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이달초 황해 블루레이를 구입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최근 몇년간 영화감상은 거의 OTT로만 해결해서 그간 사둔 블루레이, DVD 할거없이 전부 짱박아뒀었거든요.


이중에는 심지어 비닐도 뜯지않은것들도 수두룩합니다.


특히 해외판은 영화만 좋으면 자막도 없는걸 덜컥덜컥 사들였거든요. 


그중에서도 크라이테리온의 정기 세일은 정말 참기 힘들죠.


이번 황해 블루레이 출시소식도 콜렉팅을 중단한 후 거의 들어가보지도 않던 모 블루레이 관련 게시판에서 그 소식을 우연히 본것이었습니다.


케이블이나 OTT에서 이미 재탕, 삼탕을 때렸지만 그간 볼수없었던 극장판 수록이나 부가영상, 감독, 배우, 제작진의 오디오코멘터리에 낚여서 구입을 했죠.


해서 본편 보다는 부가영상 위주로 감상을 했지만 영화 자체가 가진 워낙 압도적인 파워를 이 작은 TV로 보기에는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 감상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때부터 인터넷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죠.


원래는 예전부터 65인치 이상의  대형TV를 구입할까했었는데 화질보다는 크기가 깡패이고 또 요즘 저렴하지만 성능이 괜찮은 빔프로젝터가 많다는 소문에 이쪽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요즘은 굳이 거실이나 제대로된 홈시어터룸이 아닌 원룸 벽면, 천장, 캠핑장등에서 손쉽게 볼수있는 스마트 빔프로젝터도 많더군요.


최근 아주 핫하다는 5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무려 FHD가 지원된다는 모델이 있다기에 싼맛에 알리에서 주문을 넣었습니다.


스크린도 제대로 타공하거나 설치 공사 따위 할 여유가 없어서 족자식으로 걸어서 간편하게 볼 수 있는 100인치로 주문했구요.


워낙에 싸구려? 제품이라 그런지 역시나 기대 이상의 가성비를 보여주더군요.


사실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게 거의 20년만이라 그냥 이정도면 좋은갑다한거지만.


다만 사운드는 어쩔수가 없더군요.


조그마한 빔프로젝터에서 간질간질하게 나오는 수준이라 스크린 아래에 두고 쓸 적당한 사운드바도 하나 질렀습니다.


예전에 홈시어터 꾸미려다가 포기한 이유가 그놈의 스피커들 라인이었습니다.


천장이나 벽으로 태워서 어찌어찌 연결한다해도 제가 살던 집의 거실에서나 방에서는 참 답이 안나오더군요.


이제는 시대가 시대인지라 블루투스로 한방에 해결이 되니 참 격세지감이 느껴지더군요.


옵션으로 서브우퍼도 하나 따로 연결할까했는데 아래층에서 칼들고 올라올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참았습니다.


아무튼 그런데로 초졸한 시스템이 구축되니 예전에 짱박아둔 블루레이, DVD들을 하나둘 꺼내 다시 감상하거나 사서 뜯지도 않았던 것들 다 개봉해서 틀어봤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황해 블루레이였습니다.


아시다시피 황해라는 영화의 톤 자체가 어두울 뿐더러 밤장면도 엄청 많기 때문이죠.


보통 TV든 프로젝터든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얘기할때 가장 중요시되는 부분이 이 암부, 블랙 표현인데 제가 구입한 이 저렴이 제품은 이 부분은 어쩔수없더군요.


다른 작품들은 그럭저럭 봐줄만한데 황해의 그 어둠고 칙칙한 화면들이 죄다 탁하게 뭉개져서 표현되는 느낌이더라구요.


저도 나름 화질에 민간한 편은 아닌 소위 막눈에 가까운 편이라 생각했는데 보다보니 이건 아니다라는게 계속 밟히더군요.


결국 이번에 구입한 빔프로젝터는 그냥 누워서 천장에 쏴서 OTT나 유튜브 보는 정도로 쓰고 블루레이용은 좀 제대로된 제품을 질러야하나하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또, 그간 해물단지로 여겨진 해외판들을 다시 꺼내놓고 보려했으나 이제는 예전처럼 근성만 가지고 무자막으로 영화보기가 도저히 안되더군요.


이건 디스플레이와는 별개로 이 취미를 계속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였습니다.


국내 블루레이,DVD등 물리매체 시장이 얼마나 암울한지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출시되는 작품수가 워낙에 안습이라서요.


그나마 블루레이 시대로 들어와서는 해외판도 한글자막이 간간히 수록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도 그 수가 얼마안되는 편이고.


더욱이 저처럼 고전이나 호러, 컬트류 작품들이 취향이라면 무조건 해외판으로 갈 수 밖에 없지요.


OTT도 왓챠같은 곳은 그래도 좀 레파토리가 다양하다고 하지만 제가 원하는 정도는 턱도 없고.




다행히 블루레이는 DVD와는 다르게 PC기반이 아닌 전용 플레이어에서도 일부 기종은 동영상용 외부자막파일을 지원해준다는 사실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블루레이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아주 핫한 이야기이죠.


