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디' 패션쇼에 대한 글이 없는 거 같아 몇자 적습니다.

 

사실 모피에 대한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위로 패션쇼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았을 때만 하더라도 전 나름 이 패션쇼에 긍정적인 입장이였습니다.

 

과거 펜디는 중국 만리장성에서 엄청난 규모의 대규모 패션쇼를 개최했고 이 패션쇼로 인해 펜디와 중국 모두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두었습니다.

 

또한 패션쇼 무대가 자연스럽게 만리장성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찾아서 보세요, 패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다이내믹하고 볼만한 쇼였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의 생각으로는 만리장성에서의 패션쇼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강만의 특색을 담은 패션쇼가 나올거라고 기대했습니다.

 

저처럼 중산층을 떠나 서민, 혹은 빈민에 가까운 사람이야 이런 패션쇼에 초대될 확률이 0.00001%도 안되는 지라 애시당초 이 패션쇼를 직접 보겠다는 기대는 저버렸고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해준다는 말을 듣고 오늘 컴퓨터를 키고 패션쇼를 봤습니다.

 

헐...  고작 이런 패션쇼 열자고 그 난리를 쳤던 건가요.

 

모피에 대한 반대의견은 둘째치고 일단 패션쇼 자체가 너무 구렸어요.

 

한강, 더 정확히는 세빛둥둥섬만의 아름다움이나 특색은 단 1%도 표현되지 않은, 그야말로 평범하고 특색없는, 하품이 절로 나오는 패션쇼였습니다.

 

저런 패션쇼를 한국까지 와서, 더구나 세빛둥둥섬이라는 곳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열었다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가더군요.

 

굳이 논란을 만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멋진 쇼를 만들 수 있는 수많은 공간을 두고 왜 굳이 세빛둥둥섬에서 저런 패션쇼를 개최한걸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냥 지극히 평범한,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무난하고 재미없는 패션쇼더군요. 이 곳이 한국의 한강인지, 밀라노의 어느 작은 쇼룸인지, 미국 백화점 어느 VIP 라운지 안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요.

 

거기다 브랜드의 디자인을 책임지는 수석 디자이너조차 볼 수 없는 패션쇼라니...

 

이미 밀라노에서 열린 패션쇼를 그대로 리바이벌한 쇼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 재해석한 쇼가 가능했을텐데 정말 따분 그 자체였습니다.

 

최고의 브레인이 기획한 패션쇼가 분명한데 어째 너무나 뻔하고 너무나 재미없는 패션쇼가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거기다 모피의 비중을 줄인다고 한 펜디측 입장이 제대로 반영이 된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모피 의상은 여기저기서 속출하고

 

참 여러가지로 말많고 탈 많은 쇼였고, 쇼 자체도 그닥 성공적이지 못한 케이스로 기록될 거 같습니다.

 

이따위 패션쇼를 열자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세빛둥둥섬을, 정작 시민들은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어놨는지 그저 한심할 따름입니다.

 

하여튼 참 오 모 씨가 하는 일은 여러가지로 거시기 합니다. 이 철없는 아저씨야! 명품 패션쇼를 연다고 전세계 사람들이 한강을 명품으로 기억할 줄 알았냐고... -_-

 

명품 브랜드 패션쇼 좀 끌어 들였다고 한강의 홍보가 저절로 될 줄 알았냐구! 중요한 건 패션쇼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컨텐츠라구! 중국에서 열린, 만리장성에서 했던 펜디 패션쇼좀 미리 참고하지 않고 뭐했냐고... -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89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94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352
» 세빛둥둥섬 '펜디' 패션쇼, 도대체 왜 열린 건지 모르겠네요 [13] 루이스 2011.06.02 2954
1977 [자동재생 주의] 소라 누나가 싫어하는 것. [2] 자본주의의돼지 2011.06.02 2208
1976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단편선 (상)을 구하시는 분께 좋은 정보와 등업인사 [4] kid A 2011.06.02 1252
1975 놀란표 배트맨 하면 뭡니까? [1] 자본주의의돼지 2011.06.02 1318
1974 파란 여름 가끔영화 2011.06.02 922
1973 뒷북이려나요? 바쿠만 캐릭터 인기 투표가 있었네요. [5] 쥬디 2011.06.02 2188
1972 우리나라 행정관련 캐릭터 중에서 최고봉은 '포돌이'라고 생각합니다. [10] 환상 2011.06.02 7029
1971 휴대폰 전자파 유해성 [6] 재생불가 2011.06.02 2040
1970 드림콘서트 1995-2002 아크릴 박스세트 초회 한정판 9,900원 [7] bebijang 2011.06.01 1872
1969 집에 불이 났어요. ㅜ.ㅜ [22] inmymusic 2011.06.01 4653
1968 올디즈 but 굿디즈란 말 있잖아요 [6] 가끔영화 2011.05.31 1616
1967 아 결국.. [7] 호밀 2011.05.31 2751
1966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 가장 마음에 드는 점. [8] 자본주의의돼지 2011.05.31 3936
1965 외대 총장이 시공사 돈키호테 번역한 사람 맞죠? [5] 라곱순 2011.05.31 3431
1964 듀나인) 기억나지 않는 단어 ㅠㅠ [13] 아.도.나이 2011.05.31 1646
1963 졸음을 쫒기 위한 바낭 [5] 러브귤 2011.05.31 1418
1962 각하의 단호한 의지 [7] chobo 2011.05.31 3222
1961 이정환 닷컴에 포스팅 된 유성기업 사태 정리글과 고(故) 정은임 아나운서 관련글 [3] chobo 2011.05.31 2635
1960 아침부터 고양이 상담 [7] 호밀 2011.05.31 2395
1959 야밤에 애옹애옹 [2] 빠삐용 2011.05.31 153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