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스파이더맨, 다크나이트 (스포?) 18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등록신청

1. TED. 다크 나이트 기다리다가 지쳐서 할 수 없이 봤습니다. 토이스토리의 성인 버전입니다. 극장에서 보기는 조금 돈이 아까웠습니다.

2. 스파이더맨. 제게는 전형적인 인터넷 찌질이 이야기로 보이더군요. 웹상에서는 전지전능하지만 현실속에서는 금새 삐지고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중이병. 아버지가 감춰놓은 건 굳이 찾아내서 마치 자기가 만든 양 해서 괴물을 만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철부지. 

3. 다크나이트. 아이맥스로 봤어야 했는데 조금 아쉽습니다. 이 영화를 정말 보수주의에 입각하여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영화로 읽어야 할까요? 8년간의 평화는 부시의 8년으로, 폭도들과 경찰의 육박전은 We are 99운동에 대한 비판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하비 덴트를 보고...아니 하비 덴트를 영웅화 하는 고담시를 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렸습니다. 이 연상에 제발 상처입거나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끔찍한 인간이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신화가 된 한 명의 정치적 인물, 그래서 그의 허상을 토로하는 순간 무너지는 사람들의 실망감, 그의 빛과 그림자를 담담하게, 그리고 생산적으로 말하고, 딛고 넘어가지 못하는 그런 한국의 상황이 그런 연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거의 모든 상황에서 검찰은, 그리고 이명박 정권은, 마치 베인이 그랬던 것처럼 종이쪽지를 들고 나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FTA가 나오면 노무현의 FTA를, 이상득이 나오면 노건평을, 내곡동 사저 수사에는 노무현 사저도 끼워서 수사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과거를  총체적으로 보지 않고 부인하는 한, 언제나 한 방에 믿음은 뒤집힐 수 있으니까요.

문재인은 핵폭탄을 안고 먼 바다로 나가줄까요? 

앤 해서웨이가 전에 보여주지 않던 얼굴을 보여줍니다.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전작에서 히스 레저의 숨겨진 얼굴을 봤다면, 이번에는 앤 해서웨이의 또다른 면을 본 것 같습니다. 왜 샤를리즈 테론이 아니고 앤 해서웨이여야 했는지, 왜 디카프리오가 아니고 조토끼 씨여야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테론이나 디카프리오였다면 배트맨이 더 희미하게 보였을 것 같습니다. 

4.  10월 22일까지 18대 대통령 선거권을 가지기 위한 재외국민 등록 신청을 받아요. 해외 거주하시거나 여행중이신 분은 신청하셔서 권리를 행사하시길.

5. 짠 것과 맥주를 마시고 흠뻑 취하고 싶습니다. 운동을 시작해서 그럴 수 없지만요. 게시판에 어느 분이 헬스는 매저적인 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저 아래 적어놓으셨던데, 무릎을 탁 치게하는 말이었습니다. 정말 그래요. 

6. 매저, 하니 말인데 fifty shades of Gray 관련해서 국내 언론의 기사 두 군데가 틀렸더군요. 조선과 팩트올이 틀리게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하나는 남자 주인공이 유부남이락 썼고 또 하나는 중년이라고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레이씨는 많아야 스물 예닐곱에, 싱글이라고요. 그러나 이걸 지적하는 순간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 되네요. 

7. 게시판에서 어느 분이 사십대 남자가 섹시하다는 것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것은 소년처럼 웃을 때, 라고 답하고 싶네요. 노화의 징조가 보이는 얼굴과 해맑은 웃음의 대조. 이런 걸 소년다움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의자가 되는 남자라고,하던가요.

8. 문재인 후보가 잘생겼다는 점에는 동의해요. 하지만 잘생긴 걸로 한다면 유인촌이 대통령이 되었어야 할거예요.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의사결정자 decision maker입니다. 

9. 정치세력에게 무엇을 바라느냐고 데레데레님이 물어보셨죠? 제 생각에 한국 사람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지 않아요. 한국 사람들은 더 많이 돈벌기를 바라고 더 많이 민주적이길 바라고 더 잘나가기를 바랍니다. 저녁은 달리면서 먹어도 내일 내가 더 잘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달게 참는 게 한국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잡 쉐어링같은 걸 한국에서 하면 사람들은 투 잡 쓰리 잡 포 잡을 뛸 거예요. 자기 자식들을 그렇게 경쟁에 뛰어들게 하려면 본인들도 전투적이어야 하죠. 그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서도 말입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가 한계에 부딪쳤는데, 어떤 다른 성장 대안이 없나, 이게 외려 더 급한 문제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