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9 12:56
최근에 가까운 사람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고, 그 스스로도 놀라서 저한테 정말
열심히 신나게 이야기를 해 주어서 알게 된 게 있습니다.
무엇인고 하니,
아이가 자폐증이 있대요. 근데 그동안은 애가 좀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다가,
학교 입학을 앞두고 뭐 여러가지 테스트를 했나본데, 거기서 상담사가 한번
검사를 해 보라고 해서 해 봤더니, 자폐증이라고 하더랍니다.
눈앞이 캄캄했는데, 여러가지 기준과 거기에 따른 대응법? 혜택? 이 있더라는군요.
자기 아이같은 경우는, 보통 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고, 보통 학교에 들어가면 전담 교사가
1명이 종일 붙어서(!!!!), 그 아이의 학교 적응과 학습, 특히 다른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을
도와 준답니다. 자폐아를 그냥 보통 아이들 사이에 섞어놓고 두면 자폐아 쪽이 많은 피해를 받고
자기가 가진 뛰어난 특성은 거의 계발하지 못한 채 묻히게 되기 일쑤라는데, 그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라는군요.
아이 하나에 선생님 하나를 하루 종일 붙여준다... 이거 어마어마한 일 아닙니까?
여기 선생님들도 연봉 5000~6000만원은 될 텐데(한국 돈으로요), 아이 하나에 한 명을 붙이다니오.
근데 이게, 영주권자나 시민권자한테는 당연히 주어지는 혜택이래요. 돈도 더 안 낸다던가 아주 적은
부분만 내면(연 50만~100만 정도?) 되고요.
저도 그 친구 집에 갔다가 그 아이를 몇 번 만나 봤는데,
보통 아이들과 약간 다른 듯도 하다 싶긴 했지만 뭐 이뻐해 주면 좋아하고 두 팔 벌려 부르면 달려오고
휙휙 들어주면 좋아하고 해서, 음 이상한 게 아니구나, 뭔가 특이한 성격인가보지 뭐 이정도밖에
몰랐거든요.
처음에 '우리 애가 자폐래...' 하는 이야기 할 때와, 단 2주인가 3주 뒤에, '정도가 심하지 않고, 학교에 넣으면
전담 선생님을 붙여준대, 일대일로!' 라고 할 때와 하늘 땅 차이였어서, 그리고 그 혜택이라는 게 생각할 수록
놀라운 수준이라 저도 다른데 이야기 해 보고 싶었어요.
아마 여기도 호주나 캐나다 등에 사시는 분들 계시니까,
어떤 건지 이미 잘 아실 분도 계시겠네요 ^^
2014.07.29 13:06
2014.07.29 13:10
제 생각엔 그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서요.
한국은 KCIA가 자국 민간인 사찰도 하고, 대통령 선거에도 끼어드는 나라인데
뭘 그 정도 가지고 난리? 라는 정도랄까요.
그리고 지겹도록 했다고요?
한국에서 다른 나라에 저런 제도가 있고, 실제로 혜택을 받는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10%? 아니 5%? 설마 1%?
2014.07.29 14:50
7년 전 호주 출장갔을 때 멜번에서 비장애우와 장애우 같이 섞여 가는 것 봤죠 이런 통합교육은 00년 대부터 한국 초중고교에서도 시행되기 시작한 걸로 알아요.
장애우를 보호라는 명목 하에 격리시켜 교육하는 것보다는 비장애우와 장애우를 통합시켜 생활시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자는 취지도 있고요. 아직 한국에서 전담제 교사를 1인에게 붙여 주는 것은 예산제약상 시행되지 않았다고 해도 서서히 장애우교육에 대한 패러다임과 제도의 변화를 꾀하는 움직임은 계속 있어 왔습니다.
2014.07.29 15:15
한국이랑 천지차이로 보이시겠죠. 맞습니다. 부럽고 지향할 점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도 특수교육 환경개선이니 장애인 복지를 위해 자신의 삶을 걸고 투쟁하며 노력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파릇포실님처럼 손쉽게 이민가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거든요. 삶의 모든 걸 걸고 특수교육 환경개선, 뿐만아니죠.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투쟁하는 분들과 함께 하는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가 부럽긴 하지만 자칫 야속하기도 합니다. 그나라라고 해서 원래부터 주어진건 아니었습니다. 파릇포실님, 서구의 좋은 점 많이 아시는 분이신데 함께 바꾸려는 노력에 힘을 보태주시면 고마울 것 같습니다. 주제넘는 소리고 원글과 다른 맥락인거 알면서도 첨언해봅니다.
2014.07.29 15:24
그 나라에서도 투쟁의 결과로 얻어진 것일 겁니다. 성인지예산 이런 게 호주가 가장 발달되었다고 들었지만 그것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닐 테고 호주 국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개선해 온 노력의 결과겠죠.
2014.07.29 16:10
제가 열심히 기부도 하고 시위도 나갈 때
차갑게 외면하고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고 글을 써도 비난하는 사람이 많던 시절이 생생합니다.
저는 더이상 한국을 위해 뭔가 애쓸 생각은 없어요.
너무나 피로했고 실망했고 힘이 많이 빠졌습니다. 될 대로 돼먹어 보라지, 아몰민 상태입니다.
저는 이제 빨리 이곳 시민이 되어서, 한국에서 무슨 난리가 나면 제 친구나 가족들
빼오는 데 도움이 되려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아 이런건 한국에서도 옛날옛적 90년대말-2000년대 초 EBS나 KBS 다큐멘터리에서 유럽의 우월한 복지제도 해서 지겹도록 한 주제잖아요... 호주가 동티모르에 지어준 건물에 도청장치를 잔뜩 붙이고 나서, 동티모르를 변호하려고 한 호주인 변호사의 자택을 영장없이 수색한 (자국민인데! 미국도 이건 무서워서 잘 안합니다 요즘엔.) 90년대 한국 스타일 비인륜적인 행위에 대해서 얘기해 드렸더니 모른척 대꾸 안하시고... (아 물론 제 나라인 미국은 도청이 더 심한 거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