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트위터를 언팔하며

2011.12.28 00:45

파라파라 조회 수:7523

트윗 하고 나서 진중권씨를 팔로우했는데 이 양반 트윗을 많이 하시는지라 글을 많이 읽었지요,

맘에 드는 점도 안드는 점도 있었는데 

맘에 드는 점은 의외의 위트 같은 거였어요, 이건 진중권이 뻘소리를 할때 더 잘드러나는데, 

예를 들면 이전에 라면을 정치에 짐짓 비유하며

개그를 쳤던 트윗이 있죠, '국수주의' 드립은 절정이었습니다만.

또 이 양반의 한나라당 등 소위 '저쪽'을 놀려먹는 멘트들은 웃기면서도 날카롭기가 폐부를 찌르는 칼과 같죠

독설계의 마스터라고 봐도 부족함이 없겠죠.

가장 중요하고 마음에 드는 것은 이 사람은 항상 정론을 얘기한다는 거에요,

이렇게 말이 많고 언론에 노출되어 있는 논객은 한번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감정에 치우치기 마련인데 

그런걸 보지 못했어요. 그의 트윗에는 제 생각과 비슷한 점도 많았고, 제 생각을 보완하는 점도 있었죠.


마음에 안드는 점은...  지나치게 싸움을 많이 일으킨다는 거였어요. 

최근엔 특히 주로 '저쪽'이 아니라 '이쪽'과 더 많이 싸웠지요. 뭐 진중권에게는 이편도 저편도 없다지만.

일단 곽노현에 대한 사퇴논란이 있었죠, 진중권은 잘 알다시피 나꼼수 등이 주도한 사퇴불가론을 가열차게 깠지요.

저는 진중권의 의견에 동의하고 곽노현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진중권에게 실망한 점은 그가 

그것을 너무 지나치게 길게 끌고 자주 언급하면서 그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과 언쟁을 벌였지요. 

이 건에 대해서는 그가 한겨례에 기고하였던 곽노현에 대한 글처럼 간결하고도 확실히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글로서 그는 할일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최근의 정명훈 건인데, 정명훈을 옹호하면서 역시 많은 사람들과 싸웠죠, 여기에서 확실히 알게 된것인데

그가 싸움을 유발하는 이유는 그의 정의나 상식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좁은데에 기인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건에서도 역시 '정명훈 만한 지휘자에게 20억은 많은 돈도 아니고 그 정도 내지는 그 이상의 가치는 한다,

그의 정치성향이 어떻든 예술가는 예술을 하게 내버려두자' 는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저는 역시 '정명훈이

좋은 연주자라 하더라도 서울시 재정상 과한 돈이다' 라는 의견이나, '불투명한 공금의 사용처 등이 있다면 밝혀야 한다'

이런 의견도 상식적이고 동의할 만 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는 이건에서 자신과의 의견이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이 있으면

모두 공격했죠, 목수정을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면서까지 공격했고, 선대인은 여기에 대해 상식적인 얘기 정도 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그에 대해 진보의 수치다 절대로 잊지 않겠다, 등의 얘기까지 했죠.

 

 제가 그에 대해 진력이 난 건 정명훈 계약 후에도 계속 이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거에요, 재계약까지 한 마당에 

이미 다 끝난 얘기 아닌가요? 너무 소모적이고 뒤끝이 길어요.

 

 저의 상식의 기준이 40에서 60까지라는 범위 내에 있다면 그의 기준은 49에서 51까지 밖에 없는것 같아요, 

그래서 그의 의견은 저에게 언제나 맞아 보이지만, 그가 50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55나 45의 사람들과 싸우고 있는걸 

보자면 당황스러워요. 


 어쨌든 저의 결론은 그는 언제나 이른바 '진보진영'이나 '상식적인' 사람들과도 항상 싸울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거에요.

이런 트윗을 보고있자면 피곤해져서 저는 그를 언팔하기로 했습니다.

그의 재미있는 글을 보지 못하게 되는건 안타깝지만 그가 읽을 만한 글을 쓴다면 트윗 밖에서도 언제나 볼수 있겠죠 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90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23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677
125713 인스턴트 커피는 카누가 제일 낫군요 [6] daviddain 2024.03.12 489
125712 '정복자 칼' [2] 돌도끼 2024.03.12 172
125711 드라마 "눈물의 여왕" 이 시작되었군요...(박지은 작가) 왜냐하면 2024.03.12 443
125710 '정의의 외계인' [2] 돌도끼 2024.03.12 206
125709 [왓챠바낭] 하찮게 허허실실 은근 재밌는 소품 호러, '클렌징 아워'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3.12 293
125708 축구를 아니까 프랑스 사람 만나서 [3] daviddain 2024.03.11 187
125707 아카데미 역시 "오펜하이머"의 예상된 수상이군요 [1] 산호초2010 2024.03.11 345
125706 프레임드 #731 [2] Lunagazer 2024.03.11 55
125705 아이유 월드투어 콘서트 HER 후기 [4] 칼리토 2024.03.11 439
125704 방금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인종차별 논란 말이죠... [23] Sonny 2024.03.11 1572
125703 96th Academy Awards Winners [2] 조성용 2024.03.11 360
125702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83] DJUNA 2024.03.11 1453
125701 [왓챠바낭] 일부러 못 만든 척 하는 그냥 못 만든 영화, '토마토 공격대' 잡담입니다 [9] 로이배티 2024.03.11 362
125700 Honest Trailers | The Oscars 2024 (Best Picture Nominees) 조성용 2024.03.11 118
125699 [넷플릭스] 젠틀맨, 더 시리즈! [2] S.S.S. 2024.03.10 317
125698 케빈 코스트너 나오는(?) 영화 두편 [2] dora 2024.03.10 248
125697 [스크린 채널] 호텔 뭄바이 [3] underground 2024.03.10 141
125696 보고 싶은 영화 "바튼 아카데미" [3] 산호초2010 2024.03.10 302
125695 프레임드 #730 [4] Lunagazer 2024.03.10 72
125694 44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수상 결과 [3] 모르나가 2024.03.10 359
XE Login