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7 11:35
지난 칸느 영화제에서 트란 얀 홍 감독의 신작 ‘포트푀Pot-au-feu’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영문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90년대에
‘그린 파파야 향기’부터 ‘시클로’까지 이 감독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지만, 동남아시아 소재에 매몰되는 느낌이 있어서 좀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줄리엣 비노슈 주연으로 프랑스 요리 소재 영화를 만들었으니 이전과는 다를 거라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린 파파야 향기’의 베트남 음식의 향연을 기억하면서 이 영화를 보며 입맛을 다시게 될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포트푀를 실제로 먹어본 적도 없는데, 나는 어떻게 이게 프랑스 수프인 줄 알고있나 생각하고 보니 저는 이 요리를 ‘목로주점’에서 제르베즈 생일잔치 때 나온 요리로 기억합니다. 소설의 중심 이벤트인 이 생일잔치의 하일라이트는 물론 통거위구이지만 첫 코스로 쇠고기로 만든 포트푀라는 수프가 있었거든요.
영화는 아직 못 보았지만 보고나면 이 포트푀가 먹고 싶어질 게 분명해서 서울에서 파는데를 미리 찾아보았는데……없어요. 일본 풍으로 좀 간단한 포트푀 레시피가 있어서, 이 방식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는 사람은 있어도 제가 아는 바로는 서울에는 파는 식당이 없습니다.
근데 개봉을 앞두고 서울의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 레시피를 영화 굿즈로 제공하면서 1등 당첨자에게는 이 유명 레스토랑의 몇십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하네요. 특정 영화와 관련된 행사이니만큼 이거에 당첨되면 그 레스토랑에서 포트푀를 줄 거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일단 신청했습니다. 저는 이런 경품운은 없는 사람이라서요.
이 21세기의 국제도시 서울에서 영화 속에 나오는 유명 음식을 구할 수 없을까 싶지만 그럴 때도 있어요. 예전에 줄리엣 비노슈가 나왔던 영화 ‘초콜렛’에서 칠리가 들어간 핫초콜렛이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정말 못 찾고 호주 갔을 때 초콜렛 전문점에서 한번 먹어보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아쉬워하는걸 생각하면요. (혹시 서울 지역에 칠리 핫초콜렛 파는데 아시는 분도 추가 제보 부탁드립니다. )
물론 최후의 수단으로 직접 만들어 먹는 수가 있긴 한데요. 덩어리 초콜렛과 칠리 가루를 사서 우유에 천천히 녹이는 핫초콜렛도 만들 자신이 없지만, 쇠고기 국도 안 끓이는 제가 비~싼 쇠고기 골수를 사서 프랑스식 수프를 끓이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참, 이 영화 제목이 무척 다양하군요. 분명 칸느 기사에서는 ‘포트푀’였는데 국내 개봉제목은 ‘프렌치 수프’, imbd의 불어제목은 주인공 이름인 ‘도뎅의 열정La passion de Dodin Bouffant’, 영어제목은 더 번역이 어려운 ‘The Taste of Things’로 나옵니다.
2024.06.17 14:45
2024.06.17 15:07
제가 검색한 바로는 포트푀는 곰국이나 설렁탕처럼 푹 고아서 만드는 요리라서 일반 정찬에 딸려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프랑스에서 먹었다는 경우도 전문점에서 오랜 시간 끓였던 것을 먹는 분위기였어요.('목로주점'에서는 미리 끓여서 다시 데워야 맛있다고 전날부터 끓였었죠.) 우리나라 프랑스 식당에는 프렌치 어니언 스프 밖에 없는 듯 해요;;;;;
2024.06.17 14:53
2024.06.17 15:10
네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찾아본 바로는 그 레스토랑에서 포트푀를 파는 건 아니라서요. 이 영화가 대히트를 치면 신규 메뉴로 생기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경품 행사에 응모하는 중입니다.
2024.06.17 15:12
2024.06.17 15:15
https://www.diningcode.com/profile.php?rid=u44a4z0uPRXP
오부이용에 양파 스프가 있긴 해요, 여기는 본문에 쓰신 대로 국밥집 지향이긴 한데 찾으시는 건 아닌 듯 하네요
2024.06.17 16:27
1980년대에 어렸을때 집에 엄마가 보려고(?) 사둔 세계요리책이 있어서 그걸 탐독했는데 거기에 포토푸가 있었어요. (지금은 포토푀)
그러고보니 거기 나온 요리 대부분은 요즘 너무나 흔한 요리가 되었는데 (브리오슈 라든가 에그베네딕트 라든가 라든가)
포토푀는 찾기 어렵군요
2024.06.17 16:38
2024.06.17 16:39
ally님 열정 부러워요! 저는 '식도락동호회' 두개와 '위스키 까페' 열심히 해보고 이 세계는 '컴백' 없는 은퇴여요.
에밀 졸라의 소설 [목로주점]은 안읽었지만 마리아 셸 나오는 영화는 보았어요. 언급하신 장면은 못본거 같아요.
여주인공이 파멸도 아니고 완전히 무너져 실성해요...
2024.06.17 17:44
레스토랑버전 외에 가정식버전으로 간략한 레시피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NS 등지에 자주 돌아다니고, 실제로 어렵지도 않고 집에서 해먹기 간단해요. 기대하는 맛과는 아마 다르겠지만요.
2024.06.17 22:23
글 읽다가 쌩뚱맞게 칠리 핫초콜렛에 꽂혀서 한참 검색했습니다. ㅋㅋㅋ
근데 한국에서 만들어 파는 곳은 못 찾았구요. 집에서 직접 타먹는 분말 제품은 구매가 가능하긴 하네요.
으음... 고민됩니다. ㅋㅋㅋㅋㅋ
스프만 따로 찾으면 안 나오고 프랑스 정찬 같은 거 취급하는 전문식당에 문의해 보면 정찬에 딸려 있을 수도 있잖을까요. 모르고 그냥 짐작으로 하는 소리입니다만.
감독의 이전 영화는 영상미가 중요했다는 기억이 있어요. 저는 특별히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번 영화는 조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평도 좋아서 궁금해 하는 영화입니다.
두 주연 배우가 한때 파트너로 자녀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세월 흐르고 영화 출연도 같이 하고...헤어지면 원수 비슷한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동네는 파트너가 많으면 내 편도 여럿 생기는 것 같아서 어떤 점에선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