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1 05:00
하도들 욕을 해서 '아스달 연대기'를 봤습니다. 이 작품은 국제적 망신이 아닌지... 콩을 오크라고 하는 거 보니 자음-모음-자음을 거꾸로 붙여서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다고 하는 거군요. 여기서 나오는 '이그트' 족은 '왕좌의 게임' 에 나오는 캐릭터 '이그리트'에서 한 글자만 뺀 거 아닌가 싶고요. 사람과 인간의 혼혈, 경계선 상의 존재라서 대충 따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대칸 부대' 라는 건 몽골의 khan에서 따온 것 같고... '아라문 해슬라'는 태권 동자 아라치 마루치 할 때 쓰는 아라 (아름답다, 알) + 문 (moon, 달) + 해 (sun) + 슬라 이렇게 마구잡이로 섞은 것 같고... 이건 한글 고어나 순 우리말에 대한 이해도 없고 그렇다고 한자에 대한 이해도 없고...캐릭터 이름도 불성실하게 지었다 싶고요...
뇌안탈 인과의 협상이 깨지고 나서 전쟁을 해야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상의하는 장면을 보았지요. "그럼 데드라인 깨졌는데 어쩌란 말야! 클라이언트에게 가서 따져야지!"라고 말하는 짜증난 과장들 회의를 듣는 것 같더군요. 억양도 엉망진창. 발성도 엉망진창. 'The Good Place'의 크리스틴 벨의 또랑또랑한 발성을 좀 듣고, '왕좌의 게임' 아리아의 억양을 들어보라고 하고 싶더군요.
이걸 보고 나서 '플래시'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았는데, 생각해보니 '아스달 연대기'나 '플래시'나 그게 그거라고 볼 수도 있겠더군요. 도시 한 가운데에서 입자 가속기를 돌리는 거나, 푸른 피 보라색 피 나오는 거나 뭐 그렇게 다르지도 않을 지도 모르겠어요. 도시 한 가운데에서 폭발 사고가 났는데도 연방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나, 북미에서 홍적세에 살았던 검치호 머리뼈를 쓰고 나오는 것이나 뭐가 다르겠어요.
끔찍하긴 해도 HBO '체르노빌'이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는 가장 높지 싶어요. 다만 너무나 잔혹해서 마음을 수습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 드라마를 보면 다른 드라마나 영화의 갈등 같은 건 장난같이 여겨집니다. 영화 'Saw'? 그건 월남 전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구요. '왕좌의 게임' 막판에 드라카리스? 역시 '체르노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성일 작가가 '시시한 영화를 보는 것은 시시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라고 했다지요? '체르노빌' 보십시오. 시시한 드라마 볼 시간을 줄여줍니다.
https://youtu.be/s9APLXM9Ei8
2019.06.11 05:48
2019.06.11 06:03
어제 본 아스달에 대한 글입니다:
2019.06.11 08:22
2019.06.11 08:47
헉... 일관성 있어 좋군요.
2019.06.11 11:09
시청률이 궁금해요(아그달) 보니까 총체적 막장 드라마인거 같은데 원래 대중들은 막장일 수록 욕하면서 더 많이 보지 않나요?
‘체르노빌’ 보고 싶은데 제가 접근이 가능한 플랫폼들에는 없더군요;
2019.06.11 15:56
7-8%는 찍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게 애초에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었다고도 하고 그러면서 <은상전기>라는 중국 드라마 표절 부분이 많다고도 하고 한 번 쯤 보시고 중국에 팔릴 수 있을지 글 한 번 써주시죠
2019.06.11 19:40
제 시간은 소중합니다; 안그래도 볼려고 점 찍어놓고 못 보고 있는 콘텐츠들이 너무 많아요;; — 그런데 처음부터 중화권 시장을 겨냥해서 만든 컨텐츠치고 (국내에서) 성공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어요.
2019.06.11 16:22
넷플릭스에는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말머리를 넷플릭스/HBO로 고쳤습니다.
과연, 조직이 사실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가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상당히 공감하면서 볼만한 시리즈죠.
2019.06.11 15:58
체르노빌은....사고가 터졌을 때 기억도 나고-그때는 먼 나라 일이었만요- 그 후 태어난 기형아 사진보고 울었던 기억도 나고 여하튼 예고편만 봐도 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ㅠㅠ
2019.06.11 19:02
체르노빌 관련해서는 이 포스팅이 읽어볼 만 하죠. http://sonnet.egloos.com/4550214
2019.06.11 20:35
링크하신 본문도 좋았지만 2011년 당시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댓글 타래들도 흥미진진하군요.
일본은 설마 러시아와는 좀 다를거야 괜찮을거야라는 댓글을 쓴 사람의 지금 생각은 어떤지 좀 궁금해요.
핵발전 문제는 (정치경제적)체제와 무관하게 핵발전소를 둘러싼 카르텔의 강력한 나라이냐 아니냐에 따라 구분되어질 수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핵피아가 실재하는 한국의 핵발전소는 일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거 같아요.
2019.06.11 19:06
2019.06.11 20:01
체르노빌은 1화만 봤는데 중간에 윗대가리들 모여서 회의하는 씬부터 너무 빡쳐서 더 진도를 나가기 어렵네요.
2019.06.11 21:11
저는 recap부분만 모아서 보고 궁금해서 조금씩 잘라봤어요. 체르노빌의 불투명성과 후쿠시마의 불투명성을 생각해보면 이 미니시리즈는 결코 끝난 게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체르노빌은 IMDB 평점이 TV쇼중 1위라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https://www.imdb.com/chart/toptv/?ref_=nv_tvv_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