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탐험

2015.08.15 00:10

칼리토 조회 수:3260

뭘하고 놀까 고민하게 만드는 대체휴일. 가족들과 함께 코스트코에 다녀왔습니다. 지하철 몇정가장만 가면 되는 곳이라 룰루랄라 갔지요. 


여전히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휴가덕분에 덜한 느낌이었고 돼지 목살, 베이컨, 애들 먹을 유산균에 헤드 랜턴..처럼 맥락없는 물건들을 담아 왔습니다. 크리넥스며 큰애가 좋아하는 연어 초밥도 물론 샀구요. 


갈때마다 난민 혹은 굉장히 영세한 지역의 구호소에서 뭔가 안쓰러운듯한 느낌으로 밥을 먹는 사람같은 느낌을 주는 코스트코 식당 풍경은 여전합니다. 여기서는 유학파 교수님도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도 똑같이 안쓰러운 느낌으로 밥을 먹기 때문에 어찌보면 만민 평등이 이뤄진 그런 평등의 공간이라는 생각을 가끔씩 하지만 가장 주된 생각은 역시 자리 좀 안나나.. 혹은 자리가 날만한 식사하는 사람들 옆에 서서 슬쩍슬쩍 째려보지 않아도 되는 날은 언제나 오려나..하는 공상입니다. 


미국에서도 코스트코에 가본 적이 있는데 한국보다 물건이 좀 풍부하고 다양하고 시식 인심이 좋습니다. 아.. 시식하면 이야기해야 할 것이.. 이 역시 만민 평등이 이뤄진다는 점이죠. 아줌마고 아저씨고.. 애고 어른이고 할 것없이 시식시켜 준다면 줄이 순식간에 늘어서는데 역시나 뉴욕의 할렘가 분위기도 나고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밥먹고 느즈막히 어둑한 길을 걸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 2년전에 하와이를 방황하던 우리 가족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그때 생각이 나더군요. 그당시에 자주 가던 코스트코는 하와이 카이라는 지역에 있는 곳이었는데 하와이라는 곳에 눌러앉게 되면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몇번이나 하게 만들던 곳입니다. 뭐랄까.. 하나우마베이도 가깝고 동네 자체가 참 여유있어 보이거든요. 코스트코가 위치한 상가 건물 자체에 마리나도 있고 요트들도 떠있고 하던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아이들도 참 많이 자랐고 저도 아내도 나이가 들었습니다. 그때는 걷지도 못하던 둘째가 벌써 기저귀를 떼고 자기 주장을 하는 걻 보면 굉장히 신기하지요. 다녀온 건 코스트코인데.. 어째 짧은 시간 외국여행이라도 하고 온 기분이라 아내와도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사는게 뭐 별거 있을까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는 시간, 기억에 남을 일들을 하나씩 담아가는 게 결국 행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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