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작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를 다 보았어요.

뒷것이라는 말은 김민기님이 배우나 공연자들이 주인공인 앞것들이고 자신과 같은 연출이나 스태프들은 뒷것이라고 자주 말씀하셨던 데서 나왔어요.


하아. 뭐 이런 분이 있었나 싶습니다.

70년대 미대생이었다가 음악 좀 하면서 끄적거려서 만든 음반이


《김민기》 [1971]

친구, 아하 누가 그렇게, 바람과 나, 저 부는 바람, 꽃 피우는 아이, 길, 아침이슬, 그 날,종이연 (혼혈아)

《김민기 1》 [1992]

가을 편지, 내 나라 내 겨레, 두리번거리다, 잃어버린 말, 아름다운 사람, 그 날, 친구, 잘가오


모르는 노래가 하나도 없어요. 제 연식이 드러나나요...

게다가 상록수, 기지촌, 서울로 가는 길, 늙은 군인의 노래, 주여, 이제는 여기에(금관의 예수), 작은 연못, 백구, 천리길 까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든 모든 노래가 히트곡이었지요.


학전 대표이고 지하철 1호선 공연을 4200회 이상 했으며 김광석 1000회 공연 등등 유치하셨다는 것 정도는 아는 일이었어요.


근데 사실은 이분은 노래 때문에 하도 화를 입어서 음악가라고 자기를 소개하지 않고

공장에서 일하다가 공장의불빛 이라는 음악극도 몰래 만들어 배포하고

연천에서 농사도 지으면서 농민들도 도왔대요.

상록수는 야학에서 부르게 만들었고, 박기순 영혼결혼식 (님을 위한 행진곡이 나온 그 계기)에 가셔서 상록수도 부르셨답니다.

유아원 건립기금 모으는 공연도 했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음악극 (요즘같은 미디어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꾸준히 정말 꾸준히 기획하고 올리셨어요.


저는 3주 내내 다큐 시청하면서 이러한 삶의 궤적도 있을 수 있구나, 이건 뭐 거의 성인에 가까운 분이지 않나 싶더라구요.


자신이 드러나는 일을 너무나 싫어해서 이것도 최초의 다큐이고 그나마 인터뷰도 하지 않으셨고

2018년 손석희와 한 인터뷰 내용이 자주 나왔어요.

100명 정도의 주변인이 인터뷰를 했는데 전부 "김민기님이 허락했어요?'라고 물었다고

절대 미디어 노출 안하는 원칙을 알고들 있었으니까요.


어렸을 때 기타 좀 잡은 집안에, 학교에서 학회방에 동아리 방에 하나씩 있던 

조악한 민중가요 노래집에서 처음 발견한 김민기라는 이름. 거의 모든 노래가 노래집에 있었어요.

지금이라도 제대로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편찮으셔서 학전을 완전 접으셨다고 해요.

후배가, 서울시가 이어가기를 원했는데 사양하셨다고.

재정형편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던데 안타깝습니다.


SBS 달리라는 채널에서 조금씩이지만 거의 다 시청할 수 있도록 모아두었더군요.

여러분도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5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32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93
126472 이 혼란한 와중에 드라마 추천 좀 ^^ [3] 감동 2010.06.03 5101
126471 크롬에서는 로그인이 됩니다. [5] DJUNA 2010.06.03 22159
126470 정말 강남3구에서 그렇게 몰표가 나왔을까요/ 천안함은 어떻게 종결될까요 [14] 쿤쿤 2010.06.03 8340
126469 사파 중의 사파, 둥지냉면 [9] 01410 2010.06.03 9328
126468 (수정) [출처불분명] 서울시장 개표와 투표 불일치 [8] nofear 2010.06.03 5488
126467 야권승리에 주식시장 폭등의 의미 [5] soboo 2010.06.03 6334
126466 욕망의 오류, 선거 후기, 노무현, 종교 본능, [11] bunnylee 2010.06.03 6914
126465 박스웹 [3] hwih 2010.06.04 6302
126464 서울에 일본식 교자 [4] gourmet 2010.06.04 7165
126463 저도 이사기념 인증샷~ [23] soboo 2010.06.04 8388
126462 아이폰 4G는 한국에 언제 들어오나요? [11] being 2010.06.04 6443
126461 인증샷이 올라오기에... [20] 아.도.나이 2010.06.04 6147
126460 인증이 대셉니까.. [8] 01410 2010.06.04 7370
126459 영화판도 5공으로 회귀하네요. [15] 피츠시몬즈 2010.06.04 8260
126458 대세편승-선거잡담 [1] 메피스토 2010.06.04 4401
126457 소위 말하는 "못사는 주제에 한나라당을 찍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건 아니었군요.. [20] being 2010.06.04 9103
126456 '포화 속으로'의 실제 모델이 되었던 포항여중 전투 [4] 01410 2010.06.04 9301
126455 선거후...다섯살 훈이... [3] SykesWylde 2010.06.04 7916
126454 [블로그 링크] 유시민과 운동으로써의 정치, 심상정 사퇴와 밴드웨건 효과 [5] bunnylee 2010.06.04 5422
126453 구게시판에서 [2] 가끔영화 2010.06.04 515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