요.

그 시기에 충무로에서 도는 특급시나리오를 가장 먼저 받아 볼 수 있는 배우였을텐데 그는 왜 쉬었을까요? 

 

한석규가 1999년 '텔미썸딩'을 끝으로 영화를 못찍다가 2003년 설날에 개봉한 '이중간첩'으로 돌아왔는데 햇수로 정확히 한 3년 쉰겁니다.
'텔미썸딩'과 '박하사탕'이 비슷하게 들어왔는데 '텔미썸딩'을 고릅니다. 도시적인 느낌이 짙게 풍기는 스릴러를 하고픈 생각이 컸었는데 본인도 배우생활을 하며 놓친 영화중 '박하사탕'만 아깝다고 지금도 인터뷰를 하더라구요.

그 후 '제노사이드'라고 막동이 공모전 작품인 SF 스릴러 작품을 들어가려고했죠. 늘 새로운 장르에 목마른 한석규가 아직 미지의 개척지인 SF장르를 파고드는건 이해가는 선택입니다. 당시의 한석규라면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유일한 배우인지라 제노사이드 제작비가 얼마든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입장이었죠.

하지만 시나리오가 안풀리면서 이 SF작품은 엎어집니다. 이때가 2000년도죠. 사실 한석규는 쉬려고 한게 아니라 바로 찍으려했는데 엎어진 셈.

이후 정치스릴러물인 '광우'를 찍으려고 합니다. 미칠狂에 벗友자. 두 친구 사이의 스릴러물인데... 두 친구가 한명은 군장성으로 한명은 정치인으로 만나 쿠데타를 일으키는 스토리.

여기서 한석규측이 최민식에게 출연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최민식이 거절을 하죠. 이 일이 최민식과 한석규가 소원해진 계기입니다.
최민식 아니면 이 영화는 애초 안만들어질 영화기에 역시 엎어집니다.  그러면서 '번지점프를 하다'나 '복수는 나의것' 캐스팅 제의를 한석규가 거절하죠.

그리고 마지막이 '11월의 비'  스릴러풍의 드라마작품인데 이 영화도 역시 엎어집니다. 김씨표류기 찍은 이해준 감독이 이 영화의 각색을 맡다가 손을 들었죠.
그리고 더 이상 쉬면 안된다는 생각에 평소 친분이 있던 쿠앤필름 구본한 대표의 원안인 '이중간첩'에 출연합니다.

저도 한석규가 '박하사탕'을 찍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은 합니다만... 한석규가 쉰게 그냥 몸값 올리거나 놀려고 쉰 건 아니라는거죠.
3편이 연이어 엎어졌으니.. 그래서 3년이 지나간겁니다.

제노사이드
광우
11월의 비

 

그때 많이 쉬어 그런가 이후 한석규는 7년간 아홉편을 찍게됩니다.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고 평단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도 드물었습니다.

그새 나이도 많이 들었죠. 올해 마흔 일곱이니.. 이제 총각보다는 아버지 역이 어울리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조연으로 돌아가 안성기의 자리를 차지할 날이 오겠지만 팬의 입장으로써 그 날이 좀 미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11월에 개봉할 '이층의 악당'이 잘되었으면 좋겠구요.

 

 

* 그의 필모를 보면 유독 신인감독의 데뷔작이나 두번째 작품이 많은데 세어보니 18편중 무려 17편이네요. 예외가 있는 작품이 임상수의 그때 그사람들.

 

 

닥터봉 (데뷔작)

은행나무침대 (데뷔작)

초록물고기 (데뷔작)

넘버.3 (데뷔작)

접속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 (데뷔작)

쉬리 (두번째 작)

텔미썸딩 (두번째 작)

이중간첩 (데뷔작)

주홍글씨 (두번째 작)

그때 그사람들 (네번째 작)

미스터 주부퀴즈왕 (데뷔작)

음란서생 (데뷔작)

구타유발자들 (두번째 작)

사랑할때 이야기하는것들 (데뷔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두번째 작)  /  안권태 곽경택 공동감독 작품인데 안권태 감독은 두번째 작품 곽경택 감독은 여덟번째 작)

백야행 (데뷔작)

이층의 악당 (두번째 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86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85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158
121580 거대도시에 살아서 좋은 점 (가벼운 욕설 주의) [36] loving_rabbit 2012.08.09 5304
121579 합정동 커피발전소 [12] beirut 2011.12.05 5304
121578 추석연휴에는 불륜격정로맨스 영화?? [16] underground 2014.09.06 5304
121577 [우행길] 38. 우울증이 생겼을 때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 이유 [17] being 2011.09.02 5304
121576 2ne1에 대한 평가 [30] 작은새 2010.10.07 5304
121575 여자와 마찬가지로 남자의 외모도 중요합니다 [35] 책들의 풍경 2014.03.12 5303
121574 제가 몸담고 있는 학교가 대규모 학생운동의 시발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긴박하고 처참한 상황) [18] Q 2011.11.20 5303
121573 좌빨 수괴 송강호.txt [14] 유우쨔응 2012.07.23 5303
121572 [스포일러] 나가수 2차경연 선곡! [32] 황재균균 2011.05.31 5303
121571 신촌, 홍두깨칼국수의 달지만 쫄깃한 메밀국수 [10] 01410 2010.09.16 5303
121570 인셉션에서 멜과 코브 질문 한 개만 할게요. <스포일러 당연히 있음> [35] art 2010.08.04 5303
121569 성남시장 당선자 대형폭탄 투척. "... 호화청사 팔겠다." [11] 고인돌 2010.06.09 5303
121568 <인셉션> 재밌었는데 실망했습니다 (스포 없어요) [18] magnolia 2010.07.22 5303
121567 안철수씨 좀 답답해요. [26] kct100 2012.12.03 5302
121566 01410 구르메 - 상반기 결산(?) [22] 01410 2012.06.24 5302
121565 인류역사상 천재라 여겨지는 인물 5명을 꼽아봤습니다. [69] chobo 2012.03.15 5302
121564 남자가 여자에 대해 잘 모르고 연애도 많이 안 해 봤으면 좀 찌질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22] 2011.10.05 5302
121563 겨울왕국_멸망.jpg [10] 나나당당 2014.02.06 5301
121562 [바낭] KFC의 유래 [17] 2013.11.08 5301
121561 귀여워서 놀라지 마세요, 계절이 조용하게 바뀌는 것 [26] loving_rabbit 2012.08.09 530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