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4 23:15
- 2017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89분.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뭔가 도시의 성자... 같은 느낌이네요. ㅋㅋ 근데 실제로도 그런, 종교적인 느낌이 꽤 있었습니다.)
- 극단적 클로즈업과 툭툭 끊어지는 편집으로 뭐가 뭔지 제대로 모르게 만들지만 암튼 우리의 호아킨 피닉스는 대략 청부업자, 그러니까 히트맨이구요. 방금 미션 하나를 끝내고 귀가 중입니다. 사업 스케일을 보면 깔끔 럭셔리하곤 거리가 먼 '레옹' 스타일이고, 장도리(...)를 무기로 쓰는 분 같네요.
집에 들어가서 하는 일을 보니 늙은 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고. 나름 효자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근데 자꾸 자살 충동을 느껴요. 그 이유는 중간중간 정말 짧게 삽입되는 장면들로 미루어 보건대 어려서는 아버지로부터 가정 폭력에 시달렸고, 군대에 가서 또 어린이들이 끔찍하게 죽는 광경을 봤으며, 히트맨 일을 시작한 후에도 어리고 젊은 여자들이 비참 끔찍하게 죽는 모습을 보는 등등 참 트라우마도 겹겹이 많이도 적립한 것... 이 아닐까 싶네요.
암튼 이 분이 어떤 정치가의 딸을 구해달라는 임무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린 애들을 다루는 사창가에 팔려가 갇혀 있다는데, 역시나 방금 구입한 새삥 장도리의 대활약으로 참 싱거울 정도로 쉽게 구해내요. 다만 그 아이를 아빠에게 넘겨주려는 순간, 갑자기 영문을 알 수 없게 일이 꼬이게 되고...
(어쩌다 보니 연속으로 수염 성성 아저씨 영화를 봐 버렸군요. 라는 뒤늦은 깨달음이...)
- 에... 그러니까 이번엔 좀 간단하게, 짧게 이야기를 하려고 애를 써 보겠습니다. 정말로요! ㅋㅋㅋ
그러니까 아주 매우 몹시 장르적으로 전형적인 이야기를 갖고 전혀 안 장르적으로 풀어내는 게 목적인 영화입니다. 주인공의 설정부터 스토리 전개까지 이 영화를 이루는 요소들을 그냥 말로 요약하면 진짜 그냥 '목숨 걸고 여자애를 구함으로써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려는 아저씨' 이야기에요. 결말 부분에서 나름 의미 있는 비틀기가 들어가긴 하지만 큰 틀에선 그렇죠. 그렇다면 이런 영화에서 보통 중요한 게 뭐냐면, 일단 아저씨랑 여자애랑 유대감 형성 장면 같은 게 나와야겠죠. 그리고 여자애를 빼앗긴 아저씨의 분노가 절절하게 그려져야 하구요. 그 다음엔 이제 그걸 핑계로 피칠갑 무쌍 액션이 펼쳐지면 됩니다. 아저씨도 신나고 관객들 속 시원하고!!! ㅋㅋ 결말도 둘 중의 하나로 대충 정해져 있잖아요. 모두가 사는 해피 엔딩, 하지만 아저씨는 간지나게 떠나간다... 아니면 마지막에 아저씨가 죽고 아이는 사는 거죠. fair trade. 그리고 이 영화는 당연히 이 모든 걸 피해갑니다.
(니나야, 아저씨만 믿어! 알았지?? .......아저씨이이이이!!!!!!! 뭐 이런 게 나올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 대표적으로, 이 영화는 우리 아저씨가 악당들 쥐어패고 무찌르는 걸 절대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참 갖가지 방법을 다 써서 피해가요. cctv 시점으로 멀찍이 보여주고. 아저씨가 공격하는 모습은 보이는데 악당들이 맞고 쓰러지는 건 안 보여주고. 편집으로 그냥 다짜고짜 점프해서 적이 쓰러지는 것만 보여주고. 심지어 나중엔 적이라고 할만한 놈들이 거의 나오지도 않습니다. ㅋㅋㅋㅋ 뭐지? 저게 다라고? 뭐 이런 기분.
