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4 00:16
어제 가출한 우리 집 냥이가 제 발로 들어왔어요.
제가 새벽에 철철 울면서 라면박스 모아다 빈 박스로 쌓아올려 만든 계단을 타고 창문으로 들어왔어요ㅋㅋㅋㅠㅠ
애가 창문 안전창 케이블 타이가 느슨해진 데로 비벼서 나간 것같은데 창 밖이 바로 담벼락이에요. 밑에 삼미터 정도 깊이 좁은 틈이 있고.
한 칸 올라오고 도망가고 두 칸 올라오고 도망가고 칸칸이 올려놓은 간식도 겁보라 못집어가니까 그 옆에서 애옹애옹 울고.
사람 못 들어가게 폭 좁은 담틈에서 우리 뚠뚠이는 울고 또 울고. 내가 벽 타고 내려갔더니 개구멍으로 숨고. 죽어도 안잡혀주면서 엄마 살려달라고 또 울고.
그걸 보는 나도 울고. 날밤새고 소방서나 동물구조협회 아니면 고양이 탐정 막 생각하고 있는데 애가 굼실굼실 박스를 타고 올라오는 거에요.
방으로 뛰어내려 막 골골대면서 앵앵 울면서 사레 들리면서 물마시고 바쁘셨고요. 저도 울다가 웃다가 친구들에게 전화도 돌리고 아이고.
장하다 내 새끼. 고양이가 이 정도로 사람 의도대로 행동해 주는 애들이 아니거든요ㅠ.ㅠ
2017.06.14 00:19
2017.06.14 17:24
감사합니다!
2017.06.14 00:46
와 정말 잘됐네요!
2017.06.14 17:24
네 감사합니다!
2017.06.14 01:04
애가 가출했다 들어오면 나간애나 기다린이나 다 그럽니다.
2017.06.14 17:25
네 둘 다 눈물콧물 대잔치를ㅜㅜ
2017.06.14 01:30
냥이가 가출하면 거의 못찾던데 다행이네요
2017.06.14 17:26
겁보라 멀리 못갔어요ㅜㅜ어떻게 뛰어내렸는지도 신기해요.
2017.06.14 12:09
정말 다행이네요. 고양이가 제발로 돌아오다니 기특한 녀석이네요.
2017.06.14 17:27
네 저도 너무 장하다고 츄르 한 통 다 먹이고 있어요ㅜ-ㅜ
2017.06.14 14:14
글을 보니 눈에 훤합니다. 다행이네요.
2017.06.14 17:28
감사합니다. 누가 봤으면 넘 웃겼을 것같아요. 벽틈에 사람과 고양이가 대치하고 둘이 막 울고 있고.
2017.06.14 14:25
2017.06.14 17:29
감사합니다. 저도 이렇게 별탈없이 들와줘서 너무 고마울 뿐입니다.
2017.06.14 18:31
저도 눈물 그렁그렁하며 읽었네요.
똑똑이니까 대학도 가야겠어요. 집사님과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길 바랄게요.
2017.06.14 22:04
2017.06.15 01:36
2017.06.15 08:58
저희집도 저 출근한 새 지들끼리 뚠뚠하다 사고가 있었는지, 창문 밖으로 막내뚠냥이가 강제(?) 외출을 했었는데
제가 퇴근해서 눈물 콧물 다 쏟으며 남은 뚠냥이들 추궁(?)하고 온집안 다 헤짚은 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둘러본 집 건물 앞 텃밭 구석에서 내내 아무소리 없다가 저의 기척을 알아채고 냐옹냐오 하던 막내 뚠냥이의 울음소리가 아직도 생각나요.
다치지 않아 다행이고, 다시 돌아와 다행이고, 모든 것이 다행이던 그 순간 ... 다행이예요 정말!
2017.06.15 09:15
일단 축하 또 축하 드리고요!
본문 전반부는 악몽 같군요. "한 칸 올라오고 도망가고 두 칸 올라오고 도망가고 겁보라 간식도 못 집어가고" <- 이거 완전 저희 집 고양이 행동패턴입니다. 얘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겁보라...
2017.06.15 13:06
저는 울집 냥이가 원래 길고양이 출신이라 그냥 산책냥이로 키우고 있는데 가끔 이 녀석이 하루 이틀 안보이면 정말 속이 철렁합니다…ㅠ
그런데 의사 선생님 말씀이 고양이는 원래 날 좋을땐 하루 이틀씩 주변 지역으로 놀러 다니는 습성이 있으니 며칠 안보인다고 너무 걱정하지는 말라고 하시더군요.(물론 이건 길고양이 습성을 말하는 겁니다만 울집 냥이를 봤더니 중성화 수술을 했음에도 그 습성이 그대로 남아 며칠씩 외유를 즐기는터라…)
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