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정도 외국생활을 하다가, 잠시 귀국중이에요.

그동안은 굳이 말하면 일!을 했었고, 다음주에 다시 출국예정인데,

이건 순수히 여행목적입니다.

 

기간도 미정, 단지 통장잔고가 떨어질때까지란 미션으로 - 심지어 이 통장은 오픈계좌에요. 여행후원금을 받을예정이거든요. 잔고가 늘 경우, 여행도 늘어나겠죠! 

제가 꼬셔서 회사까지 그만둔 고등학교 동창과 둘이 떠날 예정입니다.

원래 동남아 거쳐 이집트까지가 목표였는데, 아시겠지만 그 주변국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인도/네팔 정도로 마무리 될 것 같아요.

 

온지 2주만에 밀렸던 일들을 처리하고, 또 긴 여행을 준비해야하고, 틈틈이 사람들도 만나야 하니 정신이 없습니다.

가족들, 특히 아침일찍 출근하고 저녁때 일찍 주무시는 아빠, 동생은 얼굴본지가...몇일째인지 모르겠어요.

 

간만에 한국에 오니, 우선 높은 물가가 적응이 안되네요. 커피값, 그리고 밥값, 술값이 너무 비싸요.ㅠ 

물론 저를 가히 여겨, 이것저것 사주는 사람들이 거의 비율로 90%다 보니

제가 내는건 아니지만, 이건 뭐 얻어먹으면서도 - 아깝고, 또 때론 눈치도 보이구요.

 

그렇게 비싼 음식 남기고 버리면 아까우니....남김없이 싹싹...먹게 되드라구요.ㅋ

1년간 벼르렀던 음식들을 소주와 함께 드링킹하니...1년동안 자전거와 걷기, 꾸준한 운동으로 빠진 7kg이

2주도 되지 않아, 한 3-4kg가 찐 것 같아요. 그래도 뭐 가면 *고생할꺼니깐, 빠지겠지 이런 자기최면을 걸면서,

계속 먹고, 또 먹고 그러네요.ㅋ

 

그러면서 2주동안, 왠만한 직장인 친구들 3-4개월치 약속 스케쥴을 소화한거 같아요.

시간차 두고 하루에 3건, 4건씩도 잡고 그랬으니깐요.

 

그 중, 오늘은 연극에 당첨된 후배덕에, 정말 오랫만에 대학로에 갔어요.

연극도 재밌게 보고, 우연히 찾은 곳에선 또 너무 기분 좋은 경험을 했어요.

 

베스파를 테마로 한 까페였는데 - 주인분이 베스파 매니아신듯!

 

베스파로 시작된 대화는....

어느덧 무르익었고 여행, 인생, 음악, 친구, 삶과 죽음, 행복, 미래 다양한 이야기로 번져나갔죠.

 

서로 누가 잘났다, 내가 맞다 내세우거나, 강요하거나, 인정받으려거나, 자랑하거나 그냥 아는척 모르는척 넘어가거나 하는 부분 없이

굳이 의도 하지 않아도 적당히 번갈아가며 들어주고 얘기하고, 또 함께 공감하는 뭔가 묘하게 완벽한 대화였어요.

 

대화뿐만 아니라, 호가든 맥주, 그리고 늦은시간 죽음의 칼로리를 선사했겠지만 너무나 맛있었던 수제버거 셋트...

심지어 커피는 그냥 주셨어요.

 

까페 엠블럼 스티커, 영국 국기모양의 오나먼트 - 제 배낭에 붙이려구요 까지 선물로 받고 

까페 주소와 이메일이 적힌 명함을 받아 인도, 네팔을 좋아하신단 사장님께! 엽서를 보내드리겠단 약속과 함께 자리를 떳습니다.

 

꼭 여행지에서만 우연히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는 건 아닌가봐요!

 

돌아와서 또 대학로에 들렀을때, 꼭 그 가게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더라구요.

 

어디서건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기운이 번지잖아요!

 

왠지 이번 여행은 시작하기전에 느낌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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