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깎이 별 거 아니지만 제대로 안 드는 놈으로 깎다 보면 짜증나지요.

예전에 잠깐 같이 살았던 친구가 금색으로 반짝이는 손톱깎이를 가지고 있었는데 퍽 오래 써서 길도 잘 들었을 뿐더러 절삭력도 좋은 놈이었습니다.

여태 써본 손톱깎이는 전부 다 그냥 손톱 칼이구나 싶을 정도로요. 말 그대로 문화 충격. 

제가 하도 좋아하면서 빌려 쓰니까 집에 많다고 하면서(조부가 잠깐 관계된 일을 했다고 했던가? 아무튼 집에 말 그대로 상자 단위로 있다고 했었거든요) 절 줬어요.

받은 뒤에도 애지중지 했는데 조카가 태어난 다음에 조카 손톱 깎을 때 유용한 것 같아서 또 거길 줘버렸어요.

조카는 해외에서 태어났고 제가 얼굴 보려고 방문할 때였거든요. 그때 마음은 나야 한국 가서 또 사면 되겠지 싶은 거였는데(제품 명은 알았으니까)

막상 한국 와서 구하려니 이게 은근 만만치 않은 겁니다. 인터넷 뒤져봐도 아주 거창한 패키지 아니고는 잘 안 팔고요. 

그래도 또 어찌어찌 생긴 손톱깎이가 아주 흡족하진 않아도 나쁘지 않아서 그럭저럭 써오고 있었는데

중간에 드럭스토어 따위에서 파는 K모 일제 브랜드를 꽤 비싼 값을 주고 사본 적도 있었는데 별로 만족스럽지는 않았고요. 

그나마 쓰던 손톱깎이를 최근에 잃어버렸습니다. 


결국 이참에 잔뜩 장만하자 하고 작정하고 찾는데 그새 몇 년이 지나서 본사 쇼핑몰이 생긴 겁니다! 유레카!! 

신나서 이것저것 골라담으니 삼만원어치쯤 됩니다.

홈페이지 사진이 그리 친절하지 않아서, 근데 가격은 거의 도매가에 가까운 듯 퍽 저렴하길래 다양하게 사봤죠. 

큰 거(발톱 겸용) 하나에 이천 얼마, 작은 거 하나에 이천원이 안 했으니까요. 

이제 둘째 조카가 태어났으니 그집 줄 것도 좀 사고

브랜드는 이미 짐작하신 분들도 있으실테지만, 777, 쓰리세븐이고요.

그 중에서도 흔한 게 은색(크롬색)인데, 전 골드라인을 선호합니다. 사실 양자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쇼핑몰에도 그런 설명은 없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처음 받았던 문화 충격이 금색이었기 때문에 일단은 전부 골드라인으로

산 것이 오늘 도착해서 손톱도 깎고 발톱도 깎고 다양하게 써보니 신이 납니다. 

또 남 줘버리거나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평생 쓰겠죠. 


번외편

이번에 산 손톱깎이 중에 세트 제품이 하나 있는데, 역시나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온갖 도구들이 가득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제 관심을 끈 건 쪽집게! 

기존에 쓰던 몇 개의 쪽집게가 다 변변찮았는데(그나마 쓸만한 건 역시 쓰리세븐 실버 패키지에서 나온 미니 사이즈) 

일전에 인터넷에서 듣기로는 쪽집게 하나에 몇 만원을 호가하는 놈이 있는데(독일제라고) 그게 그렇게 잘 뽑힌다는 겁니다. 

그 생각이 나서 얼른 눈썹 다듬는데 써봤지요. 근데 오! 이럴수가! 정말 훨씬 안 아프고 수월하게 잘 뽑혀요. 그 독일제만큼은 아니겠지만

사실 주문할 때도 그 생각 하고 따로 파는 쪽집게를 하나 샀습죠. 아쉽게도 벌크 쪽집게는 골드는 없었지만 이쪽도 퍽 괜찮습니다.

그래도 뭐 몇백원도 안 하는 거니까 하고 일단 사봤는데

이것도 아주 좋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열개쯤 사서 여기저기 뿌릴 걸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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