덧붙여서 주인공과 여자애의 다정한 시간이나 친밀감 타임 이런 것도 일절 없어요. 어차피 주인공에겐 '아이를 구한다'라는 게 이미 중요한 일이라 특별히 얘랑 정을 쌓을 필요도 없거든요.
심지어 주인공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트라우마' 장면들도 참 매우 불친절합니다. 매번 1~2초 정도로 정말 짧게 짧게 조각나서 들어가는데, 거기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언급이나 설명도 없습니다. 그래도 보다보면 정리가 되긴 하지만 어쨌든 짧아요. 보는 사람이 상상력을 좀 발휘해서 이해해야할 부분도 있구요. 주인공이 겁나 짱 뛰어난 실력자... 라는 식의 설명도 전혀 안 나온다는 것도 당연하겠죠.
(전혀 유머 같은 건 없는 영홥니다만. 집에서 대낮에 이러고 있다가 엄마가 뭐 해달라는 통에 그만두고 나오는 장면에선 살짝 피식 했습니다.)
- 그럼 영화 내내 보여주는 게 뭐냐. 그냥 '현재' 호아킨 피닉스가 시달리는 고통입니다. 시작부터 자살 시도 장면을 보여줄 정도니까요. 구구절절 설명은 안 하지만 암튼 얘는 이렇게 일생 동안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쌓아 온 사람이고. 그 트라우마에는 뚜렷한 답도, 해결책도 없으니 갑갑하죠. 그리고 이런 캐릭터를 우리 피닉스씨가 참으로 멋지게, 절절하게 표현해줍니다. 그러다 이제 마지막에 그 소녀를 통해 뭔가를 발견할... 듯한 희망을 찾고 뭐 그런 이야긴데요.
(맡은 역할도 살짝 '택시드라이버'스럽고. 캐릭터에 맞춰 몸도 막 바꾸시고. 여러모로 드 니로 할배 생각이 나더군요.)
- 소올직히 말해서 말입니다. 음? 그래서?? 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빨, 그리고 감독의 장르 파괴, 아트하우스풍으로 임팩트 있는 연출. 다 좋은데요. 결국에 이 이야기가 담고 있는 게 뭐 그렇게 의미 깊고 훌륭하고... 그런 건지 잘 와닿지가 않더라구요. 일부러 장르적 재미를 다 피해가며 이런 모양으로 영화를 만들어 놓았으면 뭔가 좀 특별한 게 있어야 하지 않나
? 싶은데 결론은 이런 장르에서 흔한 갱생, 구원담이거든요. 게다가 제 느낌엔 분명히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관객들의 이입을 살짝 방해하는 방향으로 연출이 된 것 같은데. 마지막이 그렇게 끝이 나니 뭔가 좀 심드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후반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위한 장치들이 초반에 주루룩 튀어나오는데 말이죠.)
- 그러니까 뭐랄까... 분명히 건질만한 덩어리들이 많이 있어요. 주연 배우 연기도 늘 그렇듯 아주 훌륭하고. 장르 파괴 시도들 덕에 신선한 느낌 드는 부분들도 있고. 꽤 강렬한 장면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집으로 찾아온 킬러를 처리하고 심문하는 장면 같은 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쎄요? 라는 느낌으로 좋았구요. 또 음악이 참 기가 막혀요. 찾아보니 라디오 헤드 멤버 아저씨가 맡으셨던데, 정말 영화와 찰떡 같이 맞아 떨어지는 음악을 장면마다 완벽하게 뽑아서 붙여 놨더라구요. 그래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나름 재밌게 잘 봤는데. 다 보고 나니 과연 이 이야기에서 그 아트하우스 스타일 접근법이 특별히 이뤄낸 게 뭐가 있나 싶은 거죠. 그냥 흔한 스토리의 스릴러를 좀 신선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정도를 의도한 건 아니었을 텐데요.