그렇게 관련 정보를 모으다 그저께 해당 기종이 알리 특가로 떴다는 소식에 굴복, 또 40만원을 지출했습니다. 관세까지 합치면 45만원까지 갈 듯.


그래도 이제 손가락만 빨던 크라이테리온을 비롯한 각종 해외판들에 한글자막을 입혀서 볼 수 있다니 가슴이 웅장해지더군요.


잽싸게 씨네스트 들어가서 검색해보니 요즘은 아니 대체 이런 작품까지? 할 정도로 고전 영화들 한글 자막이 많더군요.


역시 덕후들의 저력은 늘 두렵습니다.


자막 제작 이력을 보니 20여년 전 팝폴더 기반의 호러영화 커뮤니티에서 제작한 한글자막들도 제법 보이더군요.


또 이렇게 옛 추억에 살짝 젖어보기도 합니다. 





해당 플레이어는 알리에서 배송중이라 곧 제 방 앞으로 도착을 할 터인데.....여기서 잠깐.


옛말에 말 타면 경마잡히고 싶다고 했던가요?


이 블루레이플레이어는 4K UHD 플레이어였습니다.


뭐 시대의 흐름을 감안하면 당연하긴한데 저는 그간 블루레이의 화질로도 감지덕지하면서 봤거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OTT의 경우 소스 마다 워낙 화질 편차가 심해서 좋아하는 작품인데 화질이 꽝이면 그것 만큼 기분이 드러울 때가 없죠.


아직 플레이어가 도착도 안했는데 아마존 들어가서 해외판 블루레이를 검색하다가 4K가 보이면 이걸로 질러볼까?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사용중인 이 저렴이 빔프로젝터는 엄연히 1080P FHD라는 한계가 있으니 플레이어가 4K 재생을 해줘서 헛방이라.





결국 지금은 4K UHD 빔프로젝터를 살짝~ 검색만 하고 있습니다. 진짜 검색만요.


가격대가 최소 100만원이네요. 이 동네는.


이 모든게 불과 3도 걸리지않아 일어난 일이라는게 새삼 신기합니다.


이런 저런 취미 다 접고 그나마 유지하던 취미가 낚시랑 에어소프트건이었는데 오랜기간 중단했던 영화 물리매체 수집을 다시 시작하게 될 줄이야?


이러다 내친김에 본가 들러서 LDP랑 LD, DVD까지 죄다 긁어와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아주 두려운 상상마저듭니다.


그나마 거주지가 단독주택이 아니라 빵빵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는걸 위안을 삼아야할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5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34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516
126572 더 납작 엎드릴게요 예고편 new 상수 2024.06.28 3
126571 [넷플릭스바낭] 호기심이 고양이를 막... '여귀교: 저주를 부르는 게임' 잡담입니다 new 로이배티 2024.06.27 26
126570 제로투 추는 한국인 new catgotmy 2024.06.27 60
126569 프레임드 #839 [1] new Lunagazer 2024.06.27 26
126568 인사이드 아웃 2 카탈루냐 어 예고편 유튜브 자동번역/세계 여러 말로 옯긴 감정이들 new daviddain 2024.06.27 22
126567 뉴진스 - 도쿄돔 팬미팅 - 하니 솔로 -푸른 산호초- 러브레터- 버블시대= 참좋은 시절 [6] new soboo 2024.06.27 166
126566 Bill Cobbs 1934 - 2024 R.I.P. new 조성용 2024.06.27 54
126565 콰이어트플레이스...상영시작 1분만에 기대를 내려놓은 영화 여은성 2024.06.27 215
126564 스페인/영국 언론에 보도된 손웅정 아동학대 [1] update daviddain 2024.06.26 242
126563 Love is an open door 우크라이나어 catgotmy 2024.06.26 33
126562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 주연 오승욱 감독 리볼버 예고편(길복순 VS 박연진 VS 동해야) 상수 2024.06.26 213
126561 프레임드 #838 [6] update Lunagazer 2024.06.26 95
126560 [단독] 'SON아카데미' 폭행 코치는 손흥민 친형…"피멍 들자 웃으며 잘못 때렸다 해" [2] daviddain 2024.06.26 289
126559 손웅정 감독 아동학대 혐의 피소…"고소인 주장과 달라" 반박/손웅정 “합의금 수억원 요구” VS 피해 아동 쪽 “2차 가해” [단독] 손웅정 고소 학부모 “지옥 같은 시간…피해자 더 없길” daviddain 2024.06.26 155
126558 칼리굴라 완전판 예고편/시리즈온 무료 ㅡ 지옥의 묵시록 파이널 컷 7.4.까지 [8] update daviddain 2024.06.26 171
126557 We Don't Talk About Bruno - 헝가리어 catgotmy 2024.06.26 28
126556 이런저런 잡담... 여은성 2024.06.26 151
126555 잡담바낭 - Oil, GPU, 그리고 자본주의 상수 2024.06.26 109
126554 [넷플릭스바낭] SF인줄 알고 봤지 뭡니까. '행복도시'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6.25 226
126553 심심하신 분들은 롯데 기아 보세요/하이라이트 영상 [42] daviddain 2024.06.25 23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