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이나 지지리 책을 안 냈음에도 불구하고 문단에서는 늘 핫할 수밖에 없는 작가, 김영하의 신간을 읽었습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인『검은 꽃』과 연극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던『오빠가 돌아왔다』를 제외하고 김영하의

소설을 다 읽었는데요, 사실 대학 들어가기 전만 해도 김영하는 굉장히 재기발랄한 이미지였어요, 또한 실제로

그의 글이 그러했죠. 2002년, 무지 비루한 판형으로 출간되었던 얄팍한 산문집 『포스트잇』에서 그의 글이 어찌나

재밌었던지. 마음속으로 찜꽁해두고 에퉤퉤 내꺼임 했는데 대학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문학공부를 하자니 이미

김영하는 대세 중의 대세가 되어있었죠. 지금의 김연수나 박민규가 그렇듯이 상도 많이 받고 OSMU 분위기를 타서

소설이 영화화되기도 하고 말이죠. 돌이켜보면 한국 문단에서 김영하의 존재 의의는 통신/인터넷 문화를 가장 자연스럽게

문학에 끌어들여 문단과 대중 양쪽을 자유스럽게 호흡했다는 데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지금, 가교 역할로서 그의 문학은

수명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빛의 제국』,『퀴즈쇼』, 그리고 이번 단편집을 읽고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 그의 문학이 한국문학에 가져왔던 신선한 바람의 의미를 생각하면, 지금의 그의

글은 여전히 재밌게 읽힐지언정 결코 그만큼의 파급력을 가지진 못한다는 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즉 '김영하는 김영하'

라는 아주 공고한 브랜드 가치는 현존해요. 앞으로 그가 낼 장편 두 권이 열쇠인 것 같아요. 밀레니엄의 아이콘에서 출발해

이제는 엄연한 중견작가로서 그 브랜드 가치에 상응하는 문학세계를 전개해 보일지 말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30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57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000
121788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47] 아마데우스 2014.08.01 5305
121787 정신을 차리고 보니, s사이즈를 입을 수 있는 여성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 [25] Paul. 2011.11.05 5305
121786 이건 뭐...임성한 SBS에 반항하나요? [5] WILLIS 2011.07.17 5305
121785 2ne1에 대한 평가 [30] 작은새 2010.10.07 5305
121784 신촌, 홍두깨칼국수의 달지만 쫄깃한 메밀국수 [10] 01410 2010.09.16 5305
121783 성남시장 당선자 대형폭탄 투척. "... 호화청사 팔겠다." [11] 고인돌 2010.06.09 5305
121782 BBC 셜록이 일본에서도 인기있었나 보지요. [18] 쥬디 2012.09.01 5304
121781 합정동 커피발전소 [12] beirut 2011.12.05 5304
121780 [우행길] 38. 우울증이 생겼을 때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 이유 [17] being 2011.09.02 5304
121779 여자와 마찬가지로 남자의 외모도 중요합니다 [35] 책들의 풍경 2014.03.12 5303
121778 [바낭] KFC의 유래 [17] 2013.11.08 5303
121777 좌빨 수괴 송강호.txt [14] 유우쨔응 2012.07.23 5303
121776 [스포일러] 나가수 2차경연 선곡! [32] 황재균균 2011.05.31 5303
121775 바낭ㅡ회사가기 미치게 싫을때 어떻게 하세요? [9] jay 2010.10.18 5303
121774 <인셉션> 재밌었는데 실망했습니다 (스포 없어요) [18] magnolia 2010.07.22 5303
121773 안철수씨 좀 답답해요. [26] kct100 2012.12.03 5302
121772 귀여워서 놀라지 마세요, 계절이 조용하게 바뀌는 것 [26] loving_rabbit 2012.08.09 5302
121771 [잡] 개인적으로 스타벅스에 안 가는 이유 [14] 닥터슬럼프 2012.07.27 5302
121770 01410 구르메 - 상반기 결산(?) [22] 01410 2012.06.24 5302
121769 인류역사상 천재라 여겨지는 인물 5명을 꼽아봤습니다. [69] chobo 2012.03.15 530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