(투덜투덜 심드렁 모드지만 이 장면은 참 좋았습니다.)
- 뭐 제가 무식해서 그런 거겠죠. ㅋㅋㅋ 영화 보고 나서 찾아보니 비평가들의 쩌는 찬사가 줄줄이 나오더라구요. 하지만 제 취향엔 뭔가 좀 애매했던 걸로. 같은 감독의 전작 '케빈에 대하여'가 훨씬 인상적이고 좋았구요. 이참에 '모번 켈러의 여행'이나 한 번 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즌에 있더라구요. 아니면 비슷한 소재로 걍 무지막지하게 다 죽여대는 아저씨가 나오는 '맨 온 파이어'를 보든가요. 여자애 핑계로 신나게 사람 죽이고 고문해대는 게 목적인 영화라는 평이지만, 이런 이야기에는 사실 그런 스타일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하.
(사실 또 이 영화를 그렇게 탈 장르적이라고 보기엔 소녀 역할 배우가 너무 예쁘셨...)
- 결론적으로.
흔한 장르물, 특히 여자를 핑계로 아저씨 캐릭터들에게 과몰입해서 피를 뿌려대는 장르 이야기를 여성 감독이 맡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풀어 보려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소소한 설정들이나 마지막 장면 같은 부분을 보면 분명 그런 메시지들이 눈에 띄구요.
취지도 좋고 배우들 연기도 좋고 연출도 좋고 다 좋았는데. 흠. 뭔가 제게는 주인공 캐릭터가 의외로 피상적으로 느껴져서, 피닉스의 그 몸바친 연기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와닿거나 강렬한 감흥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다시 말 하지만 재미는 있었어요. 하지만 '이게 최선이었나요?'라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군요. 8번 늑골 때문일까요. 하하(...)
+ 납치된 아이 말이죠. 영화를 보면 이 분이 스스로 일어나서 걷는 장면이 없습니다. 맨 마지막에만 짧게 2초 정도 나오죠. 그것도 거의 상체만 보여주는 상태이고. 영화를 보는 중에 요상하게 이게 의식이 되고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왜 그랬는진 저도 모르고. ㅋㅋㅋ 암튼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배우에 대해 검색해보니 키가 178cm래요. 그래서 일부러 계속 앉히고 눕혀 놓은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좀 들더라구요. 참고로 피닉스의 키가 173cm
(촬영 당시엔 키가 좀 덜 크셨는지 피닉스보다 살짝 작아 보입니다만.)
(영화 속에서 굳이 이런 식으로 찍어 놓은 걸 보면 그게 좀 의심이... ㅋㅋㅋ)
++ 말 꺼낸 김에 확인해보니 이제 '아저씨'가 12년 전 영화군요. 이쯤이면 원빈은 그냥 은퇴한 걸로 봐야겠죠?
전부터 종종 '사실 그렇게 연기 열정 없는데 스타 된 사람들은 벌만큼 벌면 그냥 은퇴할만도 하지 않나?'라는 얘길 해왔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원빈이 그런 사례로 확인되는 것 같아 왠지 정이 갑니다. ㅋㅋㅋㅋㅋ
2022.10.24 23:40
2022.10.25 00:14
2022.10.25 11:14
더 스트레인저랑 뭔가 톤이 잘 어울리는 작품을 이어서 보셨군요. 정말 그러고보니 주인공 헤어스타일, 수염까지 ㅋㅋ <케빈에 대하여> 감독이라서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말씀대로 레옹이나 그 아류물들이 갈법한 길을 정말 자기만의 아~트 스타일로 가더군요. 의외로 전개면에서 뒤통수를 쎄게 후려치는 부분들이 몇몇 있었고 이런 스타일의 연출과 와킨 피닉스의 연기 등 모든 면에서 워낙 찰떡처럼 맞아 떨어지다보니 그냥 그런 신선함과 무드만 즐겨도 굉장히 만족스럽더군요.
언급된 그 킬러와 나란히 누워있는 씬도 그렇고 이후에 물속에 가라앉는 그 장면이나 특이하게 CCTV로 보여주는 액션(?)씬 등이 기억에 남고 엔딩씬도 꽤 강렬했어요. 처음에는 뭥미? 싶었는데 곰곰히 되짚어보니 오프닝부터 쭈욱 일관되게 이어지는 주인공의 내면과 그 자살충동 묘사랑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던 것 같구요.
++ 원빈은 중간에 이창동 감독 영화로 복귀를 타진했다가 이게 엎어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엄~청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서 결정했던 복귀작인데 그게 무산되니 아주 약간 남아있던 의지마저 다 사라져버린 것이 아닌가 그런 추측도 ㅋㅋ 이나영씨는 간간히 활동하시는 것 같던데 예전에 비하면 존재감도 미진하고 아쉬워요. 팬이었는데
2022.10.25 11:38
예전부터 찜 눌러 놨던 걸 어제 그냥 충동적으로 틀었는데요. 영화 시작하고 호아퀸 아저씨 수염이 보이는 순간부터 앗... 아앗... ㅋㅋㅋㅋ
맞아요 그 '신선함과 무드'. 그게 핵심인 영화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동은 없었지만 그래도 분명히 재밌게 봤어요.
엔딩 맘에 들었구요. 이런 스토리의 영화들에서 요즘엔 잘 안 보이는 엔딩인데.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구요. 폼(?)도 잡을만큼 잡으면서 그런 식으로 끝내니 싱겁다는 느낌도 안 들더라구요.
원빈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요. ㅋㅋ 예전에 본 바로는 이 부부도 건물주로 먹고 사는 것 같던데. 검색을 해 보니 '코로나 상황 때문에 임대료를 반값 인하했다'는 2년 전 미담 기사가 뜨네요. 뭐 사실 이 두 분이 그동안 번 거 다 합하면 걍 은행에 넣어 놓고 일반 금리만 받아도 일생 사는 데 지장은 없을... (쿨럭;)
2022.10.25 20:27
그 마지막 씬에서 끝까지 자살 망상하던 와킨 피닉스가 '날씨 참 좋다. 나가자'는 소녀의 말을 듣고 뭔가 영혼이 맑아지는 듯 미묘한 표정 연기를 보여주지요. 밑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이 냥반 계단에서 춤추는 것도 멋지지만 이런 연기 할 때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2022.10.25 12:47
2022.10.25 13:39
요즘엔 음악이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면 좀 구리거나 촌스럽단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 음악은 귀에 확 들어오면서도 되게 장면과 잘 맞고, 또 장면을 더 강렬하게 살려주는 게 좋더라구요. 내친 김에 그린우드가 작업한 영화들을 찾아보니... 뭐 음악은 둘째치고 작품, 감독들이 후덜덜하네요. ㅋㅋㅋ 이러다 보면 언젠간 오스카도 받고 그러지 않을까요.
2022.10.25 14:23
2022.10.25 14:35
밀도 얘길 하시니, 90분도 안 되는 런닝타임에다가 뭘 계속해서 팍팍 때려 박으시더라구요. 영화 분위기로 봐선 두 시간 이상 가는 대작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걸 이렇게 간결하면서 임팩트있게 만들어내는 것도 대단한 재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 제 취향엔 복수극인데 복수의 쾌감을 너무 다 들어내 버려서 좀 아쉬웠지만. 애초에 그게 이 영화의 주제이니 불평하면 안 되겠죠. 하하.
2022.10.25 15:43
2022.10.25 16:25
저는 '특송'이랑 그렇게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죄책감이나 어두운 과거로 시달리던 어른이 폭력 써가며 애 구출하는 이야기는 워낙 흔하니까요.
사실 '아저씨'는 나름 자기 목적에 충실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저씨'는 애초에 원빈 액션이 핵심이고 애 구출, 자기 연민 탈출 같은 건 양념일 뿐이었으니까요. 영화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요. ㅋㅋ 그리고 이 영화 역시 감독의 의도가 충실하게 반영된 거겠죠. 이 영화는 담고 있는 테마상 폭력으로 뭘 해결해내는 결말을 맺을 순 없었으니... 그냥 각자 스타일대로 열심히 만든 영화였다고 생각해요. 그런 맥락에서 오늘 밤에는 '맨 온 파이어'나 볼까 하구요. ㅋㅋㅋㅋ
2022.10.25 18:50
2022.10.25 19:22
그 물에 빠졌다가 떠오르는 장면도 오만가지 영화들에서 지겹도록 볼 수 있었던 구도와 장면이라서요. '리쎌 웨폰2'의 비슷한 장면을 갖다 놓고 비교해도 아마 이 영화만큼은 닮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이 영화에서 그 잠수 장면의 특별한 점이라면 제 발로 들어갔다가 도중에 소녀를 생각하며 스스로 다시 나온다는 것, 그리고 도입부에서 보여줬던 걸 후반에 다시 보여주면서 거기까지의 내용을 플래시백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 정도였는데 '특송'의 해당 장면은 맥락도 활용도 다르구요.
원래 장르물에 대해서는 Sonny님과 저는 시각이 전혀 달라서 사실 이걸로 서로 무슨 주장을 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약한 존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같은 건 '아저씨'에선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게 제가 드린 말씀입니다. 그 영화의 주제는 그냥 '원빈 짱 멋짐!! 액션 짱 멋짐!!!' 이고 나머진 다 양념이니까요. 그리고 그런 걸 원했던 관객들에게 호평 받으며 흥행을 했죠. 애초부터 감독은 그런 진지한 테마엔 별 관심도 없었을 겁니다. 차기작이었던 '우는 남자' 같은 걸 보면 뭐... ㅋㅋ
이렇게 '멋진 남자 + 액션'에 방점을 찍은 게 '아저씨'인 반면에 '너는 거기에 없었다'는 의도적으로 그런 멋진 주인공을 거부하고 액션은 일부러 거의 흔적도 없이 삭제하는 데 집중을 합니다. '아저씨'는 결국 짱 센 폭력으로 나쁜 폭력을 물리치는 이야기이고 '너는 거기에 없었다'는 그 폭력 자체를 디스하는 이야기에요. '어린 여자애를 구하는 아저씨 이야기'라는 큰 틀을 제외하곤 처음부터 아예 다른 목적을 가지고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인 거죠. 그러니 '너는 거기에 없었다'에 있는 주제 의식이 '아저씨'에서 드러나지 않는다는 걸로 '아저씨'를 비판하는 건 제겐 좀 무의미해 보이구요. 그냥 '아저씨'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비판할 순 있겠죠. 어차피 분위기 조성용 신파라 할지라도 실제 결과물보단 훨씬 더 잘 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액션을 해치지 않으면서도요.
2022.10.25 20:18
사실 어린아이는 스스로 구원되었다는 부분도 재미있죠 ㅎㅎ
볼 때는 그런생각 없었는데 말씀대로 진짜 테이큰류의 영웅들을 디스하는 측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폭력적인 장면을 의도적으로 톤다운하거나 거리를 둔 것도 그런 맥락이었던 것 같군요.
2022.10.25 20:34
소설 읽고 보길 잘했다 싶었죠.
(드문 경우입니다.)
혹 영화 보실 분은
소설을 먼저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짧은 중편 분량이니 부담도 